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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성현 "'사노타' 발판 삼아 도약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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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성현 "'사노타' 발판 삼아 도약할래"
  • 김나라 기자
  • 승인 2014.06.12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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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1994년 영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로 배우에 입문한 백성현(25)은 어린 나이답지 않게 벌써 연기자 생활 20년차다. 화려한 필모그라피를 뽐내지만 아역배우로 시작한 탓에 대중에게 '아역'이라는 이미지가 고정돼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그는 '사노타' 제작발표회장에서 "아역 이미지를 탈피할 것"이라고 당당히 선언했다. 백성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마침내 배우로서 한 단계 더 발전했다. 백성현은 '사노타'를 발판 삼아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 '아역배우로 데뷔한지 20년' 백성현은 '사노타'를 통해 성인배우로서의 이미지를 다졌다.

[스포츠Q 글 김나라 기자·사진 최대성 기자]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백성현은 풍월을 읊다 못해 서당 훈장이 될 정도로 오랜 연기 경력을 자랑하지만 아직도 연기를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며 남다른 연기 욕심을 보인다.

'천상 배우' 백성현은 10일 오전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Q와 만나 그간의 활동 모습을 되짚어 봤다.

- 지난해 11월 첫 방송된 KBS 1TV 일일극 '사랑은 노래를 타고'(이하 '사노타')에서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뮤지컬 배우의 꿈을 포기하고 변호사를 선택한 박현우로 7개월 동안 열연했다. 시청률 26.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는데 촬영을 마친 소감이 어떠한가.

▲ 촬영할 때는 힘들었지만 막상 박현우랑 헤어지게 되니 연장 출연을 하고 싶을 정도로 아쉽다. 또 연기 면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8개월간 시청자에게 과분한 사랑, 관심을 받아서 무척 행복했고 일일드라마라는 긴 호흡의 작품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나를 믿어주신 감독님과 스태프, 출연진에게 감사하다.

▲ "'사노타' 출연은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첫 주연작이라 책임감과 부담감이 컸던 만큼 백성현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다.

- 연기 경력이 대단하지만 지상파 주연은 처음이다. '사노타'의 섭외 과정이 궁금하다.

▲ 지난해 SBS 예능프로그램 '월드 챌린지- 우리가 간다'의 촬영차 독일로 출국할 때쯤 '사노타'의 출연을 제안 받았다. 당시 캐스팅디렉터 분이 연출을 맡은 이덕건 감독님에게 나를 추천해주셨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한 번 만나보자고 해서 아무것도 모른 상태로 뵈었는데 '사노타'의 대본을 주시더니 독일에 가서 읽고 오라고 하셨다. 좋은 기회라 생각해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

- 아무래도 첫 주연작이고 '별난 여자 별난 남자' '미우나 고우나' '돌아온 뚝배기' '바람불어 좋은날' 등 다수의 일일극을 히트시킨 이 감독의 작품에 합류해 부담감이 컸을 것 같다. 또 다른 주연배우들이 극을 이끌어 가기에는 연기 경력이 많지 않고 그동안의 일일극 연기자와 비교해 연령대도 낮았다.

▲ 책임감과 부담을 많이 느꼈다. '사노타'가 기본적으로 시청률이 높게 나오는 방송 시간대라 나 때문에 시청률 수치가 눈에 띄게 낮아질까 봐 우려한 적이 있다. 촬영 초반에는 헤매기도 했지만 시청자의 댓글을 확인하면서 내가 고쳐야할 부분, 개선할 부분을 알아가면서 노력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아역배우 이미지에서 벗어나 성인배우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 "'사노타'가 막장? 어떻게 풀어 가느냐가 중요하죠." 백성현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 '사노타'는 사랑은 '막장'을 타고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이해할 수 없는 설정들이 몇 가지 있었다. 사랑하는 여자 들임(다솜)의 아버지 정남(이정길)이 현우의 생물학적 아버지, 하지만 들임이 정남(이정길)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사실 등 얽히고 설킨 출생의 비밀과 난임 판정을 받은 며느리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시어머니 등이 있었는데.

