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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부산 7인제 럭비, 그 거친 호흡과 역동성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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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부산 7인제 럭비, 그 거친 호흡과 역동성에 빠지다
  • 강진화 객원기자
  • 승인 2014.06.1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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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Q 강진화 객원기자] 한국전력이 7인제 럭비팀의 국내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한국전력은 지난 14일 부산 구덕구장에서 열린 '2014 다이내믹 부산 전국 7인제 럭비 선수권 대회' 대학일반부 컵(CUP) 결승에서 연세대를 52-7로 물리치고 영광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국전력 선수들이 컵(CUP) 토너먼트 결승에서 연세대를 꺾고 정상에 오른 뒤 우승컵을 받아들고 기뻐하고 있다.

앞서 벌어진 대학일반부 컵 준결승전에서는, 한국전력이 상무를 17-7로 제치고 결승에 올랐으며, 연세대는 포스코건설과 19-19 동점으로 맞서며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선취득점(3점)을 올려 결승행에 성공했다.

 또 준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한 2개팀이 맞붙은 대학일반부 플레이트(PLATE) 결승에서는 삼성중공업이 경희대를 19-7로 따돌리는 기쁨을 안았으며, 6강 이외팀들이 승자를 겨루는 대학일반부 보울(BOWL) 결승에서는 단국대가 세한대를 38-7로 꺾었다.

 고등부 최강자를 가리는 컵(CUP) 결승에서는 백신고가 천안오성고를 19-7로 누르고 우승의 환희를 맛봤다.

대한럭비협회가 주최하고 부산시 럭비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는 고등부 11개팀, 대학일반부 9개팀이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고등부와 대학·일반부 모두 각 3개조로 나눠 13일 조별 예선을 치렀으며, 14일에는 예선 성적에 따라 상위 6개팀이 ‘컵, 플레이트 결승 토너먼트’에서 격돌하고, 나머지팀이 ‘보울 결승 토너먼트’에서 승자를 가렸다.

 '2014 다이내믹 부산 전국 7인제 럭비 선수권 대회'에는 고등부 11개팀, 대학일반부 9개팀이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럭비는 우리나라에서는 비인기 종목이지만 영국을 비롯한 영연방 국가에서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IRB(국제럭비위원회) 월드컵은 FIFA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힐 정도다.

럭비의 경기방식은 IRB 월드컵 경기방식인 15인제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7인제로 나뉜다. 우리나라 7인제 대표팀은 열악하 환경과 엷은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만큼 선전하고 있다.

 럭비인들에게 이번 부산 대회는 남다른 의미를 지녔다. ‘2017년 IRB 월드 세븐 시리즈’의 부산 유치와 ‘2019년 IRB 월드컵’의 부산과 일본 분산 개최를 위한 사전 홍보성 대회의 성격도 띠었기 때문이다.

'럭비공은 어디로 튈지 모르지만 기회는 반드시 오기 마련이다.' 대회 이틀간 거친 숨소리와 함성이 펼쳐졌던 부산 럭비 7인제 대회의 ‘다이내믹한’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럭비 관련 명언들과 역동적인 플레이를 오버랩시키면 감상하는 매력이 더 커질 듯하다.

 

질주본능...누가 이들의 앞길을 가로막을 쏘냐?

밀고 잡고 막고 제치고 뛰고 차고 패스하고 찍고... 럭비는 엄청난 체력과 투지, 인내심을 요한다. 스피드와 지략도 겸비해야 한다. 한마디로 종합 스포츠다.

'멈추는 자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승자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 '승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승리하기 위해 태어났다. 승리할 계획을 하고 승리할 준비를 하고 승리할 기대를 하라.' '한 사람(one man)은 팀에 주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은 한 팀을 만들 수 없다.' '기꺼이 그룹을 위해 희생한다면 팀은 언제나 위대한 개인의 가치를 인정할 것이다.'

럭비계에서 회자되는 명언들이다.

'럭비의 야생마' 13일 벌어진 대학일반부 조별 예선 경기에서 포스코건설 박지환 선수가 부산대 수비진을 따돌리며 맹렬한 기세로 질주하고 있다.

 

'눈 감고도 피하지~' 13일 벌어진 대학일반부 조별예선 연세대와 세한대의 경기에서 연세대 이종민 선수가 상대의 태클을 뿌리치고 트라이를 성공시키고 있다.

