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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메시·뮐러도 떨게하는 하메스의 4연속골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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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메시·뮐러도 떨게하는 하메스의 4연속골 열풍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2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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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경기 연속골 및 5골로 득점 단독 선두 '팔카오 공백은 없다'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젊은 축구 선수 한명이 콜롬비아의 오랜 숙원을 풀었다. 그 뿐 아니라 브라질 월드컵이 낳은 특급 스타로 발돋움하며 세계 축구계를 뒤흔들어놓고 있다.

바로 하메스 로드리게스(23·AS 모나코)다.

로드리게스는 2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우루과이와 16강전에서 혼자서 두 골을 넣으며 콜롬비아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콜롬비아의 승리는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월드컵 다섯번째 도전만에 처음으로 맛본 8강 진출이었기에 더욱 뜻깊었다. 콜롬비아는 두번째 도전이었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콜롬비아의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위업을 바로 23세의 젊은 선수가 해낸 것이다. 이제 콜롬비아는 개최국 브라질과 4강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 팔카오 공백 메우고도 넘친 로드리게스의 활약

성은 로드리게스지만 콜롬비아 축구팬들에게는 이름은 하메스로 통한다. 스펠링은 'James'여서 제임스라고 읽기 쉽지만 콜롬비아는 스페인어권 국가이기 때문에 공식 발음은 하메스다. 콜롬비아 팬들도 그를 하메스라고 부른다.

로드리게스는 2011년 콜롬비아에서 열렸던 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당시 대회에서 3골을 넣으며 콜롬비아를 8강에 올려놓은 것이 그의 잠재력이 폭발하는 계기가 됐다.

소속팀 포르투에서 2011~2012 시즌 리그 26경기에서 13골과 5도움을 기록한 그는 2012~2013 시즌 역시 리그 22경기에서 10골과 6도움을 올리며 지금 소속팀인 모나코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무려 4500만 유로(622억원)으로 포르투갈 리그 역대 2위에 해당했다.

하메스는 모나코에서도 팀 선배 라다멜 팔카오와 함께 맹활약하며 팀을 리게 앙 2위로 이끄는 등 어린 나이 답지 않은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로드리게스는 이른 나이에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2011년 10월 12일에 열린 볼리비아와 경기를 통해 첫 A매치에 데뷔한 하메스는 팀의 2-1 승리를 이끌며 경기 최우수선수(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되기도 했다.

월드컵 남미 예선전에서 페루전, 칠레전, 에콰도르전 등 3경기에서 골을 넣은 그는 미처 재활이 끝나지 않은 팔카오를 대신해 콜롬비아의 주축 공격수로 거듭났다.

지난 7일 요르단과 평가전에서 자신의 A매치 5호골을 넣으며 득점 감각을 조율한 하메스는 그리스와 첫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팀의 세번째 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일본전까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골을 기록했다.

급기야 하메스는 우루과이와 16강 결전에서 혼자 두 골을 넣으며 팔카오가 빠져 콜롬비아의 공격력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완전히 씻어버렸다.

◆ 콜롬비아의 오랜 숙원이 풀리다

콜롬비아에 FIFA 월드컵은 피와 눈물의 무대였다. 1962년 칠레 대회를 통해 첫 출전했지만 1무 2패에 그쳤던 콜롬비아는 28년만인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를 거두며 와일드카드로 6강에 올랐다. 그러나 콜롬비아는 아프리카 복병 카메룬과 연장전에서 1-2로 져 16강에 만족해야 했다.

콜롬비아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펠레로부터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들었다. 콜롬비아가 우승 후보로 꼽힐 수 있었던 것은 '콜롬비아 축구 영웅' 카를로스 발데라마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펠레의 예언은 너무가 가혹했다. 첫 경기에서 루마니아에 1-3으로 진 콜롬비아는 미국과 2차전에서 안드레스 에스코바가 자책골을 기록하면서 1-2로 지면서 사실상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뒤늦게 마지막 경기에서 스위스를 꺾긴 했지만 조 최하위에 그쳤다. 그리고 자책골을 기록한 에스코바는 콜롬비아에서 범죄단체에게 피살됐다.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도 1승 2패에 그치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콜롬비아는 한일 월드컵부터 남아공 월드컵까지 세 대회에서 남미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렇게 콜롬비아 축구는 잊혀져가는 듯 했다.

콜롬비아는 브라질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아르헨티나에 이어 2위를 오르며 본선에 합류했다. 무려 9골을 넣은 팔카오와 7골을 기록한 테오필로 구티에레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 호세 페케르만 감독의 지휘력도 콜롬비아 축구를 더욱 강해지게 만들었다. 1994년부터 2001년까지 아르헨티나 U-20 대표팀을 맡으면서 1995년, 1997년, 2001년 등 세차례나 FIFA 세계 청소년 선수권(현재 FIFA U-20 월드컵) 우승을 이끈 그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아르헨티나를 8강에 올려놓기도 했다.

지금 콜롬비아에는 팔카오는 없지만 하메스가 그 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주로 측면 공격수를 맡는 그지만 탁월한 골 결정력으로 이미 브라질 월드컵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가 됐다.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역대 월드컵 연속 경기 득점 기록인 6경기에 가까이 다가섰다. 또 5골을 넣으며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와 독일의 토마스 뮐러(25·바이에른 뮌헨), 브라질의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를 넘어섰다.

◆ 브라질도 무섭지 않다, 로드리게스 있기에

콜롬비아는 지난 네차례 월드컵 출전에서 5골이 한 대회 최다골이었지만 현재 벌써 11골을 넣고 있다. 이 가운데 5골이 하메스의 것이다. 물론 콜롬비아 선수로는 월드컵 최다골이기도 하다.

또 콜롬비아는 1962년, 1990년, 1994년, 1998년 대회를 통해 모두 3승만을 거뒀지만 이번 대회에서만 4승을 쓸어담았다. 콜롬비아의 '월드컵 잔혹사'가 바로 하메스에 의해 마감된 것이다.

특히 콜롬비아는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 등 4경기에서 고작 2실점만 기록할 정도로 탄탄한 수비력까지 갖추고 있다. 그렇기에 당장 8강전에서 만나는 브라질이 두렵지 않다.

이제 하메스는 득점왕(골든부츠)과 대회 최우수선수인 골든볼까지 함께 노리고 있다. 이 역시도 콜롬비아 출신 선수로는 최초의 도전이다. 이미 조별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로 지목된 그이기에 가능성은 높다. 브라질전은 하메스가 골든볼과 골든부츠를 동시에 받을 수 있을지가 걸린 중요한 일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메스가 골든부츠와 골든볼을 동시에 수상하게 된다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살바토르 스킬라치 이후 24년만의 대기록이 된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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