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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서울] 추성훈 불혹 투혼, 마지막일지도 모르기에 더욱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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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서울] 추성훈 불혹 투혼, 마지막일지도 모르기에 더욱 뜨거웠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1.29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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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운드 체력 저하" 미국 매체 예상 빗나가…2라운드 그로기 대반전 일보직전 가고도 아쉬운 판정패

[올림픽공원=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일본에 귀화한 '섹시야마'가 아닌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추성훈으로 옥타곤에 처음으로 오른 무대였다. 그리고 지난 2007년 10월 히어로즈 대회 이후 8년 만에 한국에서 갖는 격투기 경기였기에 더욱 승리에 대한 절실함이 더했다. 하지만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도 결과는 아쉬운 패배였다.

추성훈은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벌어진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파이트 나이트 79) 웰터급 경기에서 주짓수 출신 알베르토 미나와 맞서 싸웠지만 1-2 판정패했다.

추성훈은 지난 2009년 7월 UFC 100 대회에서 앨런 벨처를 상대로 판정으로 데뷔전 승리를 거뒀지만 이후 전적은 좋지 못했다. 내리 4연패하면서 사실상 UFC 무대에서 멀어졌다. 2년 6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아미르 사돌라를 맞아 옥타곤에 다시 오르고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긴 했지만 위치는 불안했다. 당시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경기였기에 얻은 기회라고 봐도 무방했다.

▲ 추성훈(위)이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웰터급 경기에서 알베르토 미나에게 파운딩 공격을 퍼붓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제공]

이후 추성훈은 파이터라기보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랑이 아빠'로 이미지가 더욱 굳어졌다. 추성훈이 유도가로서 명성을 쌓았고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따냈지만 현재 파이터로서 이미지는 많이 퇴색된 것이 사실이다.

미국 격투기 전문매체 역시 "추성훈은 현재 파이터라기보다 연예인에 가깝다. 게다가 40의 나이이기 때문에 3라운드를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어쩌면 추성훈이 감내해야 할 평가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추성훈은 이번 대회를 위해 이를 악물고 훈련에 임했다. 40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엄청난 등근육을 키웠을 정도로 최고 컨디션을 자랑했다.

하지만 추성훈에게 불운의 시간이 닥쳐왔다. 2라운드 중반 미나의 로블로를 맞고 한참동안 고통을 참지 못했다. 3, 4분 동안 호흡을 가다듬은 추성훈은 다시 미나와 격돌했지만 흐름을 뺏겼다. 2라운드 막판 그로기 상태까지 가면서 TKO패 직전까지 몰렸다.

▲ 추성훈(오른쪽)이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웰터급 경기에서 알베르토 미나에게 주먹으로 가격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제공]

그 순간 추성훈은 다시 힘을 냈다. 추성훈은 종료 벨이 울리면서 그로기 위기에서 빠져나왔고 3라운드 오히려 미나를 밀어붙이며 승리 일보 직전까지 갔다.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지만 투혼을 불살랐다. 힘이 떨어질수록 추성훈을 연호하는 팬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져갔고 미나는 체력의 한계에 부딪히며 뒤로 눕기 일쑤였다.

결과는 추성훈의 패배. 2라운드에서 그로기까지 갔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불혹 투혼을 불사르며 "3라운드에 지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기좋게 뒤집었다.

추성훈은 경기가 끝난 뒤 "2라운드에 패배 직전까지 갔지만 넘어져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에서 나를 연호하는 목소리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큰 힘이 됐다"며 "3라운드에서 체력이 고갈됐지만 그래도 싸울 수 있었던 힘은 팬들의 목소리였다. 덕분에 끝까지 싸울 수 있었고 졌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다만 추성훈은 이날 패배로 UFC에서 입지가 불안해졌다. 추성훈은 "아직 UFC와 계약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며 불안한 자신의 위치를 인정했다. 아시아내 UFC 메인 이벤터로서 자리하고 싶다는 추성훈의 욕심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그렇기에 불혹의 투혼, 불혹의 청춘은 더욱 옥타곤에서 뜨겁게 타올랐다.

▲ 추성훈이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웰터급 경기에서 알베르토 미나에게 판정패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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