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다영스타전’이라는 말이 어울릴 법한 V리그 올스타전이었다.
프로 2년차를 맞은 이다영(19·현대건설)이 차원이 다른 세리머니를 펼치며 올스타전 최고의 스타로 떴다. 최우수선수(MVP)는 배유나(GS칼텍스)의 차지였지만 올스타전 화제의 중심은 단연 이다영이었다.
이다영은 2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올스타전에서 팀 브라운의 일원으로 출전, 거리낌 없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세리머니상을 거머쥐었다. 기자단 투표 18표 중 17표를 휩쓴 이다영은 지난 시즌에 이어 2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날 올스타전에선 유독 쑥스러움을 타는 선수들이 많았다. 경기장 밖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막상 멍석을 깔아주니 세리머니를 과감하게 펼치지 못했다.
양효진, 배유나 등이 세리머니를 한 듯 만 듯하자 중계를 맡은 이숙자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원래 저렇게 하지 않으려 했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양효진은 원래 쑥스러움이 많은 선수이고 또 저렇게 부끄러워하는 게 매력이다. 그런데 배유나는 평소에 흥이 많은 편인데 경기장에서 다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웃어보였다.
남자부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세트가 후반에 접어들면서 승부에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되자 세리머니보다는 경기에 집중했다. 류윤식과 송명근, 서재덕이 막춤을 추고 문성민이 출산 세리머니를 펼치며 분위기를 바꿨지만 여자부 경기에 비해 조용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에 이세호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선수들이 연차가 쌓이면 세리머니를 굳이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나이 어린 선수들이 주로 세리머니를 맡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분석했다.
많은 이들이 부끄러움을 탔지만 한 선수는 달랐다. 바로 지난 시즌 올스타전 세리머니상의 주인공인 이다영. 그는 챔피언 자리를 내주지 않으려는 듯 경기 초반부터 화끈한 세리머니로 유관순체육관을 찾은 5172명의 관중을 웃음 짓게 했다.
어린 나이에 맞게 깜찍한 율동부터 과감한 섹시댄스까지 장르도 다채로웠고 함께 춤을 춘 이들도 다양했다. 남자 외국인 선수 시몬을 시작으로 주심, 부심, 이영택 현대건설 코치,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까지 이다영의 춤 파트너가 돼야 했다. 이다영은 대상이 누구든 거리낌 없는 춤을 펼쳐 장내를 폭소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그의 열정적인 댄스에 이숙자 해설위원이 “다영아”라는 짧은 한마디로 자제시킬 정도.
올스타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세리머니상을 2년 연속으로 받은 이다영은 데뷔 2년 만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성탄절 하루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섰다.
이 정도 파급력이면 다음 시즌 올스타전부터는 배구를 잘 모르는 이들도 이다영의 세리머니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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