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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프로배구 달구는 '복면가왕들'...우리카드 군다스의 '부상투혼 복면'의 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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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프로배구 달구는 '복면가왕들'...우리카드 군다스의 '부상투혼 복면'의 위용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5.11.26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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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복면'을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도록 얼굴 전부 또는 일부를 헝겊 따위로 싸서 가림. 또는 그러는 데에 쓰는 수건이나 보자기와 같은 물건'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되는 '복면'은 의중을 들키지 않기 위함일 수도 있고 따가운 가을볕이나 먼지 등으로부터 피부와 호흡기 등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복면'이 은유적으로 쓰일 때도 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복면가왕'에서처럼 꼭 헝겊 같은 것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더라도 겉보기와는 다른 속내를 표정에서 숨길 때도 '복면'을 썼다고 표현할 수 있다.

실제 복면을 쓰든 은유적 복면을 쓰든 깜짝 반전을 꾀한다는 의도에서는 맞닿아 있다. 이같은 은유적 복면은 스포츠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4일 장충체육관에선 최근 2연패를 당하며 6위로 떨어진 우리카드와 무려 9연패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KB손해보험의 프로배구 경기가 열렸다. 팬들에겐 또 다른 의미의 빅매치인 이날 경기는 그 기대감만큼 치열했다.

 

우리카드의 에이스는 군다스다. 최근 당한 부상으로 이날 출전이 불투명했지만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카메라를 통해 지켜본 군다스의 움직임은 무거워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의식적으로 선수들과 파이팅을 외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군다스는 온전치 못한 자신의 몸상태를 숨기기 위해 '부상투혼 복면'을 쓴 것이다. 그 결과 이날 경기에서 무려 25득점을 성공시키며 2연패 탈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KB손해보험 역시 복면 플레이를 펼쳤다. 승부가 결정난 마지막 4세트에서 선수들의 파이팅은 유난히 컸다. 패배할 경우 10연패에 빠지게 된다. 그 복면 뒤 진짜 표정은 아무도 알 수 없겠다. 절실할 것이라 추측할 뿐이다. 그들의 패기 넘치는 복면 플레이에 점점 벌어지는 점수차에도 팬들은 짜릿한 역전을 기대하는 듯했다.

 

네트 위에선 더욱 치열한 복면 플레이가 벌어진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란 말처럼 양 팀의 세터들은 다양한 속공을 위해 센스 넘치는 토스를 시도했다. 상대 블로커를 속이기 위해선 어떤 토스를 시도할지를 감춰야 한다. 그 짧은 터치의 순간, 재치 넘치는 복면 플레이가 벌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경기 내내 두 팀을 감싸고 있던 복면이 벗겨지는 순간이 있다. 부상투혼의 군다스를 앞세운 우리카드가 4세트에서 승리, 2연패 탈출에 성공한 순간이다.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한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의 주먹 세리머니와 선수들의 뜨거운 환호성이 바로 복면 뒤 진짜 얼굴이다. 또한 10연패 수렁에 빠진 KB손해보험 선수들의 침울한 표정 역시 복면 뒤의 얼굴인 셈이다.

 

이처럼 코트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복면 플레이'를 유심히 살피는 것도 프로배구를 관전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되겠다. 물론 배구 코트에선 '복면금지법'을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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