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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th 청룡영화상] 청룡영화상 눈길 끈 순간 TOP3,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 여우주연상, '베테랑' 대리수상, '소수의견' 수상소감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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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th 청룡영화상] 청룡영화상 눈길 끈 순간 TOP3,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 여우주연상, '베테랑' 대리수상, '소수의견' 수상소감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11.27 0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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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제36회 청룡영화상이 최우수 작품상을 최동훈 감독의 '암살'에게 안겨주며 막을 내렸다.

26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암살'에게 최우수 작품상을,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에게 감독상을, 그리고 '사도'의 유아인과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정현에게 남녀주연상을 안겨줬다.

제36회 청룡영화상은 영화시상식의 모범과도 같았다. 특히 바로 6일 전 배우와 영화인들의 대거불참사태에 '국제시장' 10관왕이라는 이해하기 힘든 수상결과까지 온갖 추태를 보였던 제52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과 그 모습이 너무 적나라하게 비교되다 보니 더욱 그 완성도가 높아보이기만 했다.

이처럼 수상결과도, 시상식 운영도 모범적이었던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유독 눈길을 끌었던 세 장면을 골라 보기로 한다.

◆ '한공주' 천우희 이은 청룡영화상의 과감한 선택,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 여우주연상 수상 순간

▲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현 [사진 = SBS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방송화면 캡처]

지난해 열린 제35회 청룡영화상은 여우주연상에서 파격적인 선택을 택해 눈길을 끌었다. '집으로 가는길'의 전도연, '우아한 거짓말'의 김희애, '공범'의 손예진, '수상한 그녀'의 심은경 등 이름값이면 이름값, 연기면 연기, 흥행이면 흥행, 무엇하나 뒤지지 않는 쟁쟁한 여배우들이 후보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저예산 독립영화에 신인이나 다름없는 '한공주'의 천우희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한공주' 천우희라는 파격적인 선택을 택했던 청룡영화상은 올해에도 다시 한 번 파격을 택했다. 제작비 1억도 채 안 되는 초저예산 독립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이정현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주며 2년 연속 저예산 영화를 영화시상식의 꽃으로 불리는 여우주연상의 얼굴로 선택한 것이다.

물론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선택이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은 절대 아니다. 이정현이야 지금은 배우보다 가수로서 더 유명할 수도 있지만, 배우로서도 데뷔작인 '꽃잎'부터 시작해 여느 여배우가 따라오기 힘든 강렬한 연기로 주목받아온 배우이고,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이정현이 보여준 연기는 충분히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수 있는 연기였다.

하지만 그동안 대작영화들이나 상업영화에 비교적 후한 점수를 매겨오던 영화시상식에서 2년 연속 저예산 독립영화의 여주인공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것은 분명 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청룡영화상은 그런 연기 외적인 부분에 흔들리지 않고 '한공주'의 천우희에 이어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정현을 선택하며 뛰어난 안목을 자랑했다.

청룡영화상의 안목도 대단했지만, 그보다 더욱 감동적인 순간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이정현의 수상소감이었다.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자리에서부터 울먹거리기 시작한 이정현은 "쟁쟁한 선배님들이 계셔서 전혀 수상을 생각 못 했다. 너무나 작은 영화라"라며 눈물을 쏟았다.

이어 이정현은 "'꽃잎'으로 청룡에 오고 20년 만에 다시 와서 재미있게 즐기다 가려고 했는데, 상까지 주셔서 감사하다"며 "이 상을 계기로 다양성 영화들이 사랑받아서 한국영화가 더욱 발전되면 좋겠다"며 수상의 기쁨과 함께 한국영화를 위한 고언도 아끼지 않아 큰 박수를 받았다.

◆ '베테랑' 류승완 감독 대신한 강혜정 대표의 불안하던 대리수상…'부당거래' 수상소감 사건 데자뷰?

▲ '베테랑'으로 감독상을 수상했지만 차기작 준비 관계로 해외 체류중인 류승완 감독을 대신해 감독상을 대리수상한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 [사진 = SBS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방송화면 캡처]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 '베테랑'의 류승완 감독이 감독상 수상자로 발표되는 순간, 4년 전 청룡영화상의 데자뷰를 보는 기분이었다.

류승완 감독은 2011년 청룡영화상에서 '부당거래'로 감독상을 수상한 것에 이어, 2015년에도 다시 한 번 '베테랑'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두 번의 수상순간 모두 류승완 감독은 무대 위에 없었다. 2011년에는 차기작 '베를린'을 준비하기 위해 해외에 있었고, 2015년에는 역시 차기작 '군함도'를 준비하기 위해 일본에 있어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것.

결국 류승완 감독은 2011년과 2015년 두 차례 감독상 수상의 영광을 본인이 직접 누리지 못하고 아내이자, 그의 영화적 파트너인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에게 고스란히 그 몫을 돌렸다. 하지만 이날 '베테랑'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류승완 감독을 대신해 대리수상을 하러 무대에 올라온 강혜정 대표의 표정은 그렇게 밝지 않았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강혜정 대표의 복잡한 심경을 살펴보려면 2011년 '부당거래'로 류승완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던 순간을 기억해야만 한다. 당시 류승완 감독은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혜정 대표에게 대리수상을 하면서 수상소감까지 준비시키는 치밀함(!)을 보였다.

