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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투톱' 심석희-최민정, 함께라서 더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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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투톱' 심석희-최민정, 함께라서 더 강해졌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11.04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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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시즌 첫 월드컵 3관왕, 최민정 2관왕으로 바짝... 시너지 효과 만점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라이벌은 서로를 강하게 만든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순 있지만 금세 지친다. 반면 함께 가면 오랫동안 그리고 멀리 갈 수 있다.

한국 쇼트트랙의 쌍두마차 심석희(18·세화여고)와 최민정(17·서현고)이 그렇다. 새 시즌을 출발해서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최고를 다투며 투톱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 은, 동메달을 각각 하나씩 획득하며 ‘여제’로 거듭난 심석희와 그를 바짝 쫓는 최민정은 이번 시즌에도 세계를 호령할 것이 유력시된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지난 2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모리스 리차드 아레나에서 막을 내린 2015~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에서 각각 3관왕, 2관왕을 차지했다. 심석희는 1000m 2차, 1500m, 3000m 계주에서, 최민정은 1000m 1차,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심석희(왼쪽)와 최민정. 둘은 번갈아 정상을 차지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지난해 올림픽을 끝으로 박승희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꿈에 따라 심석희의 독주가 예상됐지만 최민정의 등장으로 ‘양강 체제’가 구축됐다. 최민정은 지난 3월 열린 러시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우승자로 우뚝 섰다. 감기 몸살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던 심석희를 대신해 자신의 첫 세계선수권에서 대들보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잠시 왕좌를 내줬던 심석희는 2015~2016 시즌 첫 대회를 통해 ‘여제’로 컴백했다. 1일 자신의 주종목인 1500m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데 이어 1000m 1차 레이스 열세를 딛고 2차 레이스에서 최민정을 2위로 밀어냈다. 간판스타답게 계주에서도 월등한 기량을 뽐내며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시너지 효과는 막대하다. 최민정은 정상에 오를 때마다 “석희 언니가 레이스를 편하게 풀 수 있도록 도와줬던 것이 컸다”며 “언니와 비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스스로를 낮춘다. 지난 2월 코카콜라 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은 뒤에는 “석희 언니를 믿고 의지할 수 있어서 훈련할 때 도움이 많이 된다. 늘 고맙게 생각한다”는 애정을 보였다.

심석희는 지난 3월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놓친 후 귀국 인터뷰를 통해 “모든 선수들은 세계선수권 우승에 대한 목표를 갖고 있다. (민정이와) 경쟁심은 당연한 것”이라며 “정말 잘해주고 있다. 좋은 성적을 내주고 있어서 보기 좋다”고 최민정을 한껏 치켜세웠다. 시니어 데뷔 시즌에서 자신을 제친 후배를 인정함과 동시에 본인도 지지 않겠다는 승부욕을 내비친 것이다.

쇼트트랙은 역대 올림픽에서 42개의 메달을 따내 유도(40개), 레슬링(35개), 양궁(34개)을 제치고 종목별 메달 순위 1위에 올라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남은 시간은 2년 3개월. 2018년이 돼도 둘은 20대 초반밖에 되지 않는다. 심석희와 최민정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쇼트트랙이 대표 효자 종목 타이틀을 잃을 일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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