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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한 점프슛' 휠체어농구대표팀의 뜨거운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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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한 점프슛' 휠체어농구대표팀의 뜨거운 열정
  • 김태훈 기자
  • 승인 2014.06.30 10:1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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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현 감독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 필요"

[스포츠Q 글 김태훈·사진 노민규 기자]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오늘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농구에 매진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들은 휠체어를 타고 조금은 불편하면서도 위험한 플레이를 마다하지 않는다. 바로 휠체어농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다.

▲ [스포츠Q 노민규 기자] 오는 7월 5일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휠체어농구대표팀이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하고 있다.

한국대표팀은 다음달 5일 개막하는 ‘2014인천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를 위해 지난 14일부터 이천 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선수들은 실전 경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연습경기 내내 치열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고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감독 역시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작전지시를 하며 실전에서 사용할 전술을 갈고 닦았다.

◆ 세계선수권을 넘어 아시안게임까지 GO!

한국은 그동안 세계무대에 유독 약했다. 8년 만에 본선 진출을 일궈낸 2010 버밍엄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조별예선에서 모두 패하며 처참하게 무너졌다. 마지막 순위결정전에서 알제리에 거둔 첫 승이 유일한 승리였다. 한국은 12개의 본선 진출국 가운데 11위를 기록하며 세계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무릎을 꿇었다.

안방인 인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남다르다. 지난 대회에서의 수모를 갚기 위해 한국대표팀은 지난 4년간 칼을 갈았다. 한국은 지난 3월 21일 진행된 조 추첨식에서 영국, 멕시코, 아르헨티나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개최국으로서 원하는 그룹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있던 터라 고심 끝에 비교적 수월한 A조를 선택한 것이다.

한국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한사현 감독(46·서울시청)은 “영국은 항상 4강 이상의 성적을 낼 정도로 강팀이지만 멕시코와 아르헨티나는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며 “이후 만나게 될 가능성이 큰 B조의 이란과 일본은 지난 대회에서 모두 물리쳤기 때문에 선수들도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고 8강 진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러한 자신감의 근원은 대표팀의 훈련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한 감독은 “휠체어농구는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수비하기가 굉장히 힘들다. 때문에 스위치 디펜스를 중점적으로 훈련하여 수비력으로 승부를 걸 생각이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스피드가 빠른 오동석 선수를 활용한 세트 오펜스를 중점적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새벽부터 슈팅연습과 개인훈련을 하고 오전과 오후에는 팀 전술훈련과 체력훈련을 강도 높게 진행한다. 그리고 야간 근력운동까지 소화하며 대회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 [스포츠Q 노민규 기자] 휠체어농구대표팀은 오는 7월 5일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대표팀 선수들은 4시간여 동안의 강도 높은 훈련을 끝내고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한사현 감독은 “예전에는 체력적인 면에서 많이 부족했지만, 이번에는 소속팀에서도 각자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훈련을 소화해 왔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도 걱정 없다”고 달라진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한 감독은 이어 “훈련원이 문을 열기 이전에는 공공 체육관이나 소속팀의 경기장에서 훈련을 해야 했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이곳에서 훈련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이 가능해 실력이 향상되고 있고 팀워크를 맞추는 데도 수월하다. 특히 선수들이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훈련원 훈련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 목표는 인천세계선수권 '8강',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하지만 아직 아쉬운 점도 많다. 시설이 좋다고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지 않는다. 대표팀이 더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시설 외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한 감독은 “훈련장에서 자체적인 훈련 외에는 사실상 할 수 있는 훈련이 없다. 다른 나라와의 평가전을 통해 실전경험을 쌓을 수 없어 대회 준비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 속에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둬 자신감을 얻은 뒤, 다가올 아시안게임에서도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계획이다.

▲ [스포츠Q 노민규 기자] 휠체어농구대표팀이 힘차게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사현 감독은 “선수들의 고충을 잘 알기 때문에 최대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대회는 인천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8강 진출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한 한 감독은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10월에 열리는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국민들의 관심을 더욱 이끌어내겠다”며 또다른 목표도 밝혔다.

