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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일본 '지역밀착'과 중국 '광폭투자', K리그 발전 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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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일본 '지역밀착'과 중국 '광폭투자', K리그 발전 접점이다
  • 김지법 기자
  • 승인 2015.11.18 2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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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한·중·일 축구산업 포럼...일본 반포레 고후 2012년 지역봉사 603회, 항저우 유소년에 공격 투자

[안산=스포츠Q(큐) 김지법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은 국내에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A매치 흥행 파괴력도 높다. 하지만 한국 프로축구 K리그는 인기나 흥행 면에서 A매치에 미치지 못한다. K리그가 주춤한 사이 일본의J리그와 중국 슈퍼리그(CSL)가 몰라보게 발전하고 있다.

일본 J리그가 100년을 내다보며 출범한 이후 꾸준한 생존책과 변화로 내실있는 운영에 성공하고 있고, 중국은 최근 정부의 집중 투자 속에 발전의 토대를 다양하게 모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과 중국의 프로축구 운영 사례를 통해 K리그가 발전 접점을 찾으려는 축구산업 포럼이 열렸다.

안산시와 안산 경찰청 축구단이 18일 경기도 안산시 신안산대 국제홀에서 개최한 '2015 한·중·일 축구산업 포럼'이 그것이다. 최순호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조광래 대구 FC 단장 등 축구 관계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다수 참여해 한국 축구 발전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 무라이 미츠루 J리그 회장이 18일 'J리그 현황과 미래'에 대한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제종길 안산 시장은 “축구는 인류 간의 소통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스포츠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산업적으로 성공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며 “스포츠뿐 아니라 역사,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이 이번 교류로 더욱 발전을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 ‘흑자가 목표’ J리그, 지역 밀착 위해 발상의 전환 있었다

‘절대 흑자’. 일본 J리그의 반포레 고후 우미노 가즈유키 회장이 밝힌 구단의 지향점이었다. 반포레 고후뿐 아니라 J리그는 흑자 운영을 위한 지역 밀착 사업으로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무라이 미츠루 J리그 회장은 “J리그는 1993년 출범한 뒤 항상 성공을 이룬 것은 아니다. 하지만 100년 대계 하에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며 “확실한 목표를 설정한 뒤 철저하게 지켜나가는 것이 리그 발전의 해답이었다”고 밝혔다.

J리그의 100년 대계에는 ‘스포츠를 통해서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들자’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J리그가 좀 더 지역사회에 깊게 관여해야만 했다. 이를 위해서 지역의 요양원 방문, 선수들과 농부들이 함께 하는 모내기, J리그 구단의 트레이너를 중심으로 한 건강증진 프로그램 진행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 우미노 가즈유키 반포레 고후 회장은 "절대 흑자라는 구단의 목표를 위해 지역 사회에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갔다"고 밝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현재 J리그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역 사회 밀착에 대한 마케팅은 더욱 다양했다. 무라이 회장은 “어느 지역에서는 산수 문제집에도 선수들이 나온다. 덧셈, 뺄셈 등 사칙 연산의 문제가 선수들의 기록 등으로 표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 번호판, 초등학생들의 책가방 커버에 구단의 마스코트를 활용한다”며 “주말에 주로 경기가 있기 때문에 경기장 내에 병원을 지어 팀 닥터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료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구단도 있다”고 말했다.

J리그에서 대표적인 지역 밀착 구단에는 반포레 고후를 빼놓을 수 없다. 1999년 정식으로 J리그에 뛰어든 반포레 고후는 1부리그와 2부리그를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흑자 운영을 펼치고 있다. 이에 K리그 구단들도 반포레 고후에 관심이 많다. 때문에 우미노 회장은 이번까지 구단의 운영을 설명하기 위해 세 번째로 한국을 방문했다.

