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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있어요' 우주가 나서서 도와주는 지진희와 김현주의 운명적인 인연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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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있어요' 우주가 나서서 도와주는 지진희와 김현주의 운명적인 인연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11.15 0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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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2015년 한 해 굉장히 많이 회자된 말이 있다.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 그리고 꿈이 이루어진다"라는 말이 그것이다.

얼핏 들으면 꽤나 대책없고 허무맹랑한 말이지만, 최소한 '애인있어요'의 최진언(지진희 분)과 도해강(김현주 분)의 운명적인 만남을 보고 있노라면 그리 허무맹랑하기만 한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만나야 할 사람은 반드시 만나게 되는 법이라지만, 최진언과 도해강을 보고 있으면 정말 도해강을 그리는 최진언의 간절한 마음이 우주를 감동시켜 전 우주가 나서서 도와주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14일 방송된 SBS 주말 특별기획 '애인있어요' 22회에서는 도해강(김현주 분)이 민태석(공형진 분)의 흉계에 의해 칼에 찔려 의식불명의 중태에 빠지는 모습과 함께, 드디어 최진언(지진희 분)이 그동안 기억을 잃은 채 '독고용기'란 이름으로 살아오던 김현주가 자신의 아내 '도해강'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확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 도해강(김현주 분)은 민태석(공형진 분)의 흉계에 의해 칼에 찔려 의식을 잃고, 백석(이규한 분)은 도해강이 이렇게 된 것이 자신 때문이라고 자책하기 시작한다. [사진 = SBS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

'애인있어요' 22회를 암울하게 뒤덮은 것은 천년제약의 후계자를 노리는 공형진의 비열한 음모였다. 과거 도해강이 죽지 않았음에도 도해강이 죽은 것처럼 조작해냈던 공형진은 도해강과 똑같이 생긴 독고용기가 눈앞에 등장하자 이번에는 독고용기를 죽여서 완벽하게 과거 자신이 도해강에게 저지른 범죄를 인멸하려고 한다.

이로 인해 독고용기는 의식불명의 중상은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을 건질 수 있었고, 이는 지진희와 김현주의 관계에서 중요한 지점이 된다. 김현주가 칼에 찔린 이 사건은 진짜 독고용기(김현주 분)를 만나며 김현주가 독고용기가 아닌 도해강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김현주를 향한 마음에 이를 숨겨오던 백석(이규한 분)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결국 이규한은 뒤늦게 지진희가 김현주의 피습을 알고 병원 중환자실에 달려온 순간 그에게 자리를 비켜주며 사실상 지진희와 김현주의 관계를 인정하고 말았다.

그리고 의식불명으로 중환자실에 누워있던 김현주는 중환자실 앞에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제발 한 번만 기회를 줘 해강아"라고 자신을 목놓아 부르는 지진희의 목소리에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눈물을 떨구고, 결국 지진희의 목소리에 이끌리듯 의식을 차리게 된다. 이로서 그동안 계속 엇갈리던 지진희와 김현주가 드디어 다시 이어질 결정적 계기가 마련됐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 정말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말이 하나 틀릴 것 없음을 알 수 있다. 김현주 역시 지진희에게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지만, 이규한 그리고 박한별과의 관계를 생각해 지진희에게 끌리는 자신의 마음을 애써 정리하고자 하던 상황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정말 우주가 나서서 도와주기라도 하듯 지진희와 김현주를 이어주기 위한 사건이 연이어 벌어진다. 중국에서 진짜 독고용기가 돌아오며 이규한은 김현주가 '독고용기'가 아닌 '도해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갈등하기 시작하고, 공형진의 흉계는 김현주를 향한 지진희의 마음을, 그리고 지진희를 향한 김현주의 마음을 더욱 굳게 맺어주는 결과로 이어질 공산이 커졌다.

더불어 4년 전 벌어진 도해강의 교통사고와 천년제약을 상대로 푸독신 부작용 소송을 진행하던 문태준의 뺑소니 사고로 인한 사망이 겹치며 공형진은 자신이 펼친 흉계로 자신의 목을 옥죄는 부정적인 결과까지 초래하게 됐다.

▲ 최진언(지진희 분)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독고용기가 죽은 줄 알았던 아내 도해강(김현주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뒤늦게 도해강이 칼에 찔린 사실을 알고 병원으로 달려가 도해강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고, 백석(이규한 분)은 그런 최진언에게 길을 비켜주며 도해강에게서 물러날 뜻을 비춘다. [사진 = SBS '애인있어요' 방송화면 캡처]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표현이 그리 어색하지 않을만큼 사실 '애인있어요'의 이야기 구조는 그리 치밀하지 않다. 등장인물들은 상당 부분 우연성에 의거해 관계를 맺게 되는 대목이 많고, 우연으로 인해 중요한 사건의 핵심에 접근하는 모습이 많다. 그런데 정말 기묘하게도 '애인있어요'는 이런 헐거운 구성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뒤흔드는 대사와 음악, 그리고 연기로 이 모든 단점을 덮어낸다.

재미난 점은 그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드라마들의 진짜 명품 로맨스 장면은 철저한 계획보다도 극적인 우연이 가져오는 경우가 많았다. '겨울연가'에서 사고로 기억을 잃은 배용준을 최지우가 우연히 발견하던 장면, '시크릿 가든'에서 사고로 서로의 몸과 마음이 바뀌는 경험을 했던 현빈과 하지원, 그리고 얼마 전 종영한 '그녀는 예뻤다'에서 어린 시절 첫사랑과 회사에서 재회한 황정음과 박서준까지. 명품 로맨스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우연의 요소도 어느 정도는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애인있어요'는 참으로 허술하면서도 영리한 드라마다. 이야기의 전개에서는 제법 허술한 점이 많고 그런 허술한 부분을 우연적인 사건들로 채워나가지만, 그런 허술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꽉 짜여진 대사와 음악,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로 빈 부분을 차곡차곡 채워나간다. 그래서 '애인있어요'는 막장드라마의 요소가 다분함에도 보고있노라면 막장보다 '명품 로맨스'의 향기가 난다. 지진희와 김현주의 관계처럼 어쩌면 '애인있어요'도 우주의 기운이 나서서 드라마의 성공을 도와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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