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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원더걸스·소녀시대·카라 '2세대 걸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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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원더걸스·소녀시대·카라 '2세대 걸그룹!'
  • 김나라 기자
  • 승인 2014.07.0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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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김나라 기자] '희미해지는 지난 추억 속의 그 길을~ (중략) 그때가 다시 올 순 없어도 지나간 추억만은 영원히~'

'추억 속의 그대'가 다시 돌아 올 순 없는 것일까. 바야흐로 아이돌 가수의 홍수 시대지만 '노바디'를 외치던 '소녀'들이 그립다. 2007년 가요계에 데뷔한 원더걸스와 소녀시대, 카라 이 세 그룹은 1세대 걸그룹인 SES 핑클 등의 뒤를 이어 2세대 걸그룹으로서 명성을 떨치며 가요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이 때문일까? 가요팬들은 요즘 전성기에 비해 활동이 주춤한 이들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특히 2세대 걸그룹들은 자신만의 컬러가 분명했다. 원더걸스는 복고풍의 팝 댄스 장르를, 카라는 숙녀·남장·여전사 등 콘셉트의 극대화를, 소녀시대는 9인이라는 많은 멤버 수를 활용해 보이그룹 못지않은 칼군무를 무기로 음악 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요즘 하나같이 섹시 콘셉트만을 내세우는 것과는 대조를 이뤄 그들을 향한 갈증은 더 크기도 하다.

▲ 카라 [사진=DSP미디어 제공]

그들 중 가장 먼저 데뷔한 원더걸스는 80년대 팝 댄스풍의 '텔미'를 발매하며 대한민국을 복고로 물들였다. 당시 멤버 안소희는 동그란 눈을 번쩍 뜨며 부른 '텔미'의 한 소절 '어머나!'로 문근영을 제치고 국민 여동생 수식어를 획득했다. 이후 원더걸스는 '소핫' '노바디' 등 중독성 강한 멜로디의 신곡과 안무를 선보이며 걸그룹 절대강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원더걸스는 돌연 미국 진출을 선언, 국내 활동 공백기에 들어가며 대중의 시야에서 멀어져 갔다. 이들은 미국에서 공연, 음반 발매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 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특히 2010년 미국 활동 당시 핵심멤버 선미가 학업을 이유로 팀을 탈퇴해, 혜림이 새롭게 합류하며 그룹 내부적으로도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듬해 국내에서 정규 2집을 발표, 활동을 재개하였으나 오랜 공백기로 팬들과의 거리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안타깝지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속담이 딱 들어맞은 케이스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원더걸스는 리더 선예의 결혼·출산과 선교활동, 소희의 배우 전향 등 멤버 모두 개별 활동에만 집중하고 있어 완전체로 복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해 보여 아쉬움을 더한다.

 

카라 역시 원더걸스 못잖게 우여곡절이 많은 그룹이다. 카라는 2008년 리드보컬 김성희의 첫 탈퇴를 시작으로 몇 차례 탈퇴, 합류를 반복했다. 김성희 자리를 구하라, 강지영의 합류로 채운 카라는 '스텝' '락유' '루팡' 등을 히트시키며 국내뿐 아니라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 정상급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전속 계약 문제로 잡음이 끊이질 않았던 카라는 결국 올 초 니콜과 강지영이 탈퇴하며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 3인 체제가 됐고, 최근 신개념 오디션 프로그램 '카라 프로젝트'에서 1위를 차지한 허영지를 영입해 신보 발매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카라의 팬들은 멤버교체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두 걸그룹이 멤버 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을 때 소녀시대는 묵묵히 자신들의 영역에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데뷔 초 원더걸스의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로 인해 큰 빛을 보지 못했던 소녀시대는 미국으로 진출한 원더걸스의 공백에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걸그룹으로 등극해 뭇 남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해 왔다.

▲ 원더걸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들은 시끌벅적한 연예계에서 별다른 스캔들 없이 왕성한 활동을 펼쳐 정상의 인기를 누려왔으나 올해 1월 1일을 기점으로 잇단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면서 팀보다는 개인의 연애사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윤아·이승기, 수영·정경호, 제시카와 재미교포 금융업 종사자 그리고 최근 불거진 태연· 백현의 열애까지-. 소녀시대의 노래와 안무를 듣고 보고 즐겼던 팬들이 그들의 음악과 퍼포먼스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가요 팬들이 원더걸스·소녀시대·카라 등 걸그룹 2세대의 행보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요즘 걸그룹의 현실을 보면 다소 이해가 간다. 그들의 뒤를 이을 걸그룹 3세대의 시대가 활짝 열렸지만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갈 당시처럼 음악적 다양성 차원에서 흥미로운 차별성과 컬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걸그룹들을 살펴보면 너나할 것 없이 '섹시'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들에게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해 2세대 걸그룹을 더욱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최근 god, 플라이투더스카이 등 90년대를 풍미한 인기가수들이 잇따라 컴백을 선언한 가운데 잠시 위기에 봉착한 원더걸스·소녀시대·카라가 이들처럼 완전체로서 한 무대에 설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리고 3세대 걸그룹들이 언제쯤 다양한 콘텐츠로 과거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울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nara927@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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