 

'필사적인 질주' 14일 열린 대학일반부 PLATE 결승에서 경희대 이석균 선수가 삼성중공업의 수비를 뿌리치고 트라이를 성공시키고 있다.

 

'혼신의 힘을 다해' 14일 벌어진 고등부 CUP 결승에서 백신고 황경환 선수가 상대의 태클을 온힘을 다해 뿌리치고 있다.

 

‘럭비는 묘한 모양의 볼(odd shaped ball)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플레이된다.’

누군가는 럭비에서 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좋은 볼(good ball)'과 '나쁜 볼(bad ball)'에 관한 얘기가 많다. 내 견해로는, 좋은 볼은 당신이 소유했을 때이고, 나쁜 볼은 상대가 소유했을 때이다’라고.

럭비의 승자는 어느 팀이 볼을 빼앗기지 않고 '인 골(in goal)'에 도달해 상대보다 많이 터치하느냐로 결정된다.

'질풍가도' 포스코건설 문상용 선수가 14일 벌어진 대학일반부 CUP토너먼트 준결승전에서 연세대 수비의 태클을 뿌리치고 트라이를 위해 인골로 향하고 있다.

 

'넌 포위 됐어' 13일 벌어진 대학일반부 조별 예선에서 한국전력 김광민 선수에게 단국대 선수들이 태클을 걸고 있다.

 

'고공 캐치의 정석' 13일 벌어진 대학일반부 조별예선 상무와의 경기에서 포스코건설 선수가 공중으로 솟아올라 동료의 패스를 받고 있다.

 

'럭비는 접촉(contact) 스포츠가 아니라 충돌(collision) 스포츠다'

'태클'은 럭비의 상징적인 언어다. 럭비 선수들은 몸을 패드로 보호하지도 않고 헬멧도 없이 오직 '용기'와 '투지'로 상대와 정면 충돌한다. 거칠게만 보이는 태클에도 예의는 살아 숨쉰다.

윈스턴 처칠은 ‘럭비는 신사(gentlemen)가 플레이하는 악당 게임(hooligans game)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제대로 들어 갔어' 13일 대학일반부 조별예선 경기에서 포스코건설 정용우 선수가 상무 강진구 선수에게 태클을 걸고 있다.

 

'가볍게 뿌리치고' 13일 벌어진 대학일반부 조별 예선 경기에서 포스코건설 안승혁 선수가 상대의 태클을 뿌리치고 트라이를 성공시킨다.

 

'트라이를 찍어 주지' 13일 벌어진 대학일반부 조별예선 부산대와의 경기에서 포스코건설 박은석 선수 가 트라이를 성공시키고 있다.

 

'이래도 안 넘어가!' 13일 벌어진 대학일반부 조별예선 경기에서 상무 신기철 선수가 포스코건설 김원용 선수를 쓰러트리고 있다.

 

'럭비에 승리자(winner)는 없다. 오로지 생존자(survivor)만 있을 뿐이다'

럭비는 '인 골'에 도달할 때까지 상대에게 체포당하지 말아야 한다. 어떠한 곳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당신의 길을 막을지 모른다. 고통은 당신의 친구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그 고통은 당신에게 보답할 것이다. 당신은 여전히 살아 있다.

실패하더라도 그건 성공의 어머니가 될 것이다. 공간으로 달리고 얼굴들을 피해야 한다.

'이종 격투기?' 14일 대학일반부 CUP 결승에서 한국전력 김정민 선수가 연세대 이종민 선수를 수비하는 과정에서 흡사 격투기 장면이 연출됐다.

 

'엎드려 쏴' 14일 벌어진 대학일반부 CUP 결승에서 한국전력 김광민 선수가 상대의 태클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트라이를 성공시키고 있다.

 

'트라이 아웃(TRY OUT)' 14일 벌어진 고등부 CUP 결승에서 천안오성고 서종학 선수가 볼을 밖으로 차서 상대방의 트라이를 저지하고 있다.

 

'웬 백허그?' 14일 대학일반부 CUP 결승에서 한국전력 김남욱 선수가 첫 트라이를 위해 인골에 들어서고 있다.

