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7:21 (목)
이영표 예언해설 덕에 KBS 시청률 20%대 껑충..'찬사와 우려' 교차
상태바
이영표 예언해설 덕에 KBS 시청률 20%대 껑충..'찬사와 우려' 교차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6.19 0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러시아전 중계방송 시청률 KBS 22.7%, MBC 추월, SBS에 2배

[스포츠Q 박영웅 기자] '적중, 적중 또 적중~' KBS 축구해설위원 이영표가 스페인과 칠레 경기 예언을 또 한 번 맞혔다. 이쯤 되면 소름이 끼칠 정도다.

이영표의 '신기'들린 해설에 힘입어 KBS는 브라질월드컵 축구 경기 중계방송 부문에서 시청률 역전을 넘어 지배라는 단어를 써도 될 정도로 성과를 남기고 있다. 실로 방송가와 안방 극장에 '예언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9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18일 지상파 3사의 '2014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예선 1차전 대한민국 대 러시아 중계방송은 KBS가 22.7%(이하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1위로 뛰어 올랐다.

KBS의 한국전 시청률은 다른 경쟁 방송사들과의 차이를 비교해 보면 놀라운 수치다. 우선 '안정환 효과'로 이번 월드컵 초반에 돌풍을 일으키며 시청률 1위를 유지해 오던 MBC는 18.7%의 시청률에 그쳐 2위로 내려 앉았다. 대한민국 축구해설의 지존으로 불리는 차범근을 내세운 SBS는 11.6%의 시청률로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이영표의 작두해설이 시청자들을 사로 잡고 있다. KBS는 지상파 해설 전쟁에서 압도적 수치로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사진=KBS 방송 캡처]

MBC와 SBS 중계방송 시청률은 1위 KBS와는 각각 4%와 11.1%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KBS는 월드컵 초반만 해도 1%대의 시청률로 부진해 3%대에서 경쟁을 펼치던 MBC와 SBS를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KBS의 무시무시한 행보가 아닐 수 없다.

KBS는 최저 시청률 1%대에서 최고 시청률 20%대로 급상승하면서 무려 20%가 넘는 시청률 '폭등' 을 경험하고 있다. 다른 나라 경기와 한국 경기의 시청률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중계방송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다.

KBS의 이런 폭발적인 행보는 '작두해설' '신령' '도사'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는 이영표 해설위원의 힘이 절대적이다. 이 위원은 엄청난 분석력을 동원해 경기 예측과 결과를 적중시키고 있다. '당장 돗자리 펴고 나서도 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다.

지금까지 이영표가 브라질 월드컵 축구와 관련해 적중 또는 근접했던 예측은 '스페인 대 네덜란드 경기결과'를 시작으로 '잉글랜드 대 이탈리아 경기결과', '일본 대 코트디부아르 경기결과', '한국 대 러시아전 경기결과', '이근호 골' 등이다.

이영표는 19일 새벽에 열린 스페인 대 칠레 경기에 대해서도 칠레의 두 골차 승리와 스페인의 탈락을 맞히면서 시청자들을 다시 한 번 소스라치게 만들었다.

▲ 이영표의 작두해설은 시청자들과 대한민국 스포츠해설계에 새로은 트렌드와 문화를 몰고 왔다. [사진=KBS 방송 캡처]

이영표의 이런 '신기'어린 해설은 시청자들의 축구 관람 문화와 경쟁 방송사들의 해설 방식에도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우선 시청 행태가 바뀌고 있다. 월드컵 경기 전에 방송사 해설자들, 그중에서도 특히 이영표의 예언을 미리 듣고 경기를 관람하는 문화가 시청자들 사이에 형성되고 있다.

이런 방식을 통해 시청자들은 또 다른 긴장감과 흥미를 얻고 있다. SNS에는 "이영표 위원의 예언을 듣고 경기를 보면 타국 경기라도 집중도가 생기고 긴장감이 생긴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방송가 역시 이영표의 영향으로 해설자들의 '예언'을 쏟아내는 분위기다. 경기 시작 전 대부분의 해설자들이 미리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

모 방송 관계자 이건우 본부장은 "이영표의 예언 해설이 방송가에 던진 충격이 만만치 않다"며 "방송가 분위기가 예언 해설을 따라가는 추세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영표의 예언 해설은 월드컵 기간 시청자들의 안방과 방송가를 사실상 지배했다. 특히 긴장감과 흥미라는 측면에서 대한민국 축구 해설계의 역사를 다시 써나가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 같은 예언식 해설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 이영표의 작두해설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책임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해설자들이 스포츠를 두고 예언을 하다 틀릴 경우 자칫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KBS 방송 캡처]

MBC 축구해설 전문위원인 서형욱은 이날 새벽 호주 대 네덜란드의 경기 도중 예언 해설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축구는  아무도 모른다"며 "공은 둥글고 결과는 모르는 것이 축구인데 이걸 예언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우회적으로 예언 해설 경쟁을 비판했다.

서형욱의 말처럼 축구, 더 나아가 스포츠에 대한 예언식 해설은 흥미와 관심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중구난방식의 비전문가적 해설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예언이라는 것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이를 책임지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명 공개를 거부한 한 방송 관계자도 "예언 해설이라는 것이 해설가에게는 솔직히 맞으면 전문가가 되고 안 맞으면 비전문가가 되는 위험한 일인데 방송가에서 시청률 때문에 이를 조장하고 부추긴다면 분명 큰 문제가 될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오랜 선수생활에서 체득한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자료에서 얻은 치밀한 전력분석을 토대로 '예언'을 내놓고 있다. 이런 점에서는 '예언'이 아니라 '분석력'의 개가라고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에게 쏟아지고 있는 찬사와 우려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궁금하다.

dxhero@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