우미노 회장은 “반포레 고후는 리그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듭했다. 대규모의 모기업이 없는 반포레 고후에게 투자도 제한적이었다”며 “최고의 성적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관중들을 모으는 방법을 고민했다. 절대 흑자라는 구단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999년부터 하위권에서 맴돌았던 반포레 고후는 2000년에는 26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우미노 회장에 따르면 일본 언론들은 연일 반포레 고후가 없어진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 18일 경기 안산시 신안산대학교 국제홀에서 2015 한중일 축구산업 포럼 참가자들이 발제자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우여곡절 끝에 팀은 유지됐지만 조건이 걸렸다. 서포터 회원 수 5000명, 1경기 평균 입장 관중수 3000명, 광고료 수입 5000만 엔이었다. 이는 전 시즌 대비 2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2000년 한 경기에서 619명이 찾은 적도 있었던 반포레 고후에게 이 목표는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우미노 회장은 지역밀착 산업으로 위기 돌파를 시도했다. 우미노 회장은 “초등학교 스포츠 교실을 자주 열었다. 어린이들과 선수들이 함께 농사 체험을 같이 했다. 선수들이 몸이 아픈 아이들을 위해 직접 병원을 방문해 위로를 전했다”며 “마스코트를 활용해 교통안전 운동, 유치원 순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 사회에 다가갔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2007년 153회에 달했던 지역 봉사활동은 2012년에는 603회까지 치솟았다. 하루에 한 번씩 지역 행사에 참여해도 모자란 시간이었다. 우미노 회장은 “보통 구단의 훈련은 오전 9시부터 낮 12시면 끝났다. 때문에 봉사활동은 오후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 덕이었을까. 반포레 고후는 2008년부터 3년 연속 지역 사회의 공헌도 설문조사에서 J리그 1위에 올랐다.

“감독도 지도력 만큼 구단의 방향을 이해할 수 있는 인물로 뽑았다”는 우미노 회장. 한때는 한 경기에 600여 명이 찾았던 반포레 고후는 지난 시즌 경기당 1만2171명의 평균 관중수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경기당 7931명의 평균 관중수를 기록한 K리그 클래식. 이것이 반포레 고후의 사례를 반드시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

◆ 겉만 번지르르한 중국리그? 유소년 투자도 공격적이다

중국 축구는 시진핑 주석의 축구 육성의 의지 속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유명 선수들을 영입하는 부분으로만 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중국은 유소년 축구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그린타운 퉁후이민 사장은 “현재 중국 슈퍼리그 16개 구단 중 10개 팀이 외국의 유명 감독이 지휘하고 있다. 아울러 히카르두 굴리트, 아사모아 기안 등 슈퍼스타들을 영입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중국은 현재 축구를 주요 발전 분야 중 하나로 꼽고 있다. 퉁후이민 사장에 따르면 중국축구 개혁 발전 총책이 발표되면서 축구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 퉁후이민 항저우 그린타운 사장이 중국축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퉁후이민 사장은 “CSL의 모든 구단들이 선수들의 영입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항저우 그린타운은 팀의 성적보다 유소년 선수들의 투자에 집중한다”며 “구단 예산의 약 20%를 유소년 육성에 쓰고 있다. 장기적인 계획 하에 선수들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시즌부터 그린타운의 감독에게 선발 명단 중 4명을 1993년 이후 출생 선수들을 투입할 것을 요청했다. 1군 선수 중 15명이 중국 연령별 대표팀에 속해 있다. 2군은 모두 1995년 이후 출생 선수들로 채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린타운은 선수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대규모 훈련센터도 건립했다. 250억 원을 들여 축구장 9면, 종합훈련관, 실외수영장, 농구장 등 다양한 시설들을 마련했다. 그린타운은 어린 선수들의 일반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취재후기] 무라이 미츠루 J리그 회장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남자 어린이들의 장래희망 1위는 축구선수였다. 100년을 내다보고 결과 축구가 일본 사회에 깊게 파고들고 있다는 증거다. 한국 축구가 성적에만 너무 몰두한 나머지 축구의 사회적 기능을 너무 등한시 한 것은 아닌지 뒤돌아 봐야 할 때다.

▲ 발제자들을 포함한 2015 한중일 축구산업 포럼 참가자들이 행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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