 

'탱크처럼 트라이 성공' 13일 벌어진 대학일반부 조별예선 부산대 경기에서 포스코건설 소병관 선수가 트라이 성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럭비는 '지략'과 '전술'의 스포츠다

포워드는 상대와 어깨를 맞대고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최전방을 형성하고 백스는 후방을 지키며 날쌘 몸놀림으로 공격을 이끈다. 스크럼 하프는 재치있게 공을 토스하고 스탠드 오프는 공격의 시작을 알린다.  윙은 번개같은 발과 재치로 상대의 태클을 피해 공격을 마무리 짓는다.

'럭(Ruck)하든지 죽든지(Die)!' 공격을 이끌고 볼을 빼앗기 위해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돌진하고 넘어진다. 한발짝이라도 더 전진하기 위해 '몰(Maul)'을 형성한다. 터치라인으로 벗어난 볼을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섬세한 '라인 아웃(Line Out)' 전략도 필요하다.

'어딜가는 거야' 13일 벌어진 대학일반부 조별예선에서 스크럼 직후 포스코건설과 부산대 스크럼 하프백이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팀워크는 승리의 원천' 13일 벌어진 대학일반부 조별예선 경기에서 포스코건설과 상무가 밀고 막는 몰(Maul)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라인 아웃 시범' 13일 벌어진 고등부 조별예선 충북고와 대구상원고 경기에서 충북고가 라인아웃에 성공하고 있다.

 

트라이, 럭비의 쾌감은 용기있는 자만이 맛볼 수 있다

럭비는 '전쟁(War)'과 같다고 한다. 시작하기는 쉽지만 멈추기는 어렵고 잊기는 더더욱 불가능하기 때문이란다.

럭비 명언에는 '내게 가장 짧은 말은 '나(I)', 가장 달콤한 말은 '사랑(Love)', 유일한 말은 '럭비(Rugby)'라는 말도 있다. '인 골'에 터치하는 순간, 팬들은 '관중(spectator)'이 아니라 '증인(witness)이 된다.

'트라이로 가볍게 시작' 13일 벌어진 대학일반부 조별예선 세한대와의 경기에서 연세대학교 문정호 선수가 경기 첫 트라이를 성공시켰다

 

'트라이 1인치 직전' 13일 대학일반부 조별예선 세한대와의 경기에서 연세대 문정호 선수가 트라이를 성공시키고 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트라이' 14일 대학일반부 CUP 결승에서 한국전력 김근현 선수가 인골에서 기도하듯 세 번째 트라이를 성공시키고 있다.

 

'미끄럼 타듯 쭉~' 14일 대학일반부 CUP 결승에서 한국전력 김남욱 선수가 팀의 네 번째이자 자신의 두 번째 트라이를 성공시키고 있다.

 

'럭비는 단순히 하나의 스포츠가 아니다. 그건 하나의 삶의 방식(a way of life)이다'

럭비공은 달걀모양의 타원형이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래서 트라이에 이르는 길에는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행이 필요하다. 그래서 승리라는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더큰 기쁨이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오늘 우리가 얻은 유일한 트로피는, 피치 위에 남긴 피와 땀이다. 그런데 그건 충분했다' 럭비를 향한 열정을 고스란히 표현한 명언이 아닐까.

'우리가 우승한 거야' 한국전력 선수들이 14일 벌어진 대학일반부 CUP 결승에서 연세대를 꺾고 승리가 확정되자 포옹 자세로 기쁨을 누리고 있다.

 

'우승이닷!' 백신고 선수들이 14일 벌어진 천안오성고와의 경기에서 우승이 결정되자 동료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 럭비는 그동안 왜 올림픽 종목에서 빠졌나? 

IRB 월드컵에는 90개국이 넘는 팀이 예선에 참가할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 스포츠다. 하지만 럭비는 1924년 파리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되었다. 왜 일까?

우리가 보통 말하는 럭비는 15인제다. 15인제 경기시간은 전후반 40분씩이다. 워낙 체력 소비가 많고 터프한 운동이라 한 경기를 뛰고 나면 회복하는 시간도 길 수밖에 없다. 그동안 럭비가 올림픽 정식종목 명단에서 빠졌던 주된 이유다. 짧은 올림픽 기간동안 경기일정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7인제 럭비는 올림픽에서 볼 수 있게 됐다.

7인제 럭비는 한 팀이 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후반은 7분씩. 체력소비를 감안하더라도 올림픽 기간 중에 경기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2009년 10월 9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21차 IOC 총회에서, 2016년 올림픽부터 7인제 럭비를 정식종목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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