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IBK기업은행 2015 WK리그 챔피언결정전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최후에 웃은 팀은 인천 현대제철이 됐다. 현대제철은 2013년부터 통합 3연패를 달성했다.
현대제철은 9일 인천남동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린 이천 대교와 W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연장 전후반 120분 동안 1-1로 비긴 뒤 들어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기며 3년 연속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 2013년 정규리그 1위와 함께 챔피언결정전에서 서울시청을 제치고 첫 통합우승을 이뤘던 현대제철은 지난해 대교를 꺾고 통합 2연패를 달성한데 이어 3년 연속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1차전에서 득점없이 비기면서 챔피언의 향방이 가려지는 2차전은 혈투였고 육탄전이었다. 선수들은 거침없는 태클과 몸싸움을 벌이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전후반 90분 동안 단 한 골도 나오지 않았지만 경기는 손에 땀을 쥘 정도로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양팀의 파상공세에 더욱 빛난 것은 현대제철과 대교의 골키퍼 김정미와 전민경이었다. 양팀의 공격진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슛을 모두 선방하며 골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180분 동안 어느 팀도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연장전에서는 대교가 먼저 웃었다. 전반 7분 김아름이 하프라인에서 한번에 넘겨주는 패스가 그대로 현대제철 수비 2명 사이로 빠져들어가는 김상은에게 전달됐다. 김상은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두 차례 바운드된 공을 그대로 오른발 슛으로 연결됐고 그대로 현대제철의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해 현대제철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밀려 통산 네 번째 챔피언 등극을 놓쳤던 대교로서는 설욕과 챔피언 등극까지 단 20여분을 남겼다. 대교는 선제골을 넣은 후에도 공격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며 현대제철을 더욱 다급하게 만들었다.
현대제철은 연장 후반 들어 비야를 앞세워 모든 힘을 짜냈지만 좀처럼 골은 들어가지 않았다. 연장 후반 13분 비야의 왼쪽 크로스에 이은 신지혜의 슛도 골문을 외면, 이대로 무너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얄궂었다. 대교 선수들이 일찌감치 챔피언 등극의 기쁨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던 연장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대교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던 김아름의 파울로 이세은이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그리고 비야의 발을 떠난 공은 그대로 대교의 골문을 가르며 챔피언 등극 여부는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승부차기에서 대교의 두 번째 키커 쁘레치냐의 오른발 킥이 왼쪽 골대를 강타하면서 고개를 떨궜지만 현대제철도 네 번째 키커 김나래의 오른발 킥이 오른쪽으로 벗어나면서 3-3 동점이 됐다. 결국 승패의 향방은 마지막 키커에게 넘어갔다.
그런데 마지막 키커는 양팀의 골키퍼 전민경과 김정미였다. 두 골키퍼는 동갑 친구로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 함께 출전한 여자축구대표팀의 수문장이었다. 그리고 두 골키퍼의 희비도 엇갈렸다. 전민경의 오른발 킥은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그리고 승부차기 실축에 부담을 잔뜩 안은 전민경을 상대로 현대제철 골키퍼 김정미가 오른발 킥으로 골문을 갈랐다. 두 골키퍼 희비만큼이나 두 팀의 눈물도 환희와 아쉬움으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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