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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다(多) 3소(少)'로 읽는 브라질 월드컵의 공격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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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다(多) 3소(少)'로 읽는 브라질 월드컵의 공격축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16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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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경기 가운데 5경기 역전승…22개팀 가운데 세팀만 무득점, 무승부도 없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은 사상 유래없는 공격축구로 팬들의 마음을 더욱 흥분시키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16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에스타디오 두 마라카낭에서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F조 1차전에서 리오넬 메시의 결승골로 2-1로 이긴 가운데 이번 대회 치러진 11경기 가운데 단 한차례도 무승부가 나오지 않았음은 물론 두 팀 모두 골을 기록하지 못한 경기도 나오지 않았다.

실제로 11경기에서 나온 득점은 모두 37골로 경기당 평균 3.36골에 이른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경기당 평균 3골이 넘는다는 것은 그만큼 골이 많이 터져나오는 흥미진진한 경기가 이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16일까지 치러진 경기를 통해 이번 브라질 월드컵의 특징은 3다(多)와 3소(少)로 정리해볼 수 있다. 유난히 골이 많이 터져나오면서 생긴 특이한 현상들이다.

◆ 3多 - 역전승·추가시간 골·자책골

이번 브라질 월드컵은 유난히 역전승이 많다. 11경기 가운데 벌써 5경기나 된다.

개막전부터 역전승이었다. 브라질은 크로아티아를 맞아 전반 11분 마르셀루의 자책골로 끌려갔지만 네이마르의 전반 29분 동점골과 후반 26분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네덜란드의 기록적인 스페인전 대승 역시 역전승이었다. 페널티킥으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로빈 판페르시와 아리언 로번이 두 골씩 넣으면서 5-1 대승을 이뤄냈다.

일본을 꺾은 코트디부아르, 우루과이를 넘어선 코스타리카, 에콰도르를 꺾은 스위스까지 모두 역전으로 승점 3을 챙겼다.

추가시간에 나온 골도 벌써 4골이나 나왔다. 11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 추가시간에 골이 나왔으니 이 역시 적지 않은 숫자다.

대부분은 이기고 있는 팀에서 쐐기를 박는 골이었다. 브라질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2-1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에 오스카가 골을 넣었고 칠레 역시 호주전에서 2-1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성공시켰다. 콜롬비아도 그리스전에서 2-0으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에 쐐기골을 넣었다.

스위스는 에콰도르전에서 귀중한 결승골을 후반 추가시간에 터뜨렸다.

조별리그에서 종종 골득실, 다득점으로 순위가 가려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추가시간에 골을 넣는 것은 그만큼 16강 토너먼트로 진출하는데 큰 힘이 된다. 반면 추가시간 실점은 자칫 16강 탈락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만큼 경기 막판까지 수비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책골이 많은 것도 이번 대회의 특징이다. 4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만 하더라도 자책골이 2골밖에 되지 않았다. 역대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자책골이 나온 것도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6골이었다.

그런데 아직 조별리그 1차전 일정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는데도 이번 대회에서는 벌써 3골이 나왔다. 아직 조별리그만 해도 37경기만 남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프랑스 대회 때의 기록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마르셀루가 개막전에서 자책골을 기록하면서 월드컵 역사상 대회 첫 골이 자책골이 되는 진기록을 낳았다.

특히 16일 경기에서는 무려 2골이나 자책골이 나왔다. 온두라스의 노엘 바야다레스가 프랑스전에서 카림 벤제마의 슛 당시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해 자책골을 만들어줬고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역시 리오넬 메시의 세트 플레이 때 자책골로 선제 실점했다.

보통 자책골은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나온다. 하지만 반발력이 뛰어나 공격수에게 유리한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의 특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공격수가 정확하게 때리는 슛 못지 않게 상대 수비수의 발에 엉겁결에 맞는 것 역시 위협적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 3少 - 무승부·무득점 팀·페널티킥 실축

이번 대회는 유난히 무승부가 나오지 않고 있다. 모두 11경기가 치러졌지만 무승부는 단 한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모두 승점 3을 챙겨가거나 패했다.

첫 대회인 1930년 월드컵에서 단 한 경기도 무승부가 나오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11경기 동안 단 한차례도 무승부가 나오지 않은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때때로 약체가 강팀을 잡는 이변이 연출될 정도로 세계 축구의 전력차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무승부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각 팀들이 승점 3을 따내기 위해 얼마나 고심하고 있는지,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지를 보여준다.

16일 벌어졌던 에콰도르와 스위스의 경기가 승점 3을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지를 잘 대변해줬다. 1-1로 끝날 것 같았던 경기가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넣은 스위스의 승리로 끝난 것 역시 경기 막판까지 접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스위스가 결승골을 넣은 마지막 역습 상황도 에콰도르의 공격 실패를 틈타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했기에 나온 것이었다.

공격축구가 득세하다보니 무득점 팀도 드물다. 조별리그 한 경기씩을 치른 22개팀 가운데 한 골도 넣지 못한 팀은 고작 세 팀 뿐이다. 카메룬과 그리스, 온두라스가 그들이다. 이들 세 팀을 제외하면 최소 한 골씩은 넣었다.

아직까지 페널티킥 실축이나 선방이 없었던 것도 눈에 띈다. 네이마르가 크로아이타와 개막전에서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사비 알론소, 에딘손 카바니, 카림 벤제마 등이 모두 페널티킥을 모두 성공시켰다.

정확도와 반발력을 크게 높인 브라주카의 특성으로 힘을 이전보다 조금 덜 줄여도 정확하게, 그리고 강하게 공이 날아가기 때문이다. 네이마르가 찬 페널티킥도 크로아티아 골키퍼의 손을 맞았지만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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