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09:04 (수)
[SQ포커스] 제2의 원더보이는 누구? 브라질을 달구는 '영건'들의 전쟁
상태바
[SQ포커스] 제2의 원더보이는 누구? 브라질을 달구는 '영건'들의 전쟁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26 2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네덜란드 데파이 2골 맹활약…벨기에 오리기도 '월드컵 2014 영 플레이어상' 후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을 보면서 빠질 수 없는 재미는 바로 어린 선수들의 맹활약이다. 전세계 특급 스타들이 경쟁을 벌이는 월드컵에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신예들이 깜짝 놀랄만한 활약을 펼치는 것을 보는 것은 늘 즐겁다.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펠레가 17세의 나이로 6골을 터뜨리며 브라질을 사상 첫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것을 시작으로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는 독일의 '카이저' 프란츠 베켄바워,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는 엔조 시포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1994년 미국 대회에서는 네덜란드의 마르크 오베르마스가 맹활약했고 잉글랜드의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과 미국의 랜던 도너반은 각각 1998년 프랑스 대회와 2002년 한일 대회에서 약관 또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나이에 맹활약했다.

이에 FIFA에서는 테크니컬 스터디 그룹의 투표를 통해 선정하는 '베스트 영 플레이어'를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부터 뽑고 있다. 대회가 열리는 연도에서 21을 뺀 연도의 1월 1일 이후에 태어난 선수들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은 1993년 1월 1일 이후에 태어난 선수들이 그 대상이다.

독일 월드컵과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루카스 포돌스키(29)와 토마스 뮐러(25·이상 바이에른 뮌헨) 등 독일 선수들이 영광을 가져갔다. 뮐러는 특히 남아공 월드컵에서 골든슈(득점왕)까지 받으며 일약 스타로 발돋움했다.

◆ 데파이·오리기·킨테로, A매치 첫 골을 월드컵에서

역대 베스트 영 플레이어를 봤을 때 팀의 승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적인 골이 많아야 수상 가능성이 높다.

이 기준으로 봤을 때 지금까지는 네덜란드의 멤피스 데파이(20·PSV 아인트호번)이 유력하다.

데파이는 19일 호주와 2차전에서 2-2 동점이던 후반 23분 결승골을 넣으며 네덜란드의 2연승을 이끌었다. 데파이는 칠레전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을 넣으며 2골로 수상 후보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있다.

데파이는 소속팀인 PSV 아인트호번에서도 측면 공격수로 활약하며 일찌감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2013~2014 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정규리그 32경기에서 12골을 넣으며 득점력을 발휘한 데파이는 호주전에서 후반 3분 교체로 들어간 뒤 결승골을 터뜨림으로써 자신의 A매치 첫 골을 기록했다. 특히 데파이는 이날 골로 20년 4개월의 나이에 A매치 득점을 올리며 네덜란드 선수로는 역대 월드컵 최연소 기록까지 세웠다.

벨기에의 디보크 오리기(19·릴)도 빼놓을 수 없다. 오리기는 23일 러시아전에서 후반 43분 천금같은 결승골을 넣으며 벨기에의 2연승과 함께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벨기에 주필러리그 헹크의 유스 클럽 출신인 그는 2010년 릴로 이적한 뒤 지난해 2월에야 프랑스 리게앙 첫 경기를 치른 신예다.

그러나 일찌감치 벨기에의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실력을 인정받아왔다. 2010년 15세 이하를 시작으로 차근차근 연령별 대표팀 선수로 뛴 그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9세 이하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19경기에서 10골을 넣을 정도로 득점력까지 인정받았다.

오리기 역시 러시아전에서 올린 득점을 자신의 첫 A매치 골로 장식했다.

콜롬비아의 후안 페르난도 킨테로(20·포르투) 역시 20일 코트디부아르전에서 1-0으로 앞서던 후반 25분 결승골을 넣으며 2-1 승리에 앞장섰다. 킨테로의 결승골 역시 콜롬비아의 2연승과 16강 진출 조기 확정을 이끈 것이었다.

왼발을 잘 쓰기 때문에 종종 아르헨티나 에이스 리오넬 메시(27·FC 바르셀로나)와 비교되기도 하는 킨테로는 이미 19세인 2012년 카메룬을 상대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해까지 A매치 4경기에 출전한 그는 코트디부아르와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A매치 첫 골의 기쁨을 누렸다.

