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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캐릭터 전시장으로 변질된 타임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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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캐릭터 전시장으로 변질된 타임스퀘어
  • 이상은 통신원
  • 승인 2014.06.2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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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이상은 뉴욕통신원] 하루에 11만명이 찾는 뉴욕의 타임스퀘어. 뉴욕을 대표하는 명소다. 타임스퀘어 하면 빠지지 않는 명물이 있다. 바로 팬티 차림으로 기타를 치고 노래해 수많은 관광책자에 소개된 네이키드 카우보이다.

그런데 지난 2012년 이 네이키드 카우보이와 맞서겠다고 북미 원주민 패션의 ‘네이키드 인디언’이 나타나 둘 사이에 엄청난 신경전이 벌어졌다. 한쪽에서 팬티 바람의 카우보이가 기타를 치면, 길 건너편에서는 네이키드 인디언이 전통북을 치며 돌아다녔으니 볼만한 풍경이었다.

▲ 네이키드 카우보이(왼쪽)와 네이키드 인디언
▲ 네이키드 카우보이와 인디언이 등을 맞대고 섰다

그런 타임스퀘어가 지난 1-2년 사이에 네이키드 카우보이·인디언과 같은 고유 캐릭터들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특히 네이키드 인디언 출현 이후 캐릭터들이 조용히 한명씩 새롭게 생기더니 요즘은 타임스퀘어가 캐릭터들의 장이 돼버렸다. 최근 뉴욕을 방문한 이들은 네이키드 카우보이와 자유의 여신상 정도의 인물들을 생각하고 타임스퀘어에 온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

 

▲ 타임스퀘어를 휩쓸고 있는 만화 캐릭터들

요즘은 마치 디즈니월드에 온듯 수많은 유명 카툰 캐릭터들이 타임스퀘어 거리를 누비고 다닌다.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인 미키마우스와 도널드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인 스폰지 밥, 엘모, 슈렉에서부터 영화 캐릭터인 배트맨, 스파이더맨, 어벤저 등등 없는 캐릭터 백화점을 연상케 할 정도다.

▲ 토이스토리 캐릭터

이들은 얼굴도 볼 수 없는 캐릭터 옷을 입은 채 관광객에게 다가가 환심을 산 뒤 사진 한두장 찍고 몇달러의 팁으로 돈벌이를 한다. 하루 6시간 일하고 280달러 정도를 버니 1주일 동안 600달러의 수입은 너끈히 챙긴다. 그러니 하루가 멀다하고 그 수가 많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2월 한 스파이더맨이 팁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가 보는 앞에서 그 엄마를 욕하고 손찌검을 한 사건이 있은 이후부터 점차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붙잡힌 스파이더맨은 여성의 몸을 성추행하듯 만지는 일명 ‘그로핑(groping)'으로 체포됐는데 지난 열흘 동안만 해도 벌써 4명의 캐릭터들이 부적절한 행동으로 체포됐다.

▲ 관광객들과 사진촬영을 한 뒤 팁을 얻는 캐릭터들

이런 일들이 잦아지다보니 캐릭터들의 수가 문제로 부상했다. 타임스퀘어 얼라이언스 협회에서는 뉴욕시에서 이들을 철처히 면허제로 규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 두해 전, 추운 겨울에 관광객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열심히 기타치며 노래한 네이키드 카우보이의 명성은 괜히 생긴 것이 아닌듯 싶다. 단련된 몸을 보여줘야 하므로 14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운동을 했다는 그는 요즘 이 캐릭터들 뒤에 가려져 보기 힘들어졌다.

▲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경찰에 체포되는 캐릭터들

만화 캐릭터 복장을 하고 타임스퀘어에 나오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므로 규제할 법조항은 없다. 하지만 거리를 즐겁게 해줘야하는 이들이 오히려 불쾌감을 조성, 타임스퀘어를 피해 다니는 뉴요커들이 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sange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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