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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지그재그' 징크스, 16년 전으로 돌아간 한국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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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지그재그' 징크스, 16년 전으로 돌아간 한국축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27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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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욕의 한국 월드컵 도전사] 프랑스 월드컵 이후 무승 굴욕, 세계축구 실력차 절감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다시 한번 한국 축구의 파란만장한 월드컵 도전이 끝났다. 아홉번째 월드컵 도전은 1무2패로 끝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컵 축구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H조 마지막 경기에서 벨기에에 0-1로 져 1무 2패의 전적으로 조 최하위에 머물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승리 없이 물러난 것은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16년만이다. 다시 말해 한국 축구의 시계가 16년 전으로 거꾸로 돌아갔다는 뜻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영광은 더이상 말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월드컵에서 굴욕과 영광을 번갈아가면서 맛봤다. 한국 축구는 데뷔 무대였던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헝가리에 0-9, 터키에 0-7로 연달아 지면서 무득점에 16실점으로 마감했다.

32년 뒤 1986년 멕시코 대회를 통해 다시 한번 월드컵 본선 도전에 나선 한국 축구는 나름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디에고 마라도나를 앞세운 아르헨티나를 맞아 박창선이 월드컵 첫 골을 기록했고 불가리아와 2차전에서는 첫 승점까지 따냈다. 스페인 월드컵 우승팀인 이탈리아를 상대로는 2-3으로 지는 등 선전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는 스페인과 첫 경기에서 비기는 등 2무 1패를 기록하며 향후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밝게 했다.

반면 세번째와 다섯번째는 굴욕의 연속이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역대 최고의 멤버라고 자부했던 당시 한국 대표팀은 스페인, 벨기에, 우루과이를 맞아 3연패로 물러났고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하며 차범근 감독의 중도 경질을 불러왔다.

21세기 들어 한국 축구의 월드컵 도전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홈에서 치러진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조련 아래 4강 신화를 이뤄냈다. 1954년 스위스 대회부터 1998년 프랑스 대회까지 4무 10패였던 한국 축구는 2002년 월드컵 첫 경기 폴란드전을 통해 15번째 경기만에 첫 승을 기록했다. 2002년 월드컵에서만 3승 2무 2패를 기록했다.

월드컵 4강 멤버들이 대부분 포함됐던 2006년 독일 월드컵이야말로 지그재그 징크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토고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프랑스와 1-1로 비기며 선전, 징크스는 없어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스위스와 마지막 경기를 제대로 넘기지 못하면서 1승 1무 1패의 전적으로 물러났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그리스전에서 2-0으로 이기면서 조별리그 첫 경기 3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아르헨티나에 1-4로 지긴 했지만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겨 16강 진출에 성공했고 당시 4위까지 오른 우루과이와 16강전에서도 선전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남아공 월드컵 뒤 허정무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조광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일본 원정 평가전에서 완패한 것이 단초가 돼 경질됐다.

곧바로 최강희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으나 최종예선을 힘겹게 통과했다. 예선까지만 맡고 물러나겠다고 했던 최 감독의 뒤를 이어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다.

더구나 홍 감독은 자신의 원칙까지 깨가며 특정 선수 감싸기에 나섰다. '원골, 원팀'을 내세웠지만 원팀이라는 원칙은 박주영(29) 감싸기에 의해 일찌감치 깨졌다. 홍 감독은 선수 기용과 선발에 대해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했고 결국 그 책임을 짊어지하게 됐다.

그리고 세계 축구와 간극이 어느새 더 벌어졌다는 것만 확인했다. 역대 월드컵 대표팀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파 선수들이 포함됐지만 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과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의 중앙 수비는 상대 공격에 속절없이 무너졌고 윤석영(24·퀸즈파크 레인저스)와 이용(28·울산 현대)의 좌우 풀백 역시 믿음직하지 못했다.

아홉번째 월드컵은 실패로 끝났지만 '지그재그' 징크스가 또 다시 재현(?)된다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은 기대해볼만 하다. 막내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은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에이스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김승규(24·울산) 역시 벨기에전 선방으로 새로운 대표팀 넘버원 골키퍼 자리를 예약했다.

■ 역대 한국 축구 월드컵 성적

대회명 경기결과 성적

1954 스위스

[조별리그] 헝가리 0-9패 / 터키 0-7패 (2패)

0 16 16위

1986 멕시코

[조별리그] 아르헨티나 1-3패 / 불가리아 1-1무 / 이탈리아 2-3패 (1무2패)

4 7 20위

1990 이탈리아

[조별리그] 벨기에 0-2패 / 스페인 1-3패 / 우루과이 0-1패 (3패)

1 6 22위

1994 미국

[조별리그] 스페인 2-2무 / 볼리비아 0-0무 / 독일 2-3패 (2무1패)

4 5 20위

1998 프랑스

[조별리그] 멕시코 1-3패 / 네덜란드 0-5패 / 벨기에 1-1무 (1무2패)

2 9 30위

2002 한국일본

[조별리그] 폴란드 2-0승 / 미국 1-1 무 / 포르투갈 1-0승

[16강] 이탈리아 2-1승 / [8강] 스페인 0-0(PK5-4)무 /

[4강] 독일 0-1패  / [3~4위전] 터키 2-3패 (3승2무2패)

8 6 4위

2006 독일

[조별리그] 토고 2-1승 / 프랑스 1-1무 / 스위스 0-2패 (1승1무1패)

3 4 17위

2010 남아공

[조별리그] 그리스 2-0승 / 아르헨티나 1-4패 / 나이지리아 2-2무

[16강] 우루과이 1-2패 (1승1무2패)

6 8 15위

2014 브라질

[조별리그] 러시아 1-1무 / 알제리 2-4패 / 벨기에 0-1패 (1무2패)

3 6  
합계 31전 5승 9무 17패 31 67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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