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올해 상반기엔 '다중인격'이 드라마 시장을 휩쓸더니, 하반기엔 '극적인 외모 변화'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눈에 띈다.
16일에 첫 방송을 한 KBS 2TV 월화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이하 '오마비')는 77kg의 강주은(신민아 분)이 이전의 미모를 되찾기 위해 트레이너 김영호(소지섭 분)와 함께 다이어트를 한다는 내용이다. 예쁜 여성을 두고 '여신'이라고 극대화해 표현하는 신조어처럼, 드라마 제목에서부터 미의 여신 '비너스'란 말이 포함됐다.
연출을 맡은 김형석 PD는 "외모가 아닌 자신감에 대한 얘기다"고, 강주은 역을 맡은 신민아 역시 "뚱뚱해도 의기소침하기보다 자신감있는 캐릭터"라고 했다.

그러나 "주은은 외모가 망가지며 자연스럽게 사랑, 삶도 망가지게 됐다"고 체형의 변화를 두고 '망가졌다'고 쉽게 표현하는 캐릭터 소개는 불편하게 다가온다. 또한 주은은 이별을 고한 남자친구 임우식(정겨운 분)에게 매달리지 않은 장면만 당당했을 뿐, 그 외에는 수동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현재의 모습을 받아들이기보다 날씬했던 15년 전을 추억하고, 자신의 삶 때문이라기보다 연인에게 차였다는 충격으로 인해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오마비'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와 함께 거론되는 작품이 '그녀는 예뻤다'와 '미녀의 탄생'이다. 두 작품 모두 여주인공의 외모가 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11일 종영한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는 어린시절 예쁘고 부유했던 김혜진(황정음 분)이 집안환경이 어려워지고 사춘기 시절 외모가 변한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겪는 이야기다. 혜진의 외모적 변화는 잠시 떠났던 회사에 돌아오며 일어났다. 혜진은 새 마음으로 출발하기 위해 곱슬머리를 펴고, 산뜻한 메이크업과 의상으로 등장했다.
물론 혜진의 변신은 드라마틱했으나, 외모 변화는 곧 삶의 변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전부터 지성준(박서준 분)은 그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고, 직장 동료들은 혜진의 능력을 인정했고, 김신혁(최시원 분)은 오히려 "예전 모습이 난 더 나았다"고 할 정도였기 때문다. 이는 '그녀는 예뻤다'가 보여준 다른 '외모 변신물'과의 차이점이다. 이로서 '그녀는 예뻤다'는 '예쁘다'는 표현이 제목에 직접적으로 들어갔고, 황정음의 '주근깨 폭탄머리'가 화제를 모았음에도 '외모지상주의 미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반면 지난 1월 종영한 SBS '미녀의 탄생'에 대해 일각에선 "결국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 것 같다"고 평했다. '미녀의 탄생'은 사금란(하재숙 분)이 성형수술을 받아 사라(한예슬 분)의 모습이 돼 전 남편 이강준(정겨운 분)에게 복수한단 내용이다. 사라는 뛰어난 외모로 달라진 대우를 받으며, 사금란이 겪어온 설움을 언급했다.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이나 반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였지만, 정작 사라는 달라진 대우에 대해 분노하기보다 현재를 즐기는 인물이었다. 또한 한예슬의 미모가 화제가 되며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보다는 시청자들은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이 더욱 커졌다고 고백했다.
아직까진 아쉬움이 크지만, '오마비'는 2회만을 방송한 상황이니 앞으로를 지켜볼 일이다. 출연 배우 소지섭은 "다들 상처를 안고 있는 인물로, 외모보단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다"고 설명했다. '오마비'는 '비너스 외모 변신'을 넘어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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