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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알제리전 핫이슈] '2차전 무승 징크스' 깰 홍명보호의 필승조건 3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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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알제리전 핫이슈] '2차전 무승 징크스' 깰 홍명보호의 필승조건 3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21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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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8차례 경기서 4무 4패…공격적으로 나올 알제리 측면 수비 적극 공략 관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역대 한국의 월드컵 본선 기록을 보면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기억이 없다.

어려운 상대를 만났기 때문인가 생각하겠지만 '1승 상대'를 만났음에도 이상하게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등과 어려운 조에 속했던 대표팀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하다고 평가된 불가리아를 만나 1-1로 비겼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볼리비아를 시종일관 몰아붙였음에도 득점없이 비겼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폴란드와 1차전, 포르투갈과 3차전은 이기고서도 미국과 2차전은 1-1로 비겼다.

조별리그 1차전과 3차전은 한차례 이상 승리를 거둬봤지만 2차전 기록은 8경기에서 4무4패다. 겉으로는 아주 나쁜 기록은 아니지만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 0-5패, 남아공 월드컵 아르헨티나전 1-4패라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픈 기록도 있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선수비 후역습' 대비해야

그렇기에 23일 오전 4시(한국시간) 포르투 알레그리의 에스타지오 베이라 히우에서 알제리와 갖는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리그 2차전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정신 무장을 하고 나서야 할 중요한 결전이다.

지난 18일 벨기에전을 통해 드러난 알제리는 분명 홍명보호의 '1승 상대' 전력이었다.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

그러나 알제리가 벨기에전처럼 작심하고 빗장 걸고 수비적으로 나온다면 한국 역시 의외로 어렵게 경기 운영을 할 수밖에 없다. 알제리도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데다 한국이 벨기에, 러시아에 비해 상대하기 쉽다고 판단해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더 높지만 자신들의 약한 수비를 고려해 이번에도 수비 후 역습으로 나온다면 경기가 꼬일 수도 있는 것이다.

김학범 스포츠Q 논평위원은 "복싱에서도 상대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있을 때 공격을 가하는 것이 더 큰 타격을 주는 법"이라며 "알제리가 꽁꽁 걸어잠그고 우리의 공격을 막아내다가 한순간 역습으로 나오는 것이 더 무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알제리의 공격 루트는 주로 오른쪽이다. 벨기에전에서 봤듯이 한순간에 뚫는 소피안 페굴리의 침투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오른쪽 공격의 단초가 되는 오버래핑은 왼쪽에서 나온다. 왼쪽 풀백 파우지 굴람, 왼쪽 미드필더 나빌 벤탈렙의 침투가 좋다는 것이 지금까지 드러난 분석이다.

이들의 활발한 오버래핑과 크로스를 막기 위해서는 한국의 오른쪽 풀백 또는 미드필더가 적극적으로 이들을 방어해줘야 한다. 오른쪽 풀백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이용이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이청용의 활약이 더없이 중요하다. 때에 따라서는 한국영도 이들을 막아야 한다.

수비 복귀 늦는 좌우 측면 풀백을 공략하라

알제리가 공격적으로 나서면 한국이 오히려 공격하기가 쉬워진다. 알제리의 수비 뒷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에 발이 빠른 손흥민, 이청용의 측면 돌파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느린 수비와 비교했을 때 알제리 선수들은 분명히 빠르다. 그러나 오버래핑을 나간 좌우 풀백의 복귀가 상당히 늦다. 왼쪽 풀백 굴람과 오른쪽 풀백 메흐디 모스테파 등의 복귀가 늦다는 것은 그만큼 빈공간이 많다는 얘기다.

특히 모스테파의 수비 복귀가 훨씬 늦다. 벨기에전에서 두 골을 내준 장면 모두 오른쪽 측면을 돌파당해 나온 것이었다. 마루안 펠라이니의 동점 헤딩골도 왼쪽, 즉 알제리의 오른쪽을 파고 든 케빈 더 브라위너의 택배 크로스가 있기에 가능했다. 결승골이 된 것도 에덴 아자르의 왼쪽 돌파에 이은 어시스트에서 비롯됐다.

독일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했던 손흥민이 바로 이 자리를 파고 들 수 있다. 손흥민의 개인기로도 충분히 공략 가능하다. 알제리 언론들이 일제히 손흥민을 경계 대상 1호로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근호·김신욱, K리거의 낯선 무서움으로

아시아를 뺀 나머지 지역에서 K리그는 아직까지 정보가 많지 않은 '미지(?)의 리그'로 통한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는 각종 해외 언론에서도 종종 다루긴 하지만 K리그는 유럽, 남미는 물론 아프리카 지역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알제리 역시 이근호나 김신욱 등 K리거들의 공격력에 대해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만큼 이근호, 김신욱의 경기 특성이 제대로 파악되기 전에 이들을 활용한 공격 옵션으로 득점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근호는 부지런함과 스피드를 동시에 갖춘 공격수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물론이고 측면 공격수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근호가 이곳저곳을 누비며 알제리의 수비를 흔든다면 손흥민과 이청용이 더욱 쉽게 파고 드는 공격 패턴을 만들어낼 수 있다.

러시아전에서 이근호가 K리그의 무서움을 보여줬듯이 196cm의 김신욱도 고공 플레이에서 헤딩골을 노려볼 수 있다. 펠라이니가 194cm의 장신을 앞세워 헤딩골을 넣었듯이 김신욱도 제공권을 장악한다면 쉽게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다.

◆ 카드 관리는 필수, 벨기에전도 생각해야

러시아전에서 대표팀은 너무 많은 경고 카드를 받았다. 무승부의 결과에 비해 출혈이 컸다. 손흥민과 기성용, 구자철이 이미 경고를 받아 알제리전에서 또 하나의 경고를 받을 경우 벨기에와 3차전에 나설 수 없게 된다.

알제리와 경기를 이긴다고 해도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손흥민, 기성용, 구자철 등은 카드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쓸데없는 항의나 흥분은 금물이다. 흥분하게 되면 거친 플레이가 저절로 나오게 돼 경고를 받을 위험성이 높다.

더구나 알제리전 주심은 경고를 많이 주기로 유명한 윌마르 롤단이다. 34세의 월드컵 최연소 주심답게 파울에 있어서는 가장 엄격하게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최연소 주심이어서 그런지 간혹 잘못된 판정을 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멕시코와 카메룬의 경기에서 두번이나 조반니 도스산토스의 오프사이드를 판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렇기에 주심이 잘못된 판정 또는 알제리에 약간 유리한 판정을 한다고 해서 심리적으로 동요한다면 이 역시 경기를 그르칠 수 있게 된다.

▲ 한국과 알제리의 예상 베스트 11 포진도.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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