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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 동메달이 귀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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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 동메달이 귀중한 이유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2.14 0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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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여자 500m서 동메달은 1998년 전이경 뿐…파이널A 진출도 20년만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스피드스케이팅 강국 네덜란드와 쇼트트랙 강호 우리나라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500m 단거리에 약점이 있다는 것. 네덜란드는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단거리를 정복하며 이 약점을 극복하기 전까지만 해도 단 하나의 금메달도 없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세계 쇼트트랙의 강호지만 올림픽에서 500m 단거리는 한번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남녀를 통틀어 5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1994년 릴리함메르 대회 당시 채지훈이 유일하다.

여자부는 더 심각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까지 500m에서 메달을 따낸 것은 지난 1998년 나가노 대회 전이경의 동메달이 유일했다. 파이널A에 나간 것은 지난 1994년 릴리함메르 대회의 원혜경 뿐이었다. 전이경의 동메달은 파이널A에서 2명의 선수가 실격을 당하면서 파이널B 1위 자격으로 따낸 것이었다.

한국 여자쇼트트랙이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새로운 일을 해냈다. 박승희(22·화성시청)가 20년만에 파이널A에 진출해 16년만에 동메달을 따냈다. '단거리 불모지'인 우리나라 쇼트트랙이 캐낸 귀중한 동메달이다.

사실 아쉬운 동메달이기도 했다. 파이널A에 출전한 박승희는 초반부터 치고 나가면서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엘리스 크리스티(영국)가 넘어지면서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에 이어 박승희까지 연쇄 충돌을 일으켰고 결국 어부지리로 리지안루(중국)이 금메달을 가져갔다. 가장 마지막에 결승선을 통과한 박승희는 크리스티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가져왔다.

박승희는 이미 밴쿠버 대회에도 참가한 베테랑이다.

지난 2009년부터 대표팀에 들어온 박승희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참가해 1000m와 1500m 동메달을 따냈다.

우리나라 쇼트트랙 선수들이 모두 그렇듯 박승희 역시 1000m와 1500m이 주종목이다. 우리나라 쇼트트랙 선수들이 500m에서 약한 것은 1000m 이상 중장거리에 최적화된 훈련을 하기 때문이다.

김동성 KBS 해설위원은 "우리나라 쇼트트랙이 단거리에 약하다며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은 우문"이라며 "한국 쇼트트랙은 1000m 이상 중장거리에 중점을 두며 이에 맞춘 훈련을 해왔다. 마라톤 선수가 단거리를 뛸 수 없고 우사인 볼트가 장거리를 뛸 수 없듯 우리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박승희는 단거리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168cm의 큰 키를 바탕으로 한 당당한 체격 조건으로 우리나라 선수들 가운데 가장 힘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승희는 2007~0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와 3차 대회에서 500m 동메달과 은메달을 따는 등 나름 성적을 올렸다.

박승희가 파이널A까지 나간 것은 운도 한몫 했다.

준결승 1조에서 리지안루, 루치홍, 판커신 등 중국의 3명 선수를 모두 피한 것이 파이널A까지 나가는 밑거름이 됐다. 또 중국 선수 셋 가운데 루치안홍과 판커신이 파이널A에 합류하지 못한 것 역시 박승희를 크게 도왔다.

한편 박승희 3남매는 빙상 가족으로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 모두 출전하는 진기록을 낳았다.

맏언니 박승주(24)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와 1000m에 출전해 중위권 기록을 남겼다. 막내 남동생 박세영(21)은 남자 쇼트트랙 선수로 남자 1500m 파이널B까지 올라 전체 13위를 기록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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