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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손 못잡은 '드록신'의 4가지 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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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손 못잡은 '드록신'의 4가지 비탄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6.25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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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월드컵, 부고-재난 비보 분투, 3회 연속 16강 좌절

[스포츠Q 민기홍 기자] 결국 세 번째 도전도 실패였다. 이번만큼은 마지막이었기에,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쳤기에 더욱 간절하게 승리를 바랐지만 끝내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드록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코트디부아르의 '살아있는 전설' 디디에 드로그바(36·갈라타사라이)가 또 눈물을 삼켰다.

코트디부아르는 25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의 카스텔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C조 최종전에서 그리스에 1-2로 패하며 사상 첫 16강 진출의 꿈을 눈앞에서 놓쳤다.

세 번째 16강행이 좌절된 뒤 '드록신'은 누구보다 비탄에 잠겼다. 4가지 면에서 더욱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다시 오지 않을 월드컵이라 더 아쉬웠다.

코트디부아르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네덜란드·아르헨티나와 한 조에,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선 브라질·포르투갈과 한 조에 속했다. 연속 '죽음의 조'에 편성된 탓에 조별리그에서 분루를 삼켰던 드로그바는 마지막이 될 브라질월드컵에서만큼은 16강에 오르기를 바랐다.

이번만큼은 콜롬비아, 그리스, 일본 등 지난 두 대회와 비교와 훨씬 수월한 대진을 받아 어느 때보다 조별리그 통과를 자신했다. A매치 104경기 63골이라는 위대한 기록을 남겼지만 드로그바의 커리어에 월드컵 16강은 없다.

눈앞까지 다가왔던 16강이었기에 억울했다.

경기 종료 직전 코트디부아르는 그리스 공격수 요르기오스 사마라스를 막는 과정에서 공격수 조바니 시오가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하고 말았다. 사마라스는 이를 놓치지 않고 그리스를 16강에 올렸다.

3분만 버텼더라면 드로그바는 그토록 꿈꿨던 토너먼트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페널티킥 판정이 나오자 벤치서 이를 지켜보던 드로그바는 침통한 표정으로 코를 한 번 만질 뿐이었다. 오심 논란이 거셌지만 끝내 하늘이 도와주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동료의 아픔을 덜어주고 싶었기에 더 간절했다.

드로그바는 지난 20일 콜롬비아에 1-2로 패한 후 비보를 들었다. 동료 미드필더 야야 투레(맨체스터 시티)와 수비수 콜로 투레(리버풀)의 동생 이브라힘이 암 투병 중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날 코트디부아르 선수단은 검은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다.

조별리그 1,2차전에서 후반 교체로 나섰던 드로그바는 이번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투레 형제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려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씁쓸했다.

슬픔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해 더욱 안타까웠다.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은 대형 홍수라는 국가적 참사를 맞은 조국에 축구로 위로하고 희망을 안기려 했다. 정신적 지주 드로그바는 자연 재해로 슬픔에 잠긴 국민들을 위해 16강이라는 승전보를 전하고 싶었다.

일본전같은 ‘미친 존재감’은 없었지만 드로그바는 분전했다. 후반 33분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기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벤치에 돌아가서도 선수들과 함께 마음으로 뛰었다. 조국을 위해 누구보다 승리하고 싶었다.

하늘은 무심하게도 ‘드록신’을 외면했다. 잉글랜드 프리머어리그(EPL) 첼시와 터키리그 갈라타사라이에서는 수많은 우승컵을 들었던 주인공이었지만 월드컵에서만큼은 쓸쓸한 조연으로 떠나야 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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