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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석에서 위협구 공포증을 떨쳐내기 위한 조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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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석에서 위협구 공포증을 떨쳐내기 위한 조건들
  • 박용진 편집위원
  • 승인 2014.06.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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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용진 편집위원] 최근 투수가 타자 머리를 향해 던지는 헤드샷 때문에 퇴장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1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SK전. SK의 외국인 투수 조조 레이예스가 삼성 박석민에게 머리 쪽으로 빈볼을 던져 머리를 정통으로 맞히는 끔찍한 일이 있었다.

이런 투구는 정말로 위험하고 심지어 선수 생명까지 빼앗아 갈수 있기 때문에 심판은 레이예스에게 퇴장을 선언했다. 다음날 이만수 감독은 레이예스를 2군으로 내려보내는 조치까지 했다.

헤드샷 퇴장은 크리스 옥스프링(롯데)에 올 시즌 두 번째며 올 시즌 총 5번째 퇴장이다. 박석민은 공을 맞은 직후 병원으로 후송됐다. 검사 결과 두피에 피가 고여 있으나 수일 내 없어질 것으로 확인돼 복귀에 지장이 없게 됐다.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다.

▲ 타자들은 늘 머리나 몸에 공을 맞을 위험을 안고 타석에 나선다. 지난 4월 NC 이종욱이 문학 SK전에서 몸쪽으로 날아온 공에 놀라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수들은 가끔씩 위협투를 던져 타자를 겁먹게 하여 타격 밸런스를 흩뜨려 놓는다. 타자가 제대로 타격을 못하게 하는 방편으로 종종 사용하지만 이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동업자 정신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빈볼, 위협구 문제는 큰 부상으로 이어져 선수 생명까지 지장을 줄 수 있다. 다른 팀에 대한 배려와 부상 방지 노력이 없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빈볼이 아닌 이상 웬만한 폭투는 타자가 정신만 차리고 있다면 피할 수 있다. 이를 피할 수 없다면 좋은 타자라 할 수 없다.

타자들은 스프링 캠프에서 몸 쪽으로 투구가 왔을 때를 대비해 시계방향으로 몸을 비트는 훈련을 한다. 이는 실투로 공이 몸쪽으로 왔을 경우, 엉덩이나 등에 맞아 큰 부상을 피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타자들은 공이 몸 쪽으로 들어왔을 때 조금만 피해도 치명적인 부상을 면할 수 있다.

타격에 가장 지장을 주는 부위는 팔과 팔목, 팔꿈치다. 투구에 맞을 경우 이 부분에 맞으면 당장 골절상을 입게 되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된다. 다행히 요즘에는 귀까지 덮는 헬멧과 각종 보호대를 착용해 부상 위험도 줄었다.

타자들은 머리에 공을 맞고 나면 공포증(Phobia) 때문에 타격에 어려움을 겪는다.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외야수 중에 폴 블레어(Paul Blair)란 선수가 있었다. 블레어는 1972 시즌 중 공에 맞고 이후 타석에 나갈 때 마다 겁을 먹어 제대로 방망이를 돌리지 못했다. 타격감각을 잃은 그는 그 해 선수 생활 중 가장 저조한 타율을 남겼다.

블레어는 어떻게 하면 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끝에 정신과 의사에게 진찰을 받게 된다. 상담을 한 의사는 여러 측면의 검사를 통해 블레어의 반사 신경이 빠르기 때문에 충분히 폭투를 피할 수 있다는 신념을 불어넣었다.

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낸 블레어는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하여 다음 시즌 2할대에서 3할대로 타율이 껑충 뛰어올랐다.

어느 타자나 위협구에는 공포증을 갖게 마련이다. 그러나 큰 타자가 되려면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 된다. 어느 심리학자의 조사에 따르면 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2주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타석에서 공에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타자의 숙명이라고 긍정하고 나면 두려움이 다소 줄어들 것이다. 전장에서 죽음을 각오한 병사는 훨씬 잘 싸워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다는 사실과 다를 바 없다.

sportsfactory@sporst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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