심지어 당시 강혜정 대표가 류승완 감독의 수상소감이라며 말했던 수상소감이 심히 걸작이었다. "나는 세상의 모든 부당거래에 반대한다." 당시 한국 사회의 뜨거운 이슈였던 한미 FTA에 대해 던지는 쓴 소리였다. 게다가 이날 강혜정 대표는 '부당거래'가 감독상에 이어 작품상까지 수상하며 무대에 다시 올라야 했으니 그 부담감은 말로 다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아쉽다면 아쉽고, 다행이라면 다행인 일이지만 26일 진행된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강혜정 대표의 대리수상 소감은 "이 상은 제가 류승완 감독님에게 잘 전달해주도록 하겠습니다"로 매우 평범했다. 하지만 강혜정 대표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디. 강혜정 대표의 대리수상을 지켜보며 왠지 류승완 감독이 감독상 수상을 대비해 뭔가 수상소감을 말해줬지만, 강혜정 대표가 부담감에 수상소감을 말하지 않았던 것 같다는 의심이 살짝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 '소수의견' 손아람 작가의 의미심장한 수상소감 "이 땅의 유령작곡가들을 응원합니다"

▲ '소수의견'으로 각본상을 수상한 김성제 감독과 손아람 작가 [사진 = SBS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방송화면 캡처]

대중문화인 영화가 정치·사회적인 이슈와 영화 외적으로 엮이는 것을 기피하는 한국 사회의 특성 상, 한국의 영화시상식에서 용기 있는 수상소감을 듣기란 쉽지 않다.

영화인을 비롯한 스타들의 정치참여가 활발한 미국에서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정치적인 발언을 듣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볼링 포 콜럼바인'으로 2003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마이클 무어의 "미스터 부시, 당신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Mr. Bush, Shame on you)라며 이라크 전쟁에 대해 비난했고,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패트리샤 아퀘트는 "우리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의 동등한 권리를 위해 싸워왔고, 이제는 임금 평등과 여성들의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할 때"라고 수상소감을 말해 환호를 받았다.

물론 한국에서도 용기 있는 수상소감이 등장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절정은 한미 FTA로 뜨거웠던 2011년과 대선을 앞둔 2012년이었다. 2011년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류승룡은 "이 공정성 있는 심사를 내년에는 설마 미국사람들이 맡지는 않겠죠?"라고 농담처럼 한미 FTA에 대해 비난했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감독상을 수상한 류승완 감독도 "나는 세상의 모든 부당거래에 반대한다"며 같은 의미의 말을 전했었다.

대선을 앞둔 2012년 청룡영화상의 멘트는 더욱 뜨거웠다. 2년 연속으로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류승룡은 그의 출연작 '광해 : 왕이 된 남자'를 이야기하며, "얼마 안 있으면 정말 큰 소통을 이루어야 할 날이 오는데, 여러분 하나하나가 킹메이커라고 생각하고 소통을 정말 잘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뽑았으면 좋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고, '피에타'로 작품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도 "돈보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뼈가 있는 말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최민식도 '범죄와의 전쟁'으로 남우주연상 수상 직후 '터치' 민병훈 감독의 이야기를 꺼내며 한국영화계의 현실을 조용히 되짚었다. 할리우드처럼 직설적으로 정치·사회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풍토에서는 이렇게 은근히 돌려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도 매우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2015년 11월 26일, 제36회 청룡영화상에서는 정치적인 의미가 담긴 수상소감은 없었지만, 참으로 용기있고 의미심장한 수상소감이 한 번 더 등장했다. '소수의견'으로 김성제 감독과 함께 각본상을 공동으로 수상한 손아람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손아람 작가는 평범한 수상소감을 마친 뒤, 잠시 머뭇거리며 "저는 이 땅의 유령 작곡가들을 응원합니다"라는 말로 수상소감을 마무리해 눈길을 끌었다.

손아람 작가가 말한 '유령 작곡가'들이란 영화와 드라마 OST를 만들었지만 크레딧에 이름이 올라가지 않는 것은 물론, 제대로 된 창작에 대한 권리마저 받지 못하는 작곡가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유령 작곡가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10월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방송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었다.

손아람 작가의 수상소감은 매우 짧고 간결했음에도 묵직하게 보는 이의 가슴에 남았다. 과거 생계유지조차 힘들 정도로 박봉에 가혹한 처우에 시달리던 대다수 영화 스태프들의 생계는 영화인들의 끈질긴 투쟁으로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영화계에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손아람 작가가 말한 '유령 작곡가'는 '시사매거진 2580'에 나온 '유령 작곡가'만이 아니라 아직도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영화인들 모두를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했다.

1963년 시작된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올해로 36회를 맞이했으며, 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1993년 14회 청룡영화상부터 19회를 제외하고 총 22번 청룡영화상 사회를 맡은 '청룡의 연인' 김혜수와 2012년 33회 청룡영화상부터 4년 연속 진행을 맡은 유준상이 올해도 사회를 맡았으며,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오후 8시 45분부터 SBS를 통해 생중계됐다.

◆ 제36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명단

▲ 최우수 작품상 : 암살
▲ 감독상 : '베테랑' 류승완 감독
▲ 남우주연상 : '사도' 유아인
▲ 여우주연상 :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
▲ 남우조연상 : '국제시장' 오달수
▲ 여우조연상 : '사도' 전혜진
▲ 신인감독상 : '거인' 김태용 감독
▲ 신인남우상 : '거인' 최우식
▲ 신인여우상 : '간신' 이유영
▲ 촬영상 : '사도' 김태경
▲ 조명상 : '사도' 홍승철
▲ 음악상 : '사도' 방준석
▲ 미술상 : '국제시장' 류성희
▲ 기술상 : '암살' 조상경, 손나리
▲ 각본상 : '소수의견' 김성제, 손아람
▲ 편집상 : '뷰티 인사이드' 양진모
▲ 청정원 인기스타상 : 박서준, 이민호, 박보영, 김설현
▲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 국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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