이밖에 벨기에의 로멜로 루카쿠(21·에버턴)나 아드난 야누자이(1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도 골을 노리고 있다. 험난한 토너먼트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을지, 또는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그 기량만큼은 일찌감치 인정받은 영건들이어서 가능성은 열려 있다.

190cm 장신의 루카쿠는 벌써 A매치 출전이 30경기나 될 정도로 일찌감치 가치를 인정받았으나 아직까지 득점이 6골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2013~2014 시즌 임대로 뛰었던 에버턴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1경기에서 15골을 넣은 실력이 있어 언제든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상대팀에게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다.

야누자이도 벨기에 대표팀의 마르크 빌모츠 감독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벨기에 대표팀에 들어오기로 했다며 '생중계'했을 정도로 기대를 갖고 있다.

◆ 바란, 프랑스 중앙 수비 지키는 장벽 맹활약

득점이 없어도 강력한 영 플레이어상 수상자 후보임을 보여주는 선수들도 여럿 있다.

이 가운데 프랑스의 중앙 수비수 라파엘 바란(21·레알 마드리드)은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나서 2경기에서 무실점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 역시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다.

바란은 FIFA 브라질 월드컵 공식 선수 평점인 카스트롤 인덱스에서도 8.72점으로 전체 48위, 수비수 가운데 20번째에 올라 있다.

바란은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일찌감치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아직 젊은 수비수지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세 시즌 동안 뛰면서 정규리그에 38경기에 출전했다. 점점 출전 기회를 늘려가고 있는 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가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전후반과 연장 전후반 등 무려 120분을 소화하며 레알 마드리드에서 없어서는 안될 주전급으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 브라질을 달구는 20대 초반의 '젊은 그대'

베스트 영 플레이어 수상 대상자는 아니지만 20대 초반으로 그 범위를 조금 더 넓혀보면 브라질을 한껏 달구는 젊은 선수들은 수두룩하다.

20대 초반 선수 가운데 가장 뜨거운 선수는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23·AS 모나코)다. 라다멜 팔카오(28·AS 모나코)가 부상으로 인한 수술로 아직까지 몸상태가 완쾌되지 않아 월드컵 무대에 나서지 못한 상황에서 콜롬비아가 3연승으로 거뜬히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로드리게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로드리게스는 그리스전부터 일본전까지 모두 출전해 골을 넣으며 3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 득점 부문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고작 224분을 뛰었음에도 3골과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전체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나이만 맞았다면 가장 강력한 베스트 영 플레이어 수상 후보다.

스위스의 제르단 샤치리(23·바이에른 뮌헨) 역시 '알프스의 메시'라는 별명답게 온두라스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올리며 단숨에 득점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르헨티나전에서 두 골을 넣은 나이지리아의 아메드 무사(22·CSKA 모스크바)와 러시아전에서 경기 최우수선수(MOM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되고 알제리전에서 한 골을 넣었던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 역시 어리다고 결코 얕볼 수 없는 각 팀의 주축이다.

네덜란드의 스테판 더프레이(22·페예노르트 로테르담)은 스페인전에서 '아르마다'를 완파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득점을 올렸고 코스타리카의 조엘 캠벨(22·올림피아코스)도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우루과이를 꺾는데 일조, 코스타리카 돌풍의 핵이 됐다.

네덜란드의 스페인전에서 어시스트를 올린 브루누 마르팅스 인디(22·페예노르트 로테르담)도 네덜란드 전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 주역이다.

◆ 16강 탈락했지만 포기하지 않는 젊음들

비록 팀은 16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은 젊음도 있다.

라힘 스털링(20·리버풀)의 활약은 비록 잉글랜드가 1무2패로 탈락했지만 잉글랜드 미래로 각광받았다.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의 학교를 다니며 축구선수로서 꿈을 키웠던 그는 2010년 퀸즈파크 레인저스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뒤 올시즌 리버풀의 부활을 이끈 주역이 됐다.

스털링은 비록 골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이탈리아, 우루과이 등 강호와 맞서 맹활약했고 카스트롤 인덱스에서도 7.7점의 비교적 고득점을 받았다. 비록 월드컵에서 그의 모습을 더 볼 수는 없겠지만 올해보다 내년, 이번 월드컵보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더 기대되는 선수라는 평가다.

잉글랜드 미드필더 로스 바클리(21·에버턴), 수비수 루크 쇼(19·사우스앰튼) 등도 잉글랜드 미래를 더욱 밝힐 유망주로 떠올랐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