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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링 브레이크의 힘', 영리한 판할 감독 '플랜B' 지시해 대역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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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링 브레이크의 힘', 영리한 판할 감독 '플랜B' 지시해 대역전극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6.30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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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 처음으로 도입, 작전타임으로 만들며 대역전극 이끌어내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쿨링 브레이크의 이점을 적극 활용했다."

축구에도 작전타임이 있다? 네덜란드가 멕시코를 꺾고 8강에 오른 이면에는 월드컵에 새롭게 도입된 제도 ‘쿨링 브레이크’를 작전타임으로 활용한 네덜란드 루이스 판할(63) 감독의 꼼꼼함이 있었다.

네덜란드는 30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 에스타디오 카스텔랑에서 열린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43분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의 동점골과 추가시간 클라스 얀 휜텔라르의 페널티킥골로 멕시코에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안착했다.

이날 경기는 현지 시각으로 오후 1시에 시작됐다. 네덜란드와 멕시코 선수들은 무더운 날씨 탓에 힘겨워했다. 특히 네덜란드 선수들의 몸이 더 무거워보였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10골을 몰아쳤던 오렌지 전사들은 30도가 넘고 습도는 70%에 육박하는 조건에 힘을 쓰지 못했다.

주심은 전반 30분과 후반 30분 두 차례에 걸쳐 쿨링 브레이크를 적용했다. 쿨링 브레이크란 경기 시작 30분 이후 3분 동안 선수들에게 물을 마시며 쉴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중단된 시간은 경기 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대회 전 월드컵 기간 동안 찜통더위로 인해 선수들이 탈수 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됐다. 브라질 노동법원은 FIFA에 경기장 기온이 32도를 넘어갈 경우 선수들에게 물 마실 기회를 줄 것을 명령했고 FIFA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네덜란드는 후반 3분 조바니 도스산토스에게 왼발 중거리슛 선제골을 얻어맞고 끌려갔다. 골이 필요했던 판 할 감독은 전반전 3-4-3 포메이션에서 멤피스 데파이와 휜텔라르를 투입하며 4-3-3 시스템으로 전술 변화를 줬다.

이에 더해 결정적으로 이날 처음 시행된 쿨링 브레이크를 적극 활용했다. 판할 감독은 후반전 쿨링 브레이크 때 선수들이 물을 마시며 숨을 돌리는 동안 선수들 가운데를 점령하고 적극적으로 지시를 내렸다.

감독의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전달 받은 네덜란드 선수들은 거짓말같이 후반 43분부터 8분 동안 2골을 터뜨리며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판할 감독은 경기 후 FIFA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쿨링 브레이크의 이점을 적극 활용했다”며 “휴식 시간을 유용하게 써서 이후 '플랜B'로 전환했다”고 새로운 제도가 승리에 큰 보탬이 됐음을 인정했다.

사령탑의 기지 속에 8강에 안착한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 최고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코스타리카와 다음달 6일 사우바도르에서 4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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