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07:50 (금)
류현진 '연승 급브레이크' 왜? 구속 저하로 체인지업 봉인
상태바
류현진 '연승 급브레이크' 왜? 구속 저하로 체인지업 봉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12 1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4개 가운데 9개 '사실상 봉인', 슬라이더·커브 등으로 타자 상대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류현진(27·LA 다저스)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벌어진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섰지만 6이닝동안 홈런 하나를 포함해 6개의 피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했고 팀이 0-5로 지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올시즌 원정 6경기에서 5승을 거두고 평균 자책점도 0.95밖에 되지 않았을 정도로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심지어 콜로라도 원정에서는 '투수들의 무덤'에서도 살아남았다. 4연승을 달리고 있었기에 5연승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6이닝 4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에 실패하면서 원정 7경기만에 첫 패배를 당했고 원정 평균 자책점도 1.64로 올랐다. 이와 함께 자신의 평균 자책점도 3.08에서 3.33으로 높아지면서 시즌 3패(7승)째를 기록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수는 104개. 주로 빠른 공과 슬라이더와 커브를 던졌지만 자신이 갖고 있는 '명품 체인지업'은 자취를 감췄다. 104개 가운데 9개였으니 스스로 '봉인'했다는 표현이 맞다.

류현진이 스스로 명품이라는 평가를 듣는 체인지업을 마다한 것은 빠른 공의 스피드가 생각만큼 나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빠른 공의 최고 시속은 93마일(151km) 정도였고 주로 90마일(146km), 91마일(147km)에서 형성됐다. 공의 속도가 시속 87마일(141km)까지 떨어진 때도 있었다.

이러다보니 체인지업의 속도가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다. 빠른 공과 체인지업의 속도가 크게 다르지 않다면 빠른 공 타이밍에 얻어맞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6회말 제이 브루스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도 체인지업을 공략당한 결과였다.

이에 비해 슬라이더와 커브의 움직임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5개의 삼진 가운데 4개는 빠른 공으로 엮어낸 것이지만 잭 코자트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을 때 공은 슬라이더였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포수 드류 부테라가 같은 구종의 브레이킹볼을 연속해서 던지는 색다른 공 배합을 요구했다는 점이다.

슬라이더를 2개 연속해서 던지게 한다거나 커브를 연속해서 던지게 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그리 나쁜 결과는 아니었다. 2회말 브루스의 사례처럼 슬라이더를 연속해서 던지다가 1루수와 2루수 사이를 지나가는 우전 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다음 타자 라이언 루드윅처럼 커브를 연속해서 던져 유격수 뜬 공으로 처리한 사례도 있었다.

4회말 잭 코자트를 상대했을 때는 1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슬라이더 2개를 연속해서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고 5회말 역시 슬라이더 2개를 연속해 던져 상대 타자를 현혹시킨 뒤 투심 패스트볼로 허를 찔러 삼진으로 잡은 경우도 있었다.

하나 아쉬운 것은 역시 주심의 일관성없는 스트라이크존이었다. 주심의 일관성없는 볼과 스트라이크 판정 때문에 3회말 실점이 발생한 것은 안타까운 대목이다.

3회말 코자트와 자니 쿠에토를 상대로 중견수 플라이와 1루수 앞 땅볼로 잡아낸 뒤 빌리 해밀턴을 상대로 커브 2개를 연속해 던져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풀카운트에서 던진 포심 패스트볼이 볼로 판정돼 볼넷 출루 허용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류현진의 이 공은 쿠에토가 던졌을 때는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던 것이었고 이 때문에 불만을 품은 맷 켐프가 덕아웃에서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하기까지 한 것이어서 더욱 안타까웠다. 이날 주심을 맡은 세스 벅미니스터가 메이저리그 첫 주심을 맡아 스트라이크존이 일관되지 못했던 것은 류현진에게 큰 불운이었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