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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네덜란드 입양아 출신 하피스트 메이예르, 신보 들고 모국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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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네덜란드 입양아 출신 하피스트 메이예르, 신보 들고 모국방문
  • 김현식 기자
  • 승인 2014.02.12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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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김현식 기자] “하프의 모든 가능성과 스타일을 보여주고 싶어요.”

네덜란드 입양아 출신 한국인 하피스트 라비니아 메이예르가 세계적인 연주자가 돼 고국을 찾았다. 12일 강남 교보타워에서 열린 신보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메이예르는 설레는 표정으로 벅찬 소감을 전했다.

 

▲ 새 앨범을 발매한 하프 연주가 라비니아 메이예르

“항상 한국 방문은 특별한 일이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한국에 머무는 게 편안하고 즐겁다. 매 순간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 새 앨범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이 하프의 매력을 느끼고 새로운 소리를 접했으면 좋겠다.”

◆ 신보 'PASSAGGIO'에 하프의 서정성ㆍ다이내믹한 매력 담아내

세계적인 음반레이블 소니 클래시컬과 계약을 맺고 처음 발매하는 새 앨범 ‘PASSAGGIO’에는 아름답고 달콤하면서도 격정적인 하프 선율이 담겼다. ‘Una Mattina’를 포함해 ‘Le Onde’ ‘Snow Prelude’ ‘Oltremare’ 등 총 11곡이 수록됐다.

이번 음반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깊이 있는 음악을 만드는 이탈리아 출신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가 전곡을 작곡했다. 이에 메이예르는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곡을 처음 접하고 꼭 한번 작업해보고 싶었다. 함께 작업하게 돼 기쁘다”면서 “처음 곡을 연습했을 때 개인적인 경험을 연주에 녹여냈고, 청중도 같은 경험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프는 정말 다양한 색깔과 스타일을 표현하는 악기라고 생각한다. 바로크, 클래식. 현대음악 등 여러 시대의 다양한 장르 음악을 시도해 솔로 악기로서 하프의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어린 시절 하프의 신비스러운 소리가 좋아 시작하게 됐다는 메이예르는 뛰어난 재능을 보여 네덜란드 하프 콩쿠르와 브뤼셀 국제 하프 콩쿠르 1위, 빈 국제 하프 콩쿠르 2위, 볼레티-뷔토니상과 네덜란드 음악상 등을 수상했다. 가장 최근 앨범이 네덜란드에서 플래티넘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졸릴 만큼 서정적이며 오케스트라를 받쳐주는 보조 악기 정도로만 여겨졌던 하프가 독주 악기로서 얼마나 현란하고, 타악기 못지 않은 리듬감을 펼쳐내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엄청난 격정과 정열의 연주는 세계 무대로부터 열띤 '러브 콜'을 받는 하피스트로 자리매김한 원동력이 됐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에 삽입된 그의 ‘Una Mattina’나 ‘Le Ond’, ‘Oltremare’에서는 하프의 모던한 분위기와 속도감 넘치는 사운드를 명징하게 드러낸다.

 

 

◆ 2세때 네덜란드로 입양…2009년 내한공연 당시 친아버지 상봉

한국에서 태어나 2세 때 네덜란드 가정에 입양돼 성장한 그는 2009년 내한공연 때 극적으로 친아버지를 만나 화제가 된 바 있다. 그가 모국을 찾아온 이야기는 영화 '라비니아의 귀향'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음악가로서 발전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성숙해질 때라고 생각한다. 내게 친부모를 만난 게 바로 그런 일이다. 그때부터 좀 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듣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내적인 성숙과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였고 긍정적이고 행복한 사람이 됐다. 이런 부분이 음악에도 반영된 것 같다.”

한국 음악에도 관심이 많다는 메이예르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진은숙 상임작곡가와 교류가 있었고, 지난해 가야금 연주가 황병기 선생님께 곡을 받았다. 아직 하프 편곡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시도해볼 생각이다”라며 “‘아리랑’을 언제가 꼭 앨범에 수록해보고 싶다. 아직 계획은 확실하지 않다. 이번 앨범을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 앨범 ‘PASSAGGIO’는 지난달 2일 발매됐다. 메이예르는 오는 14일 스테판 애즈버리가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모차르트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 C장조를 협연할 예정이다.

ssi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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