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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떠받치는 넥센 '황금내야'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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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떠받치는 넥센 '황금내야'의 힘
  • 이재훈 기자
  • 승인 2014.06.2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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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에서 1위 기록 내야진, 넥센의 진정한 버팀목

[스포츠Q 이재훈 기자] 올 시즌 넥센의 버팀목은 더 이상 마운드가 아니다. 마운드는 붕괴 그 자체이고 대신 내야수비가 든든한 힘이 돼주고 있다.

지난 시즌 넥센의 평균자책점은 4.12였고 이는 리그 5위의 기록이다. 그러나 손승락과 송신영을 제외한 투수진의 BABIP(운과 수비를 배제한 타율)가 모두 3할을 넘겼던 요인을 고려해본다면 이는 어느 정도 선방한 모습이기도 하다.

문제는 올 시즌이었다.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이 앤디 밴 헤켄(89이닝 8승 4패 평균자책점 3.24)이 유일하고 불펜진에서 제 몫을 해주는 것은 한현희(1승 1패 15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03)가 유일할 정도로 최악인 상황이다.

이에 팀 평균자책점은 5.84로 리그 6위에 올라있다. 7위 두산이 5.90의 평균자책점이고 8위와 9위인 KIA와 한화가 각각 6.17, 6.28의 수치를 보일 정도로 넥센 마운드의 붕괴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 와중에 넥센은 ‘수비의 힘’으로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올 시즌 2루와 유격수 최강으로 꼽히는 서건창과 강정호 외에도 1루 박병호와 함께 최근 복귀한 김민성까지 좋은 모습으로 넥센이 3위로 버티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

▲ 넥센은 내야수비의 힘으로 리그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과 함께 가장 적은 실책을 기록 중인 넥센 수비는 넥센의 가을야구 행보에 원동력이다.[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마운드는 꼴지, 내야 수비는 1위

넥센의 올 시즌 마운드의 취약함은 ‘피홈런’에서 보여진다. 넥센의 올 시즌 팀 피홈런은 78개로 이는 SK에 무려 5개나 많은 수치다. 특히 지난해 홈런파크팩터에서 168이라는 높은 수치를 보인 문학구장을 홈으로 쓰는 SK보다 피홈런이 많다는 것은 우려할 상황이다.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넥센은 올 시즌 33승 27패 1무의 성적으로 3위에 올라있다. 4위 다툼 중인 롯데와 두산과는 2.5경기차를 유지 중이다.

넥센의 올 시즌 버팀목은 수비다. 올 시즌 넥센의 마운드는 평균자책점 5.84로 리그 6위로 무너졌지만 전체 3위에 올라있는 비결은 ‘내야 수비’라고 할 수 있다.

내야 수비에서 넥센은 9개 팀 중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2-유간 수비를 구성하는 키스톤 콤비와 핫코너 3루에서 그 가치를 빛내고 있는 모습이다.

2012년부터 변함없이 넥센의 키스톤을 책임지고 있는 서건창과 강정호는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면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넥센 부동의 2루수인 서건창은 올 시즌 수비에서도 리그 최소실책으로 탄탄함을 과시 중이다. [사진= 넥센 히어로즈 제공]

서건창은 올 시즌 311번의 수비 기회에서 189의 보살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리그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또한 규정이닝을 채운 2루수 중에서 가장 적은 에러(4개)를 기록하며 나주완(SK)와 함께 가장 안정적인 수비수로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의 가치는 20일 SK전에서 여실히 보여줬다. 3회초 1사 1, 3루 SK의 득점찬스에서 좋은 수비로 병살을 만들어내며 선발 하영민의 6.1이닝 3실점 호투를 도왔다.

강정호는 유격수부문에서 말 할 필요가 없는 최고의 모습이다. 비록 20일 SK전에서는 체력안배를 위해 지명타자로 나섰으나 올 시즌 첫 지명타자 선발출장이라는 점에서 그는 넥센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수비에서 강정호는 246으로 리그 2위의 수비기회를 받으나 리그에서 가장 적은 에러인 4개를 기록하는 중이다. 특히 자기 포지션에서 주자를 아웃시키는 수치인 자살에서는 101개로 리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 넥센의 수비에서 가장 빛나는 점은 1루다. 박병호가 버틴 1루는 9개 구단 1루수 중에서 가장 많은 수비이닝(483.1)을 소화하면서도 가장 적은 2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주는데다 공격에서도 타율 0.324 27홈런 53타점으로 맹활약해주고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 가장 많은 수비기회(528)와 가장 많은 자살(487)을 기록 중이다. 그의 수비는 20일 SK전에서 넥센이 4-3으로 앞선 9회말 무사 1,3루 위기상황에서 박병호는 박계원의 번트타구를 빠른 판단으로 전진 수비해 잡은 뒤 재빠르게 홈에 송구해 주자를 아웃시켰다.

결국 넥센은 이 한 번의 수비가 9회 마무리 투수로 올라와 볼넷과 안타를 연이어 허용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준 손승락에게 안정을 찾게 했고 이후 남은 2개의 아웃카운트를 무실점으로 잡아내며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 탄탄한 넥센 수비에 이제는 김민성도 가세한다. 사진은 20일 목동 SK전에서 타구를 잡은 뒤 송구하는 김민성.[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실책이 난무하는 프로야구, 수비로 일낸다

지난 시즌 프로야구 전체 수치 중에서 실책은 모두 755개가 나왔다. 그러나 올 시즌 팀 실책은 406개나 된다. 지난 시즌 1152경기에서 755개의 실책으로 경기당 0.65개의 실책을 기록했을 뿐이다.

그러나 올 시즌은 경기당 0.73개로 훨씬 증가했다. 그만큼 수비진에서의 실책이 승리를 좌우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얘기다.

이러한 상황에서 넥센은 삼성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최소의 실책인 40개만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삼성이나 NC에 비해 탄탄하지 못한 마운드에도 리그 3위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넥센은 부동의 3루수인 김민성도 1군에 복귀해 탄탄한 내야진을 구축했다. 지난 시즌 그는 13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리그 7위에 올랐으나 3루수 첫 해임을 감안하면 훌륭한 수비수였다.

올 시즌 김민성 수비는 더 진일보했다. 413.2이닝에서 133번의 수비기회동안 101개의 보살에 에러는 4개로 리그 3루수 중에 최소 수치를 기록, 넥센의 핫 코너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게다가 복귀전인 20일에는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으로 공격에서도 맹활약했다.

올 시즌 넥센은 투수들의 FIP(투수 스스로가 억제한 실점)가 3점대를 기록하는 것은 ‘에이스’  밴 헤켄(FIP 3.65)이 유일할 정도로 형편없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넥센의 내야진은 선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복덩이가 되어주고 있다.

넥센이 과연 올 시즌 끝까지 ‘황금내야진’으로 2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steelheart@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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