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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프로스포츠 팬 확대, 동호인 시장을 적극 공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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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프로스포츠 팬 확대, 동호인 시장을 적극 공략하라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1.0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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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슈머리포트' 분석 (上) 보는 스포츠에서 하는 스포츠로…신규 팬층 확보, 마케팅 강화 절실

한국의 양대 스포츠를 꼽으라고 하면 역시 야구와 축구다. 야구와 축구는 1980년대부터 프로화가 이뤄지면서 경기력이 향상됐을 뿐 아니라 팬층도 급격하게 늘었다. 이와 함께 스포츠의 산업화가 이뤄지면서 시장이 확대, 재생산됨에 따라 프로스포츠산업 또한 성장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최근 프로스포츠의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팬층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직접 스포츠를 즐기는 팬들을 공략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은 최근 발간한 스포슈머리포트를 통해 야구와 축구 시장의 현황과 사회인리그 등을 분석했다. 스포슈머리포트의 분석내용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한국의 4대 프로스포츠를 들자면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를 들 수 있다. 그러나 관중 규모에서 볼 때 농구와 배구는 야구와 축구를 따라잡지 못한다.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2대 스포츠는 야구와 축구다.

하지만 최근 관중추이를 보면 야구와 축구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연도별 관중 통계에 따르면 야구와 축구는 2008년만 해도 각각 564만과 295만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675만과 186만명이었다. 야구의 경우 연평균 2.6% 증가했지만 축구는 6.4% 감소했다.

▲ 한국의 양대 스포츠는 역시 프로스포츠를 기반으로 하는 야구와 축구다. 그러나 프로야구는 관중수 증가가 강보합을 유지하는 반면 프로축구는 감소세를 걷고 있다. 야구와 축구 모두 스포츠산업시장에서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팬층을 확대해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사진=스포츠Q(큐) DB]

경기당 평균 관중수만 보더라도 2008년 야구는 1만900명, 축구는 1만1600명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는 야구가 1만1400명, 축구가 8100명으로 역전됐다. 야구는 연평균 0.7% 증가, 축구는 5.0% 감소세였다. 좌석점유율에 있어서도 지난해 야구는 58.1%, 축구는 25.8%에 그쳤다.

이에 대해 스포슈머리포트는 "야구가 연간 관중, 경기당 평균 관중, 좌석점유율에서 축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여줬지만 이는 경제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프로스포츠 시장의 특성상 야구가 축구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잠재 팬은 야구보다 축구가 훨씬 우위

일단 경기 노출면에서 월요일을 제외한 주 6일 경기를 하는 야구가 주 1, 2회만 진행하는 축구보다 훨씬 유리하다. 이 때문에 TV시청률에 있어서도 야구는 1% 전후가 나오지만 축구는 0.3% 전후에 그치고 있다. 광고 수익 역시 축구는 하프타임에만 광고가 가능하지만 야구는 공수 교대, 투수 교체 등 최소 20회 이상 광고가 가능해 방송사들이 야구 중계에 훨씬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잠재 팬에서는 야구보다 축구가 더 우위라고 볼 수 있다. 일단 국가대항전에서는 축구가 월드컵이라는 최고의 흥행카드를 가지고 있다. K리그의 인기는 떨어지더라도 4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월드컵만 되면 한순간에 뜨거워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반면 야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나 프리미어12 같은 대회가 있지만 대회 규모나 관심도에서는 월드컵을 따라오지 못한다.

또 직접 경기에 참여하는 것은 야구보다 축구가 더 재미있고 경기를 관람하는 것은 축구보다 야구가 더 재미있다는 견해가 우세하다는 것이 스포슈머리포트의 분석이다. 야구는 관람 위주의 여성층을 공략하기가 유리하고 축구는 실제 운동장에서 경기를 즐기는 폭넓은 '실축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직접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구와 축구를 생활체육으로 즐기는 숫자도 축구가 훨씬 많다. 국민생활체육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생활체육동호인클럽 등록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사회인 야구는 팀 4787개, 선수 15만3142명인 반면 축구는 팀 1만2199개, 선수 58만8231명이다. 또 등록하지 않고 비공식적으로 활동하는 팀이나 동호인을 포함하면 2배 이상의 규모가 된다.

