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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딱 너 같은 딸' 우희진, '엄마'지만 '엄마' 이해 못하는 '내리사랑'과 '치사랑'의 아이러니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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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딱 너 같은 딸' 우희진, '엄마'지만 '엄마' 이해 못하는 '내리사랑'과 '치사랑'의 아이러니한 관계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5.11.02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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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사랑하기는 쉬워도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사랑하기는 좀처럼 어렵다는 뜻이다. ‘딱 너 같은 딸’의 김혜옥과 우희진 모녀가 부모와 자식 간의 깊이가 다른 사랑을 보여주며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2일 오후 4시25분에 재방송된 MBC 드라마 '딱 너 같은 딸' (가성진 극본, 오현종-박원국 연출) 115회에서는 마지성(우희진 분)이 감기에 걸린 백미나(고연아 분)에게 약을 먹이는 장면이 그려졌다.

▲ MBC 드라마 ‘딱 너 같은 딸’ 우희진, 고연아 [사진 = MBC 드라마 ‘딱 너 같은 딸’ 화면 캡처]

이날 방송에서는 우희진이 감기에 걸린 딸 고연아에게 억지로 약을 먹였다. 우희진은 “약 싫어. 안 먹을래”라고 말하는 고연아의 입을 붙잡고 억지로 약을 먹였고, 고연아는 그 약을 그대로 뱉어내며 엄마 우희진에게 꾸중을 들었다. 우희진의 꾸중에 고연아는 눈물을 흘렸고, 우희진은 “너 이렇게 말 안 들으면 할머니한테 안 데려갈 거야”라며 윽박질렀다.

이때 동생 마인성(이수경 분)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고, 우희진은 “엄마한테 안 와볼 거야?”라는 이수경의 물음에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전화를 끊자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울던 고연아는 우희진을 향해 “엄마, 미워!”라고 소리치며 우희진을 더욱 속상하게 만들었다.

앞서 우희진은 자신의 병을 숨기고 사라진 홍애자(김혜옥 분)에게 “딸들 죄인 만들어서 좋으세요?”라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 우희진은 당당했던 엄마의 모습이 사라진 것이 속상해 세 딸들 중 자신만 신장 이식 적합 판정 검사를 하지 않았고, 이수경과 마희성(정혜성 분)은 그런 우희진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우희진의 이런 마음은 모두 진심이 아니었다. 우희진이 어린 딸 고연아의 감기가 걱정되면서도 화를 낸 모습과 마찬가지로, 김혜옥에게 했던 독설들 또한 엄마를 향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나 역시 사랑은 내리사랑일까? ‘김혜옥의 내리사랑’ 우희진은 자신의 감정이 우선이었다. 우희진은 아픈 엄마보다는 자신의 자존심과 감정을 우선으로 두고 결과적으로는 김혜옥을 방치했다. 만약 우희진의 딸이 김혜옥과 같은 처지라고 생각한다면 우희진은 미운 마음은 뒤로 미룬 채 딸을 살리기 위해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는 ‘내리사랑’ 엄마가 됐을 것이다.

‘우희진의 엄마’ 김혜옥 역시 우희진을 통해 한없는 내리사랑을 보여줬다. 김혜옥은 차갑게 전화를 끊는 우희진에게도 서운한 표시 없이 딸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남편인 마정기(길용우 분)가 검사를 받지 않는 우희진을 탓할 때도 김혜옥은 딸을 감쌌다. 그렇게 딸과 엄마의 사랑의 깊이는 미묘하게 달랐다.

엄마를 향한 딸들의 사랑이 아무리 깊다고 할지언정 딸들은 엄마의 ‘내리사랑’을 따라올 수 없다. 딸들은 언젠가 모두 엄마가 됨에도 불구하고 같은 처지가 된 엄마의 사랑을 따라가지 못한다. 이 상황은 참 아이러니하지만 김혜옥의 딸이면서도 고연아의 엄마인 우희진이 김혜옥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도, 딸 고연아에게는 이런저런 힘든 일을 털어놓지 않는 것으로 '엄마의 사랑'을 설명할 수 있었다. 모녀간의 사랑으로 갈등을 빚은 김혜옥과 우희진의 관계에서 승자는 결국 ‘내리사랑’ 김혜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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