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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지고 손흥민 뜨고, '아 야속한 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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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지고 손흥민 뜨고, '아 야속한 CF!'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7.03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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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세상인심은 참으로 무섭다. 뜨는 스타에 열광하고 지는 스타에 등을 돌린다. 세상인심을 그대로 반영하는 국내 광고시장도 그렇다. 특히 종반으로 치닫고 있는 2014브라질월드컵 한국축구대표팀의 광고 기상도를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16년 만에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조기 귀국한 한국축구대표팀. 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그러면서 그들에 대한 호불호도 자연스레 갈렸다. 이번 참패에 대한 책임론이 고개를 들었고 그런 가운데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겐 진심어린 격려를 아끼지 않는 분위기다. 그 여론의 향배를 감지한 탓일까? 이번 월드컵 특수와 맞물려 각종 CF 모델로 활동한 한국축구팀의 멤버 역시 그 명암이 교차했다.

▲ '2014브라질월드컵' 초반 월드컵 최대 수혜자는 당연히 홍명보 감독이었다. 그는 자동차, 가전제품, 의약품등 다양한 광고를 시리즈로 찍는 광고계의 대세 중의 대세였다. [사진=S전자 CF 캡처]

◆'브라질월드컵' 직전 CF '킹' 홍명보

월드컵 광고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광고 모델은 감독 혹은 팀 내 몇몇 스타플레이어다. 특히 감독의 경우 팀의 상징이며 신뢰받는 리더로서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CF 출연은  의례적인 행사가 돼 왔다. '2002한일월드컵' 히딩크, '2006독일월드컵' 아드보카트, '2010남아공월드컵 허정무'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월드컵도 예외는 아니다. 홍명보 감독은 한국대표팀 사령탑이라는 타이틀로 많은 광고를 찍었다. TV 등 가전제품부터 자동차, 심지어 의약품까지 광고 종류도 다양했다.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 그 어떤 스포츠 감독이 이 짧은 기간에 이 정도 광고 수와 돈을 받았겠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홍명보 감독의 CF 행진은 월드컵 광고 최대 수혜자라고 할 만큼 어마어마했다. 광고계 일각에서는 홍명보 감독이 월드컵 광고만으로 수십억의 돈을 벌어들였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유홍식 교수는 "기업은 제품의 이미지를 파는 것인데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기간이라는 점, 올림픽 등 이전 성적 등이 작용하면서 많은 광고를 하게 됐다"고 설명하면서 "광고는 사회적 흐름의 판단이자 좋은 이미지를 가진 사람을 선택하는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 광고계의 과도한 '홍명보 모시기' 경쟁은 대표팀의 월드컵 성적에 기반한 것이었다. 그러나 월드컵 부진으로 인해 홍명보 감독의 이미지는 급락했다.  [사진=S전자 CF 캡처]

◆부진한 성적, 그리고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린 광고 속 '홍명보'

그러나 홍명보 감독의 운명은 한순간에 바뀌었다. 월드컵 광고특수로 인한 최대 수혜자였던 그가 하루아침에 광고계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물론 그 원인은 부진한 성적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은 1무 2패라는 초라한 성적에 그친 데다 '의리 논란'과 '전술 전략 논란'에까지 휘말리면서 여론의 이반현상을 겪어야 했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월드컵 직전 찍은 수많은 CF를 거론하면서 ‘먹튀’ ‘밉상’ 운운하는 등 더욱 거센 비난을 보내고 있어 씁쓸한 입맛을 다시게 하고 있다. 실제 온라인상에서 일부 누리꾼들은 월드컵 탈락 이후 홍명보 감독의 과도한 CF 출연을 거론하며 "양심도 없다, 다신 그런 광고 보기 싫다, 얼굴도 보기 싫을 정도로 더 밉상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광고 B사 남 모 감독은 "홍명보 감독은 광고계와 기업들의 잘못된 예측과 투자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라며 "광고계는 대부분 대표팀의 16강을 예측했고 이에 홍명보 감독에게 광고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성적 부진 시 그의 이미지 추락 확률이 커졌고 이것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홍명보 감독은 16강에 간다는 예측을 기반으로 한 광고계의 '베팅'게임에서 또다른 희생양이 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 홍명보가 광고계의 지는 해라면 손흥민은 뜨는 해로 떠올랐다. 월드컵 마케팅에서 이미지가 땅에 떨어진 홍명보를 대신할 대안이 이번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손흥민이었던 것이다. [사진=L전자 광고 캡처]

◆지는 별이 있으면 뜨는 별도 있다

물론 이번 월드컵 광고 기상도에서 지는 별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홍명보 감독이 안타깝게도 지는 별이라며 손흥민은 뜨는 별로 손색이 없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그나마 활약을 해준 몇 명 안 되는 선수 가운데 단연 빛난 것은 막내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형들이 못하는 돌파와 슈팅을 했고 마침내 골을 기록했다. 아울러 '이기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는 듯 뜨거운 눈물까지 흘려 국민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미지 장사를 하는 광고계가 이를 가만히 내버려둘 리 없었다. 월드컵 남은 기간 동안 진행될 축구 광고시장은 손흥민이 홍명보 감독의 빈자리를 메우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 예로 L전자는 손흥민을 앞세웠다. 광고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손흥민은 아직 나가지 않거나 또는 현재 기획 중인 광고들 역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광고계 관계자는 손흥민 외에도 해외파로서 나름의 활약을 펼친 기성용과 충실한 자료를 바탕으로 예리한 해설을 선보인 이영표 KBS 해설위원 등을 앞으로 축구 광고 시장에서 눈여겨볼 블루칩으로 손꼽기도 했다.

남 모 감독은 "분명 홍명보 감독이 광고에서 지는 해가 된 것이 맞다. 이에 비해 손흥민 등 몇 명은 최대 수혜자 자리를 꿰찰 것"이라고 전망한 뒤 "광고계에서도 둘의 희비가 월드컵 성적으로 엇갈린 것을 인정하는 눈치다"고 전했다.

▲ 광고계는 손흥민 외에도 홍명보 감독을 대신해 광고계를 이끌어 갈 축구인으로 기성용과 이영표를 점찍었다. 특히 이영표는 이번에 분석을 바탕으로 한 작두해설로 호평을 받고 있는 부분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사진=KBS '따봉 월드컵' 방송 캡처]

◆ 성적에 따라 요동치는 월드컵 광고. 이대로 좋은가?

이번 월드컵 광고에서 드러난 한국축구 대표팀의 희비쌍곡선을 보면 안타까운 대목이 없지 않다. 가장 아쉬운 것은 과도한 상업 논리의 접근이다. 월드컵 성적이 좋을 경우 투자 대비 남는 장사라는 일종의 베팅 성격이 강하다. 냄비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여의치 않으면 쉽게 식어버린다. 그러면서 의도치 않은 피해자까지 만들기도 한다.   

유 교수는 "축구와 관련해서 단기적인 월드컵에만 치중하는 광고계의 모습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표한 뒤 "이들이 지속해서 K리그 활성화와 국내 리그 질을 높이는 데 돈을 쓰면서 장기적인 모델을 만들어 내는 데 치중해야 한다. 그러면 기업의 광고 효과는 물론 한국 축구의 발전을 함께 꾀할 수 있고 단기적인 성적에 의해 광고계에서 이미지가 추락한 홍명보 감독 같은 사람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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