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민기홍 기자] “감독이 그만둔다고 당장 해결될 일이 아니다.”
대한축구협회가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홍명보(45) 감독에게 내년 1월 열리는 호주 아시안컵까지 대표팀 지휘봉을 더 맡기기로 결정했다.
허정무(59) 축구협회 부회장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책임을 홍 감독에게 떠넘기는 것은 옳지 않아 홍 감독을 계속 신뢰하고 지지하기로 했다"고 재신임 결정을 발표했다.
허 부회장은 “당장 감독이 그만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홍 감독이 브라질에서 당한 실패를 교훈삼아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잘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월드컵대표팀은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 나서 알제리와 벨기에에 덜미를 잡혀 1무2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16년 만의 월드컵 무승 탈락으로 홍 감독 퇴진 또는 경질에 대한 여론이 거세져 왔다.
한국대표팀의 단장으로 브라질 월드컵을 다녀온 허 부회장은 “협회는 이 상황이 홍 감독 개인의 사퇴로 매듭지어지는 것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라고 본다”며 “대표팀 수장이라는 이유로 홍 감독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는 홍 감독을 다시 한 번 신뢰하기로 결정했다”고 못을 박았다.
홍 감독은 당초 사퇴 의사를 확실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허 부회장도 “ 홍 감독은 월드컵 직후 본인의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 의사를 완강히 비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면담을 거친 후 마음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허 부회장은 “홍 감독이 회장님의 설득에 앞으로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책임감을 갖고 헌신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허 부회장은 “홍 감독은 누구보다도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 실패에 대한 원인을 절감하고 연구하고 있다”고 패장을 감싸며 “한 번 실패했다고 책임지고 물러나면 그것도 문제점”이라는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단장직을 맡았던 허 부회장은 총체적 부진에 대해 “단장인 내 자신을 비롯해 미흡한 점이 많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개선해야 할 것들에 대해 단기적, 중장기적으로 확실한 플랜을 세우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실망을 안겨드려 깊게 사과드린다”며 “축구협회와 홍 감독에게 쏟아지는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축구 행정을 담당하는 책임자로서 허 부회장은 “죄송하다. 책임을 통감한다. 월드컵 실패에 대한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해 앞으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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