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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2차전 악령' 홍명보호, 후회만 남긴 알제리전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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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2차전 악령' 홍명보호, 후회만 남긴 알제리전 참패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23 0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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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에만 세 골 내주며 알제리에 2-4 완패, 16강 자력 진출 무산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러시아와 비기고 기분좋게 브라질 월드컵을 시작했던 한국 월드컵 축구 대표팀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와 함께 16강 진출도 힘들어졌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컵 축구 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 에스타지오 베이라 히우에서 열린 알제리와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H조 2차전에서 중앙 수비를 그대로 열어주며 전반에만 3실점한 끝에 2-4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1무 1패를 기록, 남은 벨기에전에서 이겨도 1승 1무 1패에 그쳐 자력 16강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한국이 16강에 오르려면 벨기에를 무조건 꺾은 뒤 러시아가 알제리를 상대로 이기거나 러시아와 알제리가 비겨야만 한다.

한국이 벨기에를 꺾는다는 가정 아래 러시아가 알제리를 이기면 1승 1무 1패가 되고 알제리가 러시아와 비겨도 1승 1무 1패가 된다. 이 경우 골득실 또는 다득점을 따져야 하는데 현재 러시아의 골득실은 -1, 알제리는 +2인 반면 한국은 -2이다.

결국 한국으로서는 이미 H조에서 2연승을 거둔 벨기에를 상대로 많은 골을 넣고 큰 점수차로 이겨야만 16강을 바라볼 수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 0-5 패배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르헨티나전 1-4 패배에 이어 조별리그 2차전에서 다시 한번 생각하기도 싫은 패배를 맛봤다. 그러나 앞선 두 차례와 달리 이번 패배는 강호가 아닌 만만한 상대에게 당했다는 점에서 그 충격이 더했다.

벨기에에게 1-2로 역전패, 벼랑 끝에 몰린 알제리가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특히 알제리는 벨기에전에서 선발로 내보내지 않았던 자멜 메스바흐, 야신 브라히미, 이슬람 슬리마니, 압델무멘 자부, 아이사 만디 등 베스트 11에 넣으며 선수 구성을 대폭 바꿨다.

알제리의 '벼랑 끝 전술'에 한국은 전반 내내 제대로 된 공격 한번 펼쳐보지 못했다. 알제리의 파상 공격에 초반부터 밀렸다.

전반 10분 넘어서 손흥민과 구자철, 이청용의 공격이 살아나며 대등한 경기가 되는 듯 보였지만 알제리의 골문을 향해 단 1개의 슛도 때리지 못했다.

전반 26분 한순간에 포백 라인이 무너지며 선제골을 내주면서 급격하게 분위기가 알제리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알제리 진영 미드필드 지역에서 칼 메자니가 단번에 찔러준 공을 받은 슬리마니에게 단숨에 중앙 수비가 뚫렸다. 김영권과 홍정호가 슬리마니를 가운데 두고 따라갔지만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

불과 2분 뒤에는 코너킥 세트플레이에서 허무하게 두번째 실점했다. 자부의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골키퍼 정성룡이 위치 선정 실수와 함께 수비진이 라피크 할리시를 놓치면서 헤딩골을 내줬다.

순식간에 0-2가 된 뒤에도 한국의 공격은 제대로 풀리지 않았고 전반 38분 세번째 실점으로 무너졌다.

알제리 진영에서 넘어온 공을 홍정호가 머리로 떨군 것이 그대로 슬리마니 발 앞에 떨어졌고 슬리마니의 어시스트를 받은 자부에게 세번째 골을 내줬다.

전반 슛 숫자 0-12라는 숫자가 말해주듯 전반은 그야말로 참패였다.

한국은 후반 들어 전열을 재정비하며 알제리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만회골을 만들어냈다. 기성용이 한국 진영에서 길게 찔러준 공이 손흥민의 등을 맞고 떨어졌고 손흥민은 이를 잡아 골키퍼 다리 사이로 빠지는 골로 1-3으로 쫓아갔다.

이후 기성용의 중거리 슛 등으로 알제리를 거세게 밀어붙이며 분위기를 탔고 후반 11분 박주영 대신 김신욱을 투입시키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절실히 바랐던 추격골 대신 네번째 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후반 17분 수비가 알제리의 아기자기한 2대 1 패스에 뚫렸고 소피안 페굴리의 패스를 받은 야신 브라히미에게 다시 한번 골문을 열어주고 말았다.

후반 19분 이청용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하며 총공세에 나선 한국은 후반 27분 김신욱이 머리로 떨궈준 것을 손흥민과 이근호를 거쳐 크로스를 올린 것이 구자철의 왼발 슛 골로 연결되며 다시 2골 차이로 따라 붙었지만 더이상 추격하지 못한채 무릎을 꿇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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