스포슈머리포트는 "야구는 팬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 전개와 함께 경기수 증가 등으로 부흥기를 맞고 있는 반면 축구는 관중 감소 추세로 새로운 변화가 요구된다. 그러나 축구도 월드컵과 해외 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 조기축구회 등으로 다져진 폭넓은 수요층을 기반으로 언제든지 관중이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스포슈머리포트는 "프로스포츠는 고정 팬에 의존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마케팅 강화 등으로 여성, 실버, 청소년층 등 신규 팬층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프로경기단체의 마케팅 능력 강화, 프로경기의 질적 향상, 기반시설 확충 등 적극적인 전략 수립 지원을 통한 시장 확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동호회 활동 주 1~2회, 구력도 3년 내외가 대부분

그렇다면 사회인 야구와 축구를 하는 동호인들의 성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스포슈머리포트의 분석 조사에 따르면 동호회 경력은 야구는 평균 3년, 축구는 4년 6개월이었다. 야구의 경우 1년 이상~2년 미만의 비율이 33.2%로 2년 이상~4년 미만(29.1%)보다 많았지만 축구는 2년 이상~4년 미만(25.2%)이 1년 이상~2년 미만(23.1%)보다 많았다.

특히 10년 이상을 했다는 비율도 축구(14.3%)가 야구(3.7%)보다 훨씬 높았다. 이를 봤을 때 사회인 축구가 야구보다 꾸준히 활동하는 인구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야구와 축구의 연도별 관중수와 평균 관중수, 동호회 클럽 및 회원수, 좌석점유율.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슈머리포트 캡처]

야구와 축구를 즐기는 목적이나 선택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은 야구와 축구 모두 비슷했다. 주간 운동 횟수도 큰 차이가 없었다. 주로 고려하는 요인에서 야구는 동호회 운동 요일 및 시간(37.9%), 자택과 거리(23.2%), 구장 시설(12.1%)이라는 응답이 나왔고 축구도 동호회 운동 요일 및 시간(40.5%), 자택과 거리(26.8%), 구장 시설(10.0%)의 순이었다.

가입 목적에서도 야구는 지인과 친목 도모(45.9%), 단순 취미 활동(32.8%), 개인 건강(12.3%)의 순서대로 답이 나왔고 축구 역시 지인과 친목 도모(46.2%), 단순 취미 활동(25.6%), 개인 건강(20.3%)이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 나왔다. 운동을 즐기는 목적도 야구나 축구 모두 비슷했다.

일주일에 운동하는 횟수도 야구(1.6회)와 축구(1.7회) 모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야구는 주 1회 이하와 2~3회가 98.3%(주 1회 이하 63.1%, 2~3회 35.2%)나 된 반면 축구는 거의 매일 즐긴다는 6~7회가 1.6%나 됐다. 야구는 6~7회를 즐긴다는 응답자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사회인 야구와 축구의 성향은 확실하게 구분된다. 야구는 리그 중심으로 구성돼 이동거리가 많은 편이지만 축구는 거주지역 중심으로 뭉치기 때문에 이동거리가 적은 편이다.

또 야구는 연말에 집중 모집하고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가입이 이뤄지는 반면에 축구는 연중 모집이 이뤄지고 온라인 커뮤니티 외에도 학교 및 운동장 플래카드를 통한 공고도 병행되고 있다.

이는 축구가 공과 공터만 있으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야구는 규격화된 구장과 각종 장비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 적지 않은 금액이 필요하지만 축구는 이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또 축구는 군복무 후 조기축구회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야구보다 팬층 확보에서 유리한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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