열흘간 펼쳐질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전세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6개국 500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한다.

◆ 열악한 휠체어농구, 더 많은 관심과 지원 필요

휠체어농구는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투자가 이뤄진다면 세계무대에서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노려볼 수 있다. 일본만 하더라도 현재 100여 개의 팀이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활성화 돼 있다. 하지만 국내 사정은 열악하기만 하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0년 창단한 서울시청팀만이 유일하게 실업팀으로 운영되고 있고, 선수들이 제대로 운동할 수 있는 시설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사현 감독은 세계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3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실업팀 창단의 확대를 꼽았다. 이를 통해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리그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우정사업본부장배 전국휠체어농구대회, SK텔레콤배 전국휠체어농구대회 등 단일대회는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지만 이외에 지속적으로 경기를 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리그가 출범하여 운영된다면 선수들의 기량은 확실히 높아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 감독은 마지막으로 휠체어농구의 저변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휠체어농구는 일반 농구처럼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농구를 배울 수가 없다.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훈련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더욱 좋은 선수들이 많이 배출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한사현 감독은 누구?

▲ [스포츠Q 노민규 기자] 한사현 감독이 선수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2008년부터 대표팀을 맡아 온 그는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누구보다 선수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주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한 감독은 국내에 휠체어농구가 자리 잡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된 1985년부터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1988년부터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1998년 방콕 아시아장애인경기대회에서 금메달, 2002년 부산 아시아장애인경기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지도자로서의 역량도 인정받고 있다. 국가대표 감독으로 부임한 후 2010년 광저우 아시아장애인경기대회에서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또 대표팀을 8년 만에 세계휠체어농구선수권대회 본선에 올려놓았다.

■ 역대 최강의 전력을 구축한 한국 대표팀

▲ [스포츠Q 노민규 기자] 한사현 감독이 이끄는 휠체어농구대표팀은 역대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대표팀은 역대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장 김영무(36)를 비롯해 최연소 선수 김동현(27)부터 최고령 선수 김호용(41)까지 총 12명의 선수로 이번 인천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다.

특히 김동현 선수는 지난 2012년 한국 휠체어 농구 역사상 최초로 이탈리그 리그에 진출했을 정도로 좋은 기량을 갖고 있어 어느 대회보다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동현을 중심으로 조승현, 김호용, 오동석, 백상하가 '베스트5'로 나설 예정이다.

휠체어 농구란?

휠체어농구는 1945년 영국의 신경 전문의 굿맨 박사가 척추 손상의 치료수단으로 처음 활용한 것이 그 기원이다. 1949년 미국에서 전미 휠체어농구협회가 설립되어 경기로서 정식 발족됐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78개국에서 휠체어농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4년 삼육재활원 팀의 창단을 시작으로 현재 장애인 19개 팀, 비장애인 10개 팀이 전국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휠체어농구는 하반신을 사용할 수 없는 선수들이 휠체어를 이용해 이동하면서 하는 농구경기다. 일반 농구와 마찬가지로 각 팀은 5명씩 구성되고, 경기시간도 쿼터 당 10분씩 총 4쿼터로 이뤄진다. 더블 드리블 규정도 없다. 다만 볼을 가진 채 3회 이상 휠체어를 밀고 이동하면 반칙이 선언된다.

■ 일반 휠체어와 경기용 휠체어의 차이점은?

휠체어농구에서는 몸싸움도 치열하고 격한 움직임이 필요하게 때문에 개개인에 딱 맞는 휠체어가 필요하다. 때문에 개인별로 맞춤형 휠체어를 제작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보통 한 대당 200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개개인이 구입하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소속팀의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경기용 휠체어와 일반 휠체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브레이크의 유무이다. 일반 휠체어는 레버가 있어 이동과 정지를 할 수 있지만 경기용 휠체어에는 레버가 없어 브레이크를 사용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경기용 휠체어의 바퀴는 바깥쪽으로 벌어져 있어서 안정적으로 회전할 수 있다. 또한 선수들의 안전을 위한 보조바퀴와 범퍼가 장착되어 있어 부딪혀도 큰 부상을 입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다.

cp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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