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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아니까' 재회커플, 안방극장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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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아니까' 재회커플, 안방극장 장악
  • 김나라 기자
  • 승인 2014.06.12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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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김나라 기자] 과거 드라마 속 커플들이 세월을 돌고 돌아 재회하고 있다.

톱스타 전지현은 2012년 화제를 모았던 영화 ‘도둑들’에서 신인배우 김수현(촬영은 2011년)과 감칠 맛 나는 로맨스 연기를 선보이더니 올해 2월에 끝난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2년 전의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는 듯 못 다한 사랑을 화면 가득 꽃피웠다.

현재 두 사람이 연기한 러브스토리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까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내로라하는 톱스타가 출연해서 두 편 모두 인기를 끌었을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드라마 속 인물들의 큰 흐름을 대변해 주고 있다. 바로 '재회커플'이라는 키워드다.

최근 들어 드라마 캐스팅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재회커플'이라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전지현과 김수현이 휩쓸고 간 자리를 대체라고 하려는 듯, 전작에서 인상 깊은 로맨스로 시청자의 호응을 이끌어낸 배우들이 상대 연기자와 함께 '한 번 더'를 외치고 있다.

▲ 요즘 '호텔킹'에서 미묘한 감정라인을 연출하고 있는 배우 이동욱(왼쪽)과 이다해는 2005년 '마이걸'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사진=이동욱 웨이보, SBS 홈페이지 캡처]

2005년 '마이걸'에서 재치 넘치는 커플을 연기한 이다해와 이동욱은 9년 만에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에서 만나 복잡미묘한 사랑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이들은 과거 한 차례 열애설에 휩싸인 바 있지만 이에 전혀 굴하지 않고 또 다시 한 작품에서 만났다. '호텔킹'의 갑작스러운 PD 교체에도 당황하지 않고 환상의 호흡으로 촬영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MBC는 주말드라마에 이어 평일 미니시리즈에서도 '재회커플' 카드를 내밀었다. 다음달 방송 예정인 MBC 새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는 주역 장혁과 장나라가 등장한다. 둘은 2002년에 최고시청률 42.6%를 기록할 만큼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의 주역이다.

12년 만에 장나라와 열연하는 장혁은 "장나라와 오랜만에 함께한 촬영인데도 낯설지 않다"라고 첫 촬영 소감을 전했다.

▲ 2007넌 '개와 늑대의 시간'에 함께 출연했던 이준기와 남상미는 9년만에 KBS2TV '조선총잡이'에서 다시 만나 2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사진=MBC 홈페이지 캡처, KBS 제공]

KBS는 2007년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준기와 남상미를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에 캐스팅해 MBC보다 한 발 앞서 오는 25일 편성했다.

감성액션 로맨스물 '조선 총잡이'는 조선의 마지막 칼잡이가 총잡이로 거듭나 민중의 영웅이 돼가는 과정을 그린다.

남상미는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준기와 다시 한 번 만나게 돼 기쁘다. 윤강과 수인의 애틋한 사랑이 시청자에게 진한 감동의 여운으로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 2003년 '천국의 계단'의 주역 권상우(왼쪽)와 최지우, 2007년 '캐세라세라' 속 정유미와 에릭 [사진=각각 SBS제공, MBC 홈페이지 캡처]

수목드라마뿐 아니라 월화드라마도 재회커플이 점령한다. SBS 월화드라마 '닥터이방인' 후속으로 다음달 방송되는 SBS 새 월화드라마 '유혹'(가제)에서는 2003년 한류드라마로 명성을 떨친 '천국의 계단'의 최지우와 권상우가 각각 일과 결혼한 워커홀릭 유세영, 휴머니스트 차석훈으로 변신한다.

'유혹'의 경쟁작인 KBS 2TV 새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에서는 에릭이 2007년 MBC 드라마 '케세라세라' 이후 7년여 만에 정유미와 호흡을 예고했다.

방송사들이 '재회커플'을 활용한 드라마를 잇따라 내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재회커플' 드라마의 러시 배경을 이렇게 분석했다. "대부분 드라마 관계자들은 전작의 성공 사례가 있기 때문에 해당 배우들을 섭외하는 것"이라며 "화제성이 높아 특별한 마케팅 전략 없이도 드라마 홍보 효과가 뛰어나다. 배우들 역시 한 차례 함께 연기한 경력이 있어서 방송 초반부터 상대배우와 안정적인 호흡을 이어가 시청자에게 익숙함을 무기로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평론가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작품성이 떨어지는 경우 대중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배우들의 인지도, 스타성에 의존한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시청자에게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야 하는데 배우로 승부를 보려고 하는 자세가 문제다. 이는 시청자에게 '우려먹기'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심어줄 수 있어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nara927@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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