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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한국축구, 그래도 날개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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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한국축구, 그래도 날개는 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28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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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울보' 손흥민, 박지성 후계자 낙점…김승규·김신욱 '울산 듀오'도 위력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폐허가 된 숲에도 새싹은 자라나기 마련이다. 절망의 순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은 바로 희망이라는 파랑새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는 분명히 브라질 월드컵에서 실패했다. 그냥 실패라는 한 단어로 축약하기 어려운 처참한 실패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과 2006년 독일 월드컵 원정 첫 승,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원정 첫 16강으로 점점 발전한 한국 축구가 한순간에 나락과 절망으로 떨어졌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16년만에 맛본 좌절이다.

하지만 추락한 한국축구에도 희망의 날개는 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희망을 밝힐 수 있는 이유다.

▲ 손흥민(오른쪽)이 27일(한국시간) 벨기에와 2014 FIFA 월드컵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 수비의 태클을 피해 드리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역시 한국축구의 희망은 바로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이다. 손흥민은 러시아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통해 월드컵 데뷔전을 치러 경기 최우수선수(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또 손흥민은 알제리전에서 0-3으로 끌려가는 상황에서도 '혹시나'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만회골을 터뜨렸다. 월드컵 본선 데뷔 두번째 경기만에 넣은 골이었다. 그리고 벨기에전에서 0-1로 아쉽게 진 뒤 손흥민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FIFA에서 선수들에게 매기는 공식 평점인 캐스트롤 인덱스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는 기성용이었지만 손흥민이야말로 진정한 한국 월드컵 축구 대표팀의 에이스였다.

손흥민의 발전은 향후 한국축구 발전에 큰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의 은퇴로 왼쪽 측면 공격수에 대한 공백이 문제가 됐으나 손흥민이 이를 깔끔하게 해결했다. 오히려 득점 결정력에 있어서는 박지성보다 한 수 위여서 때에 따라서는 스트라이커로도 활용될 수 있다.

▲ 김신욱(오른쪽)이 27일(한국시간) 벨기에와 2014 FIFA 월드컵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2명과 공중볼 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손흥민 못지 않게 '울산 현대 듀오' 김신욱(26)과 김승규(24)도 맹활약했다. 그의 나이를 생각할 때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해당 포지션의 '넘버 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김신욱은 장신의 체격을 바탕으로 공중볼 다툼에서 경쟁력을 발휘했다. 벨기에와 경기에서 선발로 나온 김신욱은 벨기에의 장신 수비수를 쩔쩔 매게 만들었다. 한국 축구가 벨기에전에서 그나마 희망을 가져볼 수 있었던 것은 김신욱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승규 역시 골문을 든든히 지켰다. 앞선 두 차례 경기에서 5골을 내줬던 정성룡(29·수원 삼성)과 비교했을 때 눈부신 선방이었다.

김승규가 갑자기 골키퍼 장갑을 끼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소속팀에서도 처음부터 '넘버 원' 골키퍼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 김승규가 27일(한국시간) 벨기에와 2014 FIFA 월드컵 마지막 경기에서 공중볼을 안정적으로 잡아내고 있다.[사진=뉴시스]

김영광(29·경남 FC)의 영입으로 주전에서 서브가 된 김승규는 김영광의 부상으로 다시 한번 넘버 원 골키퍼로 부상했다. 오히려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완전히 주전 골키퍼 자리를 꿰차면서 김영광을 경남으로 임대보내게 만들었다.

특히 김승규는 김영광이 두차례나 월드컵 대표팀에 포함됐으면서도 한번도 뛰어보지 못한 월드컵 본선 무대를 90분 동안 경험하면서 차세대 수문장으로 거듭났다. 빠른 순발력은 김병지(44·전남), 안정된 볼 처리 능력은 이운재(41·은퇴)를 닮아 두 선수의 장점만을 합쳐놨다는 평가다.

벨기에전을 통해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김승규는 7개의 유효슛을 막아내는 선방쇼를 벌이며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한국의 젊은 골키퍼가 벨기에를 고전하게 했다. 티보 쿠르투아 못지 않은 멋진 플레이였다"고 극찬했고 데일리 미러도 "좌우 뿐 아니라 앞뒤 움직임이 좋다. 골문을 비우고 뛰어나와 커버하는 판단력도 탁월하다. 마지막 순간 슛을 쳐내는 손놀림도 인상적"이라고 호평했다. 풋볼 이탈리아도 "공격수에 대응하는 순발력이 뛰어난데다 공을 끝까지 보는 집중력도 좋다"고 평가했다.

외신의 찬사가 아니더라도 김승규는 이미 K리그에서 최고 골키퍼로 평가받고 있다. 김승규는 올시즌 K리그 클래식 12경기에서 8실점으로 성남FC(7실점)에 이어 최소 실점 2위를 기록 중이다. 월드컵 대표팀에 포함된 골키퍼 가운데 유일한 0점대 실점률(0.67)을 기록 중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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