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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 영화제' 배우들 연이은 불참선언…1996년 '애니깽' 사태부터 돌아보는 대종상의 흑역사 (이슈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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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 영화제' 배우들 연이은 불참선언…1996년 '애니깽' 사태부터 돌아보는 대종상의 흑역사 (이슈Q)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11.2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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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한국영화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로 불리는 제52회 대종상 영화제가 영화제 시상식을 앞두고 배우들의 연이은 불참 선언에 휘청이고 있다.

한국영화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 시상식으로 불리는 제52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은 11월 20일 오후 7시 20분부터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개최되며, KBS 2TV를 통해 생중계로도 방송된다. 하지만 제52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는 남녀 주연상 후보에 오른 주요 배우들을 비롯해 많은 영화인들이 시상식에 불참할 것으로 보여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제52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 불참을 선언한 '국제시장' 황정민, '암살' 하정우, '악의 연대기' 손현주, '사도' 유아인, '차이나타운' 김혜수, '뷰티 인사이드' 한효주. '암살' 전지현, '미쓰 와이프' 엄정화 등 남녀주연상 후보 배우들 [사진 = 영화 스틸]

대종상 영화제에 불참을 선언한 배우와 영화인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남우주연상 후보인 '국제시장' 황정민, '악의 연대기' 손현주, '베테랑' 유아인, '암살'의 하정우 등 네 명의 배우와 여우주연상 후보인 '국제시장' 김윤진, '암살' 전지현, '차이나타운' 김혜수, '미쓰와이프' 엄정화, '뷰티 인사이드' 한효주 등 다섯 명의 배우가 모두 대종상 영화제 불참을 선언했다.

또한 대종상 영화제 홈페이지를 통해 한 달 넘게 인터넷으로 인기투표를 진행한 남녀 인기상 수상자인 김수현과 공효진이 모두 불참을 선언했다. 배우들의 불참사유는 대부분 영화 촬영일정과 해외 체류 등 스케줄을 핑계로 했지만, 근본적인 불참 이유는 바로 대종상 영화제의 권위와 운영, 신뢰도에 대한 문제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종상 영화제 집행위는 지난 10월 14일 열린 영화제 홍보대사 위촉식 및 기자간담회에서 조근우 대종상 영화제 본부장이 "영화제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는 배우는 수상에서 제외한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빚었다. 강제적으로 배우들의 참석을 강요한 이런 대종상 영화제 집행위의 태도는 결국 배우들과 영화계의 반발을 샀고, 이로 인해 한국영화계 최고 권위라던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 배우들이 연이어 불참을 선언하게 된 것이다.

정상급 배우들의 연이은 불참 선언으로 수상자 없는 시상식을 치루게 된 대종상 영화제의 흑역사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대종상 영화제는 그동안 '한국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이라는 이름과 인지도에 걸맞지 않게 후보 선정이나 수상에서 도저히 이해가 갈 수 없는 선택으로 번번이 대중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대종상 영화제의 흑역사 중 대표적인 것은 1996년 대종상 영화제 사상 최악의 작품상으로 불리는 김호선 감독의 '애니깽'의 작품상, 감독상 수상이었다. 대종상 영화제의 후보 선정기준은 기존에 개봉해 관객들에게 선을 보인 영화로 제한되지만, 대종상 영화제는 개봉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후보에 오를 수 없는 김호선 감독의 '애니깽'을 작품상 등 주요부문의 후보에 올린 것으로도 모자라 작품상과 감독상, 신인여우상 등 세 개 부문의 상을 안겨줬다. 게다가 '애니깽'이 정부의 후원으로 제작된 영화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대종상 영화제는 어용 영화제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2009년에도 대종상 영화제는 비슷한 실수를 했다.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 불과 1주일 전 개봉해 후보 요건을 충족시킬 수 없는 장나라 주연의 영화 '하늘과 바다'를 작품상, 여우주연상, 신인여우상, 음악상 등 네 개 부문 후보에 올린 것이다. 개봉 일주일밖에 안 되고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모두 외면받은 영화가 갑자기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는 점에서 과연 한국 최고의 영화 시상식다운 남다른 선구안을 보였다고나 할까?

이후에도 대종상 영화제는 2011년 영화 '써니'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배우 심은경이 미국 유학으로 인해 영화제 시상식 불참을 선언하자 시상식 당일 아침 여우주연상 후보에서 제외하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으며, 2012년에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세계 3대 국제영화제인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를 누르고 15개 부문을 독식하면서 수상의 불공정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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