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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삶의 이유' 온몸으로 전하는 비보이팀 퓨전엠씨 "춤은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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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삶의 이유' 온몸으로 전하는 비보이팀 퓨전엠씨 "춤은 밥"
  • 김나라 기자
  • 승인 2014.06.27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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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퓨전엠씨는 1999년 리더 황정우가 결성한 팀으로, 황정우와 함께 배영수, 유현열, 박우송, 김우석, 김종호, 김도윤, 김다혜 등이 소속돼있다. 춤을 삶의 원동력이라고 전한 이들은 개성 넘치는 댄스 실력을 자랑하며 국내 비보이 대회 뿐 아니라 세계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휩쓸었다. 무궁무진한 춤의 세계에 푹 빠진 퓨전엠씨는 나이가 들어도 현역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지닌 채 또 다른 대회의 도전을 위해 하루하루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며 내공을 쌓고 있다.

▲ 퓨전엠씨 멤버들이 다정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츠Q 글 김나라 기자·사진 이상민 기자] "춤이란  우리 삶의 전부, 살아가고 있는 이유예요."

세계적으로 우수한 비보이(B-boy)들이 활동하는 국가 중 한 곳인 한국의 명성을 드높이는 비보이 팀다운 발언이다. 현재 한국 비보잉의 세대교체를 이끌어 갈 최고의 팀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퓨전엠씨, 지난 20일 오후 의정부시 의정부동의 연습실에서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세계 최강 비보이로 발돋음 하고 있는 퓨전엠씨

퓨전엠씨는 같은 뜻을 갖고 있는 서로 다른 구성원들이 만나 새로운 걸 만든다는 의미로, 퓨전(fusion) 마인드(mind) 크루(crew)의 합성어다. 각기 다른 개성을 자랑하는 멤버들의 마음이 하나로 뭉쳐져서 일까 퓨전엠씨는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이들 역시 "국내외 대회에서 활약하는 '핫한 비보이 팀'"이라고 퓨전엠씨를 소개했다.

제4회 B-boy마스터즈 우승, 2007년 문화관광부 선정 한국을 이끌어나갈 차세대 비보이팀, 창동 IM A B-BOY 배틀 챔피온쉽 50팀 중 우승 등 국내대회 석권뿐 아니라 2007년 일본 오키나와 배틀 대회 한국대표 우승, 2008년 프랑스 Lemans World battle 갬블러 크루와 연합 우승, 2012년 '프랑스 Chelles Battle Pro 2012' 한국대표 우승 등의 성적을 기록하며 세계대회까지 섭렵했다.

▲ 퓨전엠씨가 지난해 '배틀 오브 더 이어 2013'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퓨전엠씨 페이스북 화면 캡처]

특히 지난해에는 '배틀 오브 더 이어 2013'(BOTY: Battle of the year) 월드파이널에서 베네수엘라 대표팀, 독일팀, 네덜란드 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1990년 처음 열린 'BOTY'는 매해 독일에서 진행되는 세계적인 비보이 대회다.

"의정부 동네 친구들끼리 춤이라는 공통분모 하나만으로 뭉쳐, 퓨전엠씨로 활동한지 벌써 12년이 흘렀어요. 퓨전엠씨만의 차별점이요? 다른 팀에 없는 힘과 유연성을 지닌 점이라고 생각해요. 독특한 매력도 있어요. (웃음)"

퓨전엠씨는 여느 비보이가 그렇듯 온라인상에 올라온 댄스 동영상을 보며 독학으로만 춤을 배우던 친구들이 그저 춤이 좋아서, 오로지 춤 하나를 위해 결성된 팀이다. 하지만 12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좋아하는 춤만 추기에는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청소년기 '부모님의 반대'라는 벽 앞에 부딪혀 가출을 하고 연습실에 다닐 정도로 다사다난했다. 물론, 지금은 퓨전엠씨의 부모님들 모임이 따로 있을 만큼 전폭적인 지지를 아낌없이 받고 있다.

▲ 퓨전엠씨가 고난이도 춤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영수는 물구나무 위주의 안무를, 도윤이는 고난이도 동작을, 종호는 차별화된 움직임을, 홍일점 다혜는 플로워 댄스를 시도하는 등 멤버 모두 스타일이 다르고 장점이 있어요. 워낙 서로 잘 아니까 말하지 않아도 합이 잘 맞아요. 새로운 안무를 구상할 때는 다들 의견을 내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냥 몸으로 한 번 춰 봐요. 계속 움직이다 보면 뭔가 새로운 안무가 탄생되죠."

◆ '연습벌레' 퓨전엠씨 "힘들지만 오래 활동하고파"

퓨전엠씨는 최근 개최된 세계 5대 비보이 대회 중 하나인 'R16 KOREA 2014' 예선전에 참가, 최고 점수로 1위를 차지하며 본선에 올랐다. 한국대표 선발전의 강력한 우승후보였지만 아쉽게 탈락하는 쓴 맛을 봤다.

"'R16 KOREA 2014'에 6년째 참가했는데 올해 처음으로 예선에 올랐어요. 선발전 결승에서 저희가 뒷심이 부족했던 게 심사위원들 눈에도 보인 것 같아요. 아쉽긴 하지만 더 열심히 연습해서 내년에도 참가할 겁니다."

▲ 퓨전엠씨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을 만큼 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이들에게 포기란 흔한 말로 김장을 담글 때나 쓰는 표현이다. 퓨전엠씨가 이토록 열정을 쏟아 붓고 있는 춤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퓨전엠씨는 "춤은 스포츠나 다른 기타 장르처럼 어떤 틀 안에 박혀있지 않고 분야가 무궁무진하게 넓어요. 자신이 원하는 춤을 개발하고 그걸 완성해 출 때 희열을 느껴요"라고 밝혔다.

"보통 비보이들은 서른 즈음에서 마흔 살까지 현역으로 활동해요. 저희도 더 나이가 들면 하기 힘들 거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우승해보지 못한 세계대회에서 1위에 오르고 최선을 다해 활동하는 게 목표랍니다."

퓨전엠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의정부 연습실에서 땀을 흘린다. 굳이 약속하지 않아도 멤버 전원은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실에 모여 7시간 그 이상을 춤에 매진한다. 밥심으로 사는 한국인답게 퓨전엠씨에게 춤은 '밥'이다. 일상이고 '삶의 이유'다.

▲ 퓨전엠씨가 연습실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취재후기] 퓨전엠씨는 의정부시 의정부동에 위치한 지하 연습실에서 댄스 실력을 뽐내며 사진촬영을 마쳤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춤에 무지한 사람이 봐도 이목을 사로잡는 퍼포먼스다.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 가수의 삐까뻔쩍한 연습실에 비하면 초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연습실이지만 퓨전엠씨의 춤동작 하나면 장소는 어디든 중요치 않다는 걸 느꼈다.

nara927@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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