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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장난' 수아레스 부활포, 제라드 머리에서 나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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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장난' 수아레스 부활포, 제라드 머리에서 나오다니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2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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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동료로 EPL 득점왕과 도움왕…월드컵 맞대결서는 희비 교차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루이스 수아레스와 스티븐 제라드의 희비가 교차됐다. 수아레스와 제라드가 보통 인연이 아닌 같은 소속팀에서 뛰고 있는 사이였기에 마치 신의 장난과 같았다.

수아레스는 20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14 브라질 월드컵 D조 경기에서 후반 40분 천금같은 결승골을 넣으며 우루과이가 잉글랜드를 2-1로 넘어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나란히 첫 경기에서 패배를 안았던 두 팀의 맞대결이어서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수 있었던 고비에서 우루과이는 한숨을 돌렸고 잉글랜드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왼쪽)와 잉글랜드의 스티븐 제라드가 20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FIFA 월드컵 맞대결에서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물론 우루과이와 잉글랜드가 3차전에서 다시 한번 희비가 교차될 수도 있다. 이탈리아가 2차전에서 코스타리카를 잡는다고 봤을 때 우루과이, 잉글랜드, 코스타리카가 모두 1승 2패로 골득실 또는 다득점을 통해 조 2위 자리를 가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하지만 우루과이로서는 기사회생했고 잉글랜드는 16강 탈락의 위기에 놓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수아레스는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리버풀의 부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수아레스는 31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수아레스가 득점왕에 오르고 리버풀이 부활할 수 있었던 것은 '리버풀의 심장' 제라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제라드는 모두 13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도움 부문 1위에 올랐다. 수아레스 역시 12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제라드, 대니얼 스터리지(22골, 득점 2위)와 함께 리버풀 공격 일선에 섰다.

리버풀에서 함께 한솥밥을 먹으며 고락을 함께 했던 이들은 FIFA 월드컵에서 갈렸다. 제라드와 스터리지는 잉글랜드를 대표했고 수아레스는 우루과이의 골잡이로 월드컵 무대에 섰다.

▲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왼쪽)와 잉글랜드의 스티븐 제라드가 20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FIFA 월드컵 맞대결이 벌어지기 직전 악수를 나누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시즌이 끝난 뒤 수아레스가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잉글랜드와 경기 출전이 힘들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우루과이가 코스타리카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수아레스의 복귀 시기가 앞당겨졌다. 잉글랜드에게 덜미를 잡힐 경우 사실상 16강의 꿈을 접어야만 하는 우루과이로서는 수아레스를 내보내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었다.

수아레스의 경기 초반 몸놀림은 역시 무뎠다. 무릎 수술을 받은 뒤 100% 컨디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골 감각만은 살아있었고 전반 39분 에딘손 카바니의 스루패스를 헤딩골로 연결했다.

그리고 웨인 루니의 동점골로 1-1이 된 상황에서 루니와 제라드의 운명은 얄궂게 엇갈렸다. 후반 40분 우루과이 골키퍼의 골킥이 큰 포물선을 그리며 잉글랜드 진영으로 날아갔고 공은 우루과이 선수와 함께 뜬 제라드의 머리를 맞았다. 공교롭게도 공은 수아레스 앞에 떨어졌고 이는 결승골로 연결됐다.

리버풀의 경기였다면 제라드의 멋진 어시스트에 이은 수아레스의 골로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겠지만 두 선수의 팀은 엄연하게 달랐다.

환호하는 수아레스를 바라보는 제라드의 표정은 침통함 그 자체였다.

특히 제라드는 이번 시즌 첼시와 경기에서 미끄러지면서 뎀바 바에게 공을 뺏겨 결승골을 헌납했다. 당시 첼시를 꺾으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었던 리버풀은 제라드의 실수 때문에 맨체스터 시티에게 정상을 내줬다.

▲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왼쪽)가 20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FIFA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에 2-1로 이긴 뒤 스티븐 제라드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결정적인 순간에서 머리를 맞고 흐른 것이 다시 한번 상대팀의 골잡이에게 갔고 결승실점으로 연결되는 운명의 장난과 같은 상황을 맞았다. 그것이 같은 소속팀의 수아레스였기에 더욱 뼈아팠다.

경기가 끝난 뒤 수아레스는 환호했지만 제라드를 다시 조우했을 때는 위로의 말을 잊지 않았다. 제 아무리 '천방지축' 수아레스라도 제라드의 심정을 너무나 잘 알았기에 기쁨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우루과이와 잉글랜드의 승패는 그렇게 갈렸다. 그것도 하필이면 수아레스의 발과 제라드의 머리에서 결정됐다. 승리의 여신은 제라드와 잉글랜드에게 너무나 가혹했고 그 장난은 심해도 너무 심했다.

tankpark@sports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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