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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부터 자책골, 그 불명예의 역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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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부터 자책골, 그 불명예의 역사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13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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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골 가룬데 37골…브라질, 27번째 자책골 기록 팀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스포츠에서 승리는 달콤하지만 실수는 씁쓸하다. 그리고 그 실수로 인해 경기를 진다면 너무나 쓰다. 그렇기에 축구에서 자책골은 씁쓸하다. 그리고 자책골은 대부분 패배와 직결되기 떄문에 너무나 쓰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여태껏 나온 골은 남아공 월드컵까지 2208골이었다. 브라질 월드컵 개막전에서 4골(브라질 3-1 크로아티아)이 나왔으니 2212골이 됐다. 이 가운데 37골이 자책골이다. 브라질의 마르셀루가 대회 개막 첫 골을 자책골로 기록했다.

역대 월드컵에서 자책골이 나오지 않은 대회는 모두 네차례(1934, 1958, 1962, 1990년)뿐이었다. 특히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6개 대회 연속 자책골이 나왔다. 현대 축구의 속도가 빨라지고 공격적인 성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자책골이 그만큼 불가항력적이라는 뜻도 된다.

또 브라질이 역대 월드컵에서 유일하게 20개 대회에 개근하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자책골을 기록함으로써 자책골을 기록한 팀은 27개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7개 팀이 2골 이상 자책골을 내줬다. 역대 월드컵 첫 자책골 기록을 가지고 있는 멕시코와 불가리아, 스페인이 3골을 내줬고 구 유고연방과 네덜란드, 포르투갈을 비롯해 한국은 자책골 2골을 내줬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전에서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이 자책골을 내줬고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박주영이 아르헨티나전에서 자책골을 넣었다.

◆ 자책골로 리드 뺏기고도 역전승 네차례

브라질은 13일(한국시간)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안스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FIFA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자책골로 리드를 뺏기고도 이를 3-1로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 저력에는 '신성' 네이마르와 오스카가 있었다.

사실 자책골로 리드를 뺏기게 되면 이를 뒤집기란 쉽지 않다. 각 대륙을 대표하는 강호들이 모두 나오는 월드컵에서 자책골로 리드를 뺏길 경우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때문에 경기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실제 사례를 보더라도 자책골로 리드를 뺏기고도 역전승을 이뤄낸 것은 흔하지 않다.

자책골로 리드를 뺏기거나 주도권을 계속 내준 상황에서 역전승을 이뤄낸 것은 이번까지 겨우 네차례다.

193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스위스가 자책골로 0-2로 뒤지고도 4-2로 역전승한 것이 그 첫번째 사례다. 이후 네덜란드가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이탈리아에 전반 18분 에르니 브란츠의 자책골로 선제 실점하고도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어 스페인은 2002년 한일 월드컵 파라과이전에서 카를스 푸욜이 전반 10분 자책골로 선제 실점하고도 3-1로 뒤집었다.

◆ 자책골이 불러온 비극

자책골이 비극을 불러온 사례도 있다. 바로 '에스코바르의 비극'이다.

콜롬비아는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펠레로부터 우승 후보로 꼽혔다. '펠레의 저주'가 있긴 했지만 실제로 콜롬비아는 남미에서 강한 전력을 갖고 있는 팀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콜롬비아는 A조 첫 경기에서 루마니아에 1-3으로 지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이어진 미국과 2차전에서 콜롬비아는 전반 35분 자책골을 내줬고 그 주인공이 바로 수비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였다.

미국전에서도 1-2로 져 사실상 탈락이 확정된 콜롬비아는 스위스전에서 2-0으로 이겨 자존심을 회복했지만 전체 4개팀 가운데 최하위로 16강에 탈락했다.

이후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에서 현지 범죄조직으로부터 피살됐고 이는 축구계는 물론 전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 마르셀루, 첫 개막전 자책골

마르셀루가 기록한 자책골은 역대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나온 개막전 자책골이었다. 게다가 대회 첫 골이 자책골로 연결되는 순간이었으며 이번 대회부터 채택된 골라인 판정 기술이 먼저 판정한 골이 자책골로 기록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역대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또는 1라운드에서 자책골이 나온 것은 모두 30차례다. 그러나 토너먼트나 2라운드 이상에서 나온 자책골도 7차례에 이른다.

결승전 자책골 사례는 없지만 4강 또는 3~4위전에서 자책골이 나온 적은 있었다.

193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4강전에서 스웨덴이 헝가리를 상대로 자책골을 기록했다. 또 3~4위전에서는 우루과이와 오스트리아의 1954년 스위스 월드컵과 포르투갈과 독일의 2006년 독일 월드컵 등 두차례 기록됐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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