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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멤버들보다 빛났던 방송 제작진들의 예능감…진지해서 더 웃겼던 경매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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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멤버들보다 빛났던 방송 제작진들의 예능감…진지해서 더 웃겼던 경매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11.2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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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최근 '바보전쟁', '웃음 사냥꾼이 간다', '무도투어' 등 토요일 예능 프로그램의 황제 '무한도전'의 명성에 다소 못 미치는 웃음을 보여준 '무한도전'이 모처럼 제대로 웃음 포텐셜을 터트렸다.

21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건강 문제로 임시 하차한 정형돈을 제외한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황광희 등 다섯 명의 멤버들이 경매를 통해 MBC 타 프로그램이나 영화에 팔려가 그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사용하는 '무도드림' 특집이 방송됐다.

'무도드림' 특집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을 낙찰받기 위해 참여한 프로그램들은 예능, 교양, 라디오, 드라마, 영화 등 다섯 개 장르에 걸쳐 총 19개 팀에 달했다. 그리고 온전히 멤버들을 이들 프로그램이 낙찰받는 경매 장면으로만 꾸며진 '무도드림' 특집 첫 방송은 너무나 진지했던 프로그램 제작진들의 경매로 인해 오히려 예상치 못한 웃음을 자아내며 '무한도전' 특유의 포텐셜을 터트리게 됐다.

▲ 21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는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황광희 등 '무한도전' 멤버들을 다른 프로그램이나 영화에 경매를 통해 24시간 임대해 주고, 그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하는 '무도드림' 특집이 방송됐다, [사진= MBC '무한도전' 방송 화면 캡처]

먼저 경매 시작에 앞서 '무한도전' 멤버들을 당황시킨 것은 박명수를 시원하게 보내버린 '마리텔'이었다. 경매장에 들어서던 '무한도전' 멤버들은 '마리텔'의 박진경 PD를 보자마자 놀라는 모습을 보였고, 박명수는 박진경 PD에게 "여기가 어디라고 오냐"며 '마리텔'에서 당한 트라우마를 잊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모든 연예인들이 기피한다는 공포의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와 강원도 고성 방어잡이로 '극한알바' 2탄에 준하는 난이도를 자랑하는 '그린실버 고향이 좋다', 중국배우 진백림에게 맞아줄 배우가 필요하다는 영화 '목숨 건 연애' 등이 등장하면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잔뜩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경매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정말 예상치 못한 프로그램에 속속 경매로 팔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정준하는 'FM 데이트'와 드라마 '엄마'가 초반에 열띤 경합을 펼쳤지만, 막판에 '마리텔' 박진경 PD가 500만원을 부르면서, 박명수에 이어 '무한도전' 멤버로는 두 번째로 '마리텔'에 강제 출연하게 됐다. 정준하가 '마리텔'에 낙찰되자 박명수를 비롯한 '무한도전' 멤버들은 '웃음 사냥꾼' 특집 2탄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정준하를 위로할 정도.

두 번째 경매에 나선 황광희는 더욱 심했다. 황광희는 경매에 앞서 영화나 드라마를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제작진들은 황광희에게 "제국의 아이들에서 임시완씨나 박형식씨 데려올 수 있냐"고 말해 수모를 안겨줬고, 결국 낙찰도 '극한알바' 2탄에 준하는 난이도인 강원도 고성 방어잡이를 내건 '그린실버 고향이 좋다'에 최저가인 230만원에 낙찰되고야 말았다. 멤버들 중 유일하게 예능이나 영화, 드라마가 아닌 아침 교양 프로그램에 최저가로 낙찰된 황광희의 경매는 현재 '무한도전'에서 황광희의 위치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했다.

그 뒤를 이어 박명수가 '진짜 사나이'의 피말리는 러브콜을 받다가 막판에 1300만원을 제시한 영화 '아빠는 딸'에 낙찰됐고, 하하는 영화 '목숨 건 연애'에 700만원에 낙찰되어 중국 인기스타 진백림에게 처절하게 맞는 액션신을 촬영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경매에 등장한 유재석은 왜 그가 국민 MC인지를 보여주는 위엄의 순간을 보여줬다. 유재석이 등장하자 그동안 한 번도 경매에 입찰하지 않았던 프로그램들까지 계속 경매에 입찰하며 순식간에 박명수가 기록한 최고가 1300만원을 돌파했고, 결국 치열한 경합 속에 최고가인 2000만원에 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 낙찰되어 출연이 확정됐다.

▲ 이날 무도드림 특집을 이끈 것은 '무한도전' 멤버들보다도 진지하게 경매에 임한 제작진들이었다. 제작진들의 경매풍경과 이에 일희일비하는 멤버들의 모습만으로도 '무한도전'은 훌륭하게 한 회를 채워넣었다. 여기에 MBC는 프로그램과 영화 홍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얻었다. [사진= MBC '무한도전' 방송 화면 캡처]

21일 방송된 '무한도전' 무도드림 특집의 경매장은 큰 웃음을 선사했지만 정작 '무한도전' 멤버들이 만들어낸 웃음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진지하게 경매에 임하는 프로그램 제작진들과 그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멤버들의 모습만으로도 '무한도전'은 훌륭하게 한 회 분량을 큰 웃음으로 채워냈다. '바보전쟁'처럼 억지로 웃음을 만들어내려는 특집보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웃음으로 여백을 채워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무한도전'이 만들어내는 진짜 재미이다.

여기에 MBC는 웃음 말고도 적절히 프로그램과 영화 홍보를 겸하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뒀다. 이날 경매에 참여한 영화 '아수라'와 '목숨 건 연애', '아빠는 딸'은 '무한도전'이라는 인기 프로그램을 통해 아직 촬영 중인 영화의 홍보를 톡톡히 해냈고, MBC 역시 '내 딸 금사월'과 '마리텔', '복면가왕', '진짜 사나이' 등 인기프로그램 외에도 '그린실버 고향이 좋다'나 새로 시작한 드라마 '달콤살벌 패밀리', '꾸러기 식사교실', '찾아라 맛있는 TV' 등 비교적 시청자들에게 인지도가 낮은 프로그램들까지 훌륭하게 '무한도전' 시청자들에게 홍보를 하는데 성공했다. 재미에 홍보까지.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다.

MBC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남자들이 매주 새로운 상황 속에서 펼치는 좌충우돌 도전기로,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황광희가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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