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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도라희' 박보영, 정당화 될 수 없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영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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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도라희' 박보영, 정당화 될 수 없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영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5.11.13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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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제가 이번 영화를 통해 한 가지 알게 된 건 기자님들이 기사 제목을 그렇게 달고 싶어 단 게 아니다라는 것 입니다.'

지난 12일 영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언론배급시사회가 있었다. 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극 중 연예부 수습기자로 열연을 펼친 박보영이 그날따라 긴장한 듯한 모습으로 첫인사를 건넨 후 이번 영화를 통해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 된 한 가지를 고백했다.

 

절대 섹시하지 않지만 '섹시'라고 써야 한다. 그 정도로 파격적이지 않지만 '파격'이라고 써야 한다. 조회수가 '밥벌이의 기준'이 된 지 오래다. 쏟아지는 기사 속에서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첫 인상이 썸네일 사진과 제목뿐 이기에 좀 더 자극적이고 좀 더 충격적인 겉치레가 필요한 것이다.

 

이로 인해 자신의 생각이 들어간 제대로 된 기사를 찾기가 참 어려운 요즘이다. '우리는 다르다!'를 외치며 야심 차게 새 출발한 매체들마저 새로운 수익구조를 찾지 못하고 결국엔 조회수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게 현실 아닌 현실이다.

영화에도 등장하는 '기레기(기자+쓰레기)'라는 대중들의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이 조회수에 집착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생존'에 있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줄 알면서도 쓸 수 밖에 없는 단어들이 어떻게, 어떤 이유로 태어났는지를 이번 영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대중들이 알게 된다면 좀 덜 창피할까?

 

기자 역할을 해보니 왜 그런 줄 알게 됐다는 배우 박보영의 고마운 마음에 혹시라도 안도하면 끝장이라 생각했다. 내 자식, 내 부모에게도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없는 '기사'는 어떠한 '역지사지'로도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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