▲ 배우들도 시청자와 마찬가지로 드라마에서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도 '사노타' 중반부에 지지부진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마지막 결말까지는 재밌게 잘 풀어나간 것 같다. 요즘 드라마는 외계인, 연하남 등 판타지적인 요소를 빼놓을 수 없다. 막장을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에 달린 것 같다. 일일드라마 최초로 뮤지컬을 배경으로 변화를 시도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호응해 주셔서 감사하다.

▲ 백성현이 '사노타'에서 상대배우 걸그룹 씨스타의 다솜과 환상의 화모니를 선보였다. [사진=KBS 제공]

- '사노타' 40회에서 다솜과 환상의 하모니로 숨은 노래실력을 발산했다. 보컬 트레이닝까지 받는 열정을 보였는데 추후 실제 뮤지컬 무대에 오를 의사가 있는가.

▲ 드라마와 영화가 주 활동 분야가 되다 보니 무대에 설 기회가 별로 없었다. 학창시절 연극무대에 오른 경험도 있고 지난해 연극 '순이 삼촌'에 출연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이 하려 한다. 인기, 이익 등 이런 것들을 따지기 보다는 배우로서 오로지 연기를 위해 무대에 서고 싶다. 요즘 뮤지컬 시장이 굉장히 커져서 여유가 생긴다면 소규모 공연부터 출연하고 싶다."

- 20년 베테랑 연기자의 작품 선택 기준이 궁금하다.

▲ 나는 작품을 선택할 때 시청자, 관객의 입장으로 돌아가서 생각해 본다. 또 극에 어울리지 못하고 뜬금없이 존재하는 역할은 피한다. 단순하게 맡은 역의 행동들이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면 선택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번 일일드라마는 만족스러웠다. '사노타'는 인물들의 캐릭터가 드라마보다 강하지 않다.

예를 들어 박현우는 아버지와의 관계 속에서 긴 시간 함께 하며 날라리 변호사, 한 여자를 향한 순애보 등 점점 변해갔다. 우리 삶속에 존재하는 인물이라 자연스럽게 표현해야 겠다는 압박감에 처음 한 달 정도는 힘들었지만 어느 순간 풀어지면서 물 흘러가듯 박현우를 표현할 수 있었다.

▲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백성현은 항상 시청자와 관객의 입장에 서서 배역을 고르고 연기하려고 노력한다.

- 아역부터 현재까지 20년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연기를 하면서 지금처럼 행복했을 때도 있지만 힘든 일도 있었을 것 같다. 슬럼프 극복 방법은 무엇인가.

▲ 과거 마음이 조급하고 연기를 어떻게든 잘하려고 하다 보니 슬럼프에 빠져 '나는 왜 이렇게 연기를 못하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낙심했었다. 이럴 때 일수록 연기를 통해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이번 작품 역시 자칫 나태해질 수 있었던 스스로를 재정비하고 정진할 수 있는 기회이자 새로운 도전이 됐다.

- '사노타' 이후 업계 관계자들에게 러브콜을 많이 받고 있을 것 같다. 앞으로 활동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 지난주 금요일(6일)에 '사노타' 촬영을 마친 뒤 바로 다음날부터 청년들의 잔혹한 성장기를 담은 영화 '스피드' 촬영에 들어갔다. 올 가을 개봉될 예정이며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앞으로 '사노타'를 디딤돌 삼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그리고 내년 중순 말경으로 군 입대를 생각하고 있다.

▲ '다음은 스크린에서 봐요' 백성현은 '사노타'를 마치고 휴식을 취할 겨를도 없이 곧바로 영화 '스피드' 촬영에 들어갔다.

[취재후기] 백성현은 7개월이라는 대장정을 마치고 숨 쉴 틈 없이 곧바로 새 배역을 맡았지만 전혀 힘든 기색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눈빛에서 열정이 비춰질 정도로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사노타'의 인기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가 먼저 군 입대 얘기를 꺼냈다. '아직은 이른 것 같다'라고 말했더니 백성현은 "급하게 입대하는 건 싫어요. 제대하고 1년간 일반인으로 돌아갈 시간도 필요하잖아요"라며 웃었다.

nara927@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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