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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서울] '파이트 오브 나이터' 함서희, 옥타곤에서 아름다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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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서울] '파이트 오브 나이터' 함서희, 옥타곤에서 아름다운 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1.29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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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보다 10cm 이상 큰 케이시에 인파이팅 역습…한국 여성 파이터 강인함 보여주며 5만 달러 보너스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함더레이 실바' 함서희가 치고 빠지는 아웃복싱 대신 인파이팅으로 역을 찌르면서 한국 여성 파이터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자신의 UFC 데뷔전에서는 아쉽게 졌지만 이를 교훈삼아 자신보다 13cm나 큰 170cm 장신의 코트니 케이시를 상대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면서 UFC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함서희는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파이트 나이트 79) 여자 스트로급 경기에서 케이시를 맞아 인파이팅으로 파고 들어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함서희는 미디어 데이 행사 당시 "스피드가 좋기 때문에 치고 빠지기도 하겠지만 나보다 13cm 큰 케이시를 공략할 방법이 있다"며 "전술은 직접 경기장에 와서 확인해달라"고 말했다. 함서희의 전술은 신장과 리치의 열세를 단번에 극복하는 인파이팅이었다.

▲ 함서희(오른쪽)가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대회 여자 스트로급 경기에서 코트니 케이시를 상대로 접근전을 펼치며 펀치 공격을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제공]

사실 함서희가 인파이팅으로 나온다는 것은 어느정도 예견됐다. 함서희의 경기 스타일 자체가 귀여운 외모와 달리 화끈하고 돌진형 타격전을 선호해 반더레이 실바 이름을 본따 '함더레이 실바'라는 별명까지 있을 정도다.

함서희는 이미 지난해 12월 조앤 캘더우드를 상대로도 인파이팅을 선보인 적이 있다. 자신보다 11cm 큰 캘더우드에게 리치 열세를 보였지만 물러서지 않고 저돌적으로 맞섰다. 당시 UFC에서도 '공격형 파이터'로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함서희는 케이시를 상대로는 치고 빠지는 전술도 함께 덧붙였다. 1라운드 초반 리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빠른 발로 움직였다. 한차례 케이시의 하이킥이 함서희의 턱에 적중하고 펀치가 들어오자 함서희는 다시 저돌적인 자세로 변해 인파이터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치고 빠지는 전술을 하다가 갑자기 인파이팅으로 들어오니 케이시도 당황하면서 등을 보이기도 했다.

케이시가 함서희의 경기 스타일을 완전히 분석하지 못한 탓도 있다. 보통 신장과 리치에서 열세를 보이는 선수는 아웃복싱 전술을 쓰기 때문에 케이시 역시 함서희가 치고 빠지는 전술로만 일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함서희가 캘더우드와 경기처럼 저돌적으로 나서자 펀치를 이겨내지 못했다.

UFC는 함서희의 저돌적인 파이팅에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로 5만 달러의 보너스까지 줬다. 그만큼 함서희의 인파이팅에 반했다는 뜻이다. 경기가 끝난 뒤 "아름다운 밤"이라고 말했던 함서희로서는 UFC 첫 한국 대회를 치른 2015년 11월 28일이 정말로 아름다운 날이 됐다.

UFC는 팬들의 흥미를 위해 함서희처럼 저돌적인 선수를 선호한다. 이는 함서희가 UFC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턴건' 김동현이 한국 파이터의 UFC 진출을 열었듯 이젠 함서희가 여성 파이터의 선두주자가 됐다.

▲ 함서희(오른쪽)가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대회 여자 스트로급 경기에서 코트니 케이시에게 킥 공격을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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