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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거미손' 오초아, 아름다운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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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거미손' 오초아, 아름다운 퇴장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30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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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와 16강전서도 슈퍼세이브…수많은 빅클럽 러브콜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멕시코의 '거미손' 기예르모 오초아(29·무소속)가 다시 한번 일을 낼 뻔 했다. 그의 선방쇼에 멕시코가 일대 파란을 일으킬 수 있었지만 마지막 8분을 지키지 못해 아쉬운 퇴장을 해야만 했다.

오초아는 30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 에스타디오 카스텔랑에서 벌어진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에서 네덜란드를 맞아 여전히 눈부신 선방쇼을 펼쳤지만 끝내 1-2로 역전패했다.

멕시코는 다시 한번 원정 16강 징크스에 울었고 오초아의 모습은 이제 브라질 월드컵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이날 멕시코는 네덜란드를 맞아 단단히 벼르고 나왔다. 역대 A매치에서는 2승 1무 3패로 근소하게 뒤지고 있었지만 네덜란드전 마지막 승리가 무려 53년 전인 1961년 4월 20일 친선 평가전의 일이었다. 역대 월드컵에서는 1998년에 한차례 맞붙어 2-2로 비겼다.

◆ 멕시코의 대파란, 오초아 있었기에 가능했다

멕시코로서는 브라질과도 당당하게 맞선 전력으로 네덜란드를 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리고 후반 3분만에 나온 조반니 도스산토스의 벼락같은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넣으면서 승리가 눈앞에 다가왔다.

만약 멕시코가 네덜란드를 꺾을 경우 원정 월드컵 16강 징크스도 함께 깰 수도 있었다. 멕시코는 1970년과 1986년, 두 차례에 걸쳐 월드컵 8강까지 올랐지만 모두 자국에서 열린 대회였다. 1994년 미국 대회부터 2010년 남아공 대회까지 16강에 올랐지만 모두 8강 진출에 실패한 아픔을 한꺼번에 털어버릴 수도 있었다.

그러기까지 오초아의 선방은 멕시코에게 희망이었다. 이날 오초아는 아리언 로번과 로빈 판페르시의 쌍포를 앞세운 네덜란드의 8개 유효슛 가운데 무려 5개의 선방을 펼치며 네덜란드를 패배 직전까지 몰고 갔다.

오초아는 조별리그 브라질전에서도 네이마르 등의 파상 공세를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낸데 이어 네덜란드와 16강전에서도 날아오는 네덜란드의 슛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슈퍼 세이브 쇼를 펼쳤다.

그러나 막판 8분은 결코 오초아의 편이 아니었다. 후반 43분 베슬레이 스네이더르가 작정하고 때린 중거리슛은 시속 120km에 달할 정도의 '캐넌 슛'이었다. 아무리 거미손이라고 하더라도 순식간에 날아오는 강슛까지 막아낼 수는 없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오초아는 다시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클라스 얀 휜텔라르의 발을 끝까지 봤지만 휜텔라르가 찬 공은 오초아가 몸을 날린 반대편을 향했다. 상대 선수와 일대일로 11m 앞에서 맞서는 페널티킥까지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 패배팀 선수에게 이례적으로 경기 최우수선수

월드컵 4경기를 통틀어 2개의 필드골만 내준 오초아는 브라질전에 이어 다시 한번 경기 최우수선수(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로번의 코너킥이 발단이 되어 스네이더르의 동점골이 나왔고 휜텔라르가 1골 1도움을 올리긴 했지만 관중들을 열광하게 한 슈퍼 세이브를 펼친 오초아는 이들을 능가하기에 충분했다.

또 조별리그와 16강전을 치르는 동안 경기 최우수선수에 2회 이상 선정된 선수는 리오넬 메시(3회)를 비롯해 네이마르와 토마스 뮐러, 하메스 로드리게스(이상 2회)에 이어 오초아가 다섯번째에 해당할 정도로 극소수다. 특히 골키퍼가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그의 활약상을 짐작하게 한다.

오초아의 월드컵은 끝났지만 소속 클럽에서 활약은 이제 시작이다. 프랑스 리게앙 아작시오와 계약이 끝나 지금은 무적 상태이지만 월드컵 활약에 매료된 많은 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프랑스 리게앙의 파리 생제르맹,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널과 리버풀이 영입전쟁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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