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미식축구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던 김진국 감독의 호언장담이 실현됐다. 서울 DDP 골든이글스가 11년 만에 김치볼을 품에 안았다.

골든이글스는 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대운동장에서 개최된 제21회 김치볼(Kimchi Bowl XXI)에서 동의대 터틀파이터스를 26-6으로 누르고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김치볼은 대학미식축구선수권(타이거볼) 우승팀과 사회인미식축구리그(광개토볼) 챔피언이 격돌해 최고 풋볼 클럽을 가리는 ‘한국의 슈퍼볼’이다.

형님들의 완승이었다. 골든이글스는 거친 플레이로 동의대의 기를 누르며 초반 흐름을 가져갔다. 1쿼터 와이드리시버 댄 시게티의 돌파, 쿼터백 카일 오티스의 패스에 이은 션 맥코믹의 캐칭으로 12-0 리드를 잡았다. 두 번째 터치다운 때 얻은 보너스 킥까지 성공, 13-0으로 앞서나갔다.

상대 외국인 선수들의 압도적인 기량에 놀라 움츠려 있던 동의대는 2쿼터 러닝백 한수일의 65야드 단독질주 터치다운으로 추격에 나섰지만 트라이 킥을 놓쳐 오름세를 잇지 못했다. 골든이글스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카일과 댄의 터치다운 합작으로 전반을 20-6으로 마쳤다.

한결 여유를 가진 골든이글스는 후반 들어서도 아우들을 한 수 지도했다. 3쿼터 중반 댄이 라인맨의 도움 속에 동의대 수비진을 뚫고 쐐기 터치다운을 작렬했다. 동의대의 반격 의지를 완벽하게 꺾는 시원한 질주였다. 26-6. 이것으로 경기는 끝이었다.

이로써 사회인 팀의 초강세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게 됐다. 최근 5년 중 타이거볼 우승팀이 프레지던트 헬멧까지 거머쥔 사례는 2013년 부산대뿐이다. 골든이글스는 대구 피닉스(2010년), 서울 워리어스(2011년), 필스 바이킹스(2012년), 삼성 블루스톰(2014년)에 이어 사회인 팀의 자존심을 지켰다.

타이거볼 4회 우승에 빛나는 대학 최고 명문 동의대는 12, 13, 14, 20회 준우승에 이어 이번에도 마지막 고비를 넘어서지 못하고 또 다시 정상 문턱에서 눈물을 흘려야 했다. 김용희 감독은 “이러다 김치볼 준우승 징크스가 생길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최우수선수(MVP)는 수차례 명품 패스를 날린 카일의 차지였다. 골든이글스 주장 김상규와 동의대 타이트엔드 윤재형이 우수선수상을 받았다. 골든이글스 김진국 감독과 김기연 매니저는 각각 우수지도자상, 우수매니저상을, 이보형 심판이 우수심판상을 수상했다.

■ 개인 수상자 명단
△ MVP = 카일 오티스(골든이글스)
△ 우수선수상 = 김상규(골든이글스), 윤재형(동의대)
△ 우수지도자 = 김진국(골든이글스)
△ 우수매니저 = 김기연(골든이글스)
△ 우수심판상 = 이보형
△ 베스트 11 = 김홍록, 윤여경, 이호, 마크, 앤토니오 브라운, 임승순(이상 골든이글스) 남인제 김봉재 박준호 조현서 배지훈(이상 동의대)

■ 김치볼 역대 우승-준우승팀

트윗하기

민기홍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