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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평화와 공존 메시지 '혹성탈출'의 생존전쟁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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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평화와 공존 메시지 '혹성탈출'의 생존전쟁 스캔들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7.0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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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개봉일 변경(16일에서 10일) 논란이 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혹성탈출’을 피해 한 주라도 먼저 극장에 간판을 내걸어 관객을 모으려고 했던 다른 제작사와 수입사들은 ‘멘붕’ 상태에 빠졌다. 없는 돈을 쪼개 광고까지 했건만 상영관 잡기마저 힘들어졌다. 경쟁할 수 있는 경기장 진입조차 막히게 된 셈이다. 악몽은 현실이 됐다.

국내 전체 스크린 수는 2500여 개다. 한국영화 대작이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개봉될 경우 통상 800~1000개의 스크린을 가져간다. 극장 측이 돈 되는 영화에 관을 대거 열어주기 때문이다. ‘혹성탈출’의 수입배급사인 20세기폭스코리아의 전작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개봉(5월22일) 당시 상영관 수는 876개였다. 전체의 3분의 1을 넘는 막대한 수치다.

▲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의 극중 장면[사진=20세기폭스코리아 제공]

10일 개봉 예정인 외화는 ‘사보타지’ ‘더 시그널’ ‘테레즈 라캥’ ‘드래프트 데이’ ‘레이드2’ ‘하나와 앨리스’ ‘무서운 영화5’, 한국영화로는 지성 주지훈 주연의 ‘좋은 친구들’이 있다. 한 주라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롱런체제를 굳히려는 야무진 계획은, 부지런히 관객을 모아 손익분기점을 맞추고 수익을 올리겠다는 야심은 물 건너 갔다. 지난 3일 개봉한 한국영화 ‘신의 한수’와 ‘소녀괴담’ 역시 흥행 2주차 전략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혹성탈출’의 홍보사인 올댓시네마는 “컴퓨터그래픽 작업이 많은 영화라 심의 일정 등을 고려해 개봉일을 16일로 잡았던 것인데 심의가 예상보다 빠른 3일에 나와서 개봉일을 앞당기게 됐다”며 “미국 개봉일이 11일이므로 전세계 동시개봉은 관행이다. 불법파일 유출 문제도 고려해야만 했다”고 쏟아지는 ‘변칙 개봉’ 비난에 적극 해명했다.

전야제, 개봉 전 유료 상영회 등의 방식을 동원한 변칙 개봉은 아니다. 하지만 체감지수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충격을 넘어 분노’ ‘상도의를 무시한 변칙적 개봉’이라는 극렬한 표현을 사용한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이로 인해 한국영화 제작사는 물론 중소 영화사들이 깊은 혼란에 빠졌다”며 이의 철회를 촉구했다.

▲ 3일 개봉한 '신의 한수'와 10일 개봉하는 '좋은 친구들'

일반적으로 배급사 및 제작사들은 수개월 전부터 배급작 라인업을 공유한다. 이를 바탕으로 배급계획을 세우고, 영화 후반작업 및 광고비 집행 등 배급준비를 한다. 대작 영화들은 일찌감치 극장측과 대략 개봉관 수를 조율하는 반면 중소 영화들은 개봉 전 배급시사를 통해 스크린 수를 확정함으로써 배급 일정을 완료한다. 그런데 누군가 막판에 개봉일을 급작스레 변경할 경우, 심각한 혼란과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대형 영화들의 스크린 독점이 심각한 상황에서 거대 자본이 무심코 던진 돌멩이는 중소 영화사들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혹성탈출’은 시저가 이끄는 유인원들이 지구를 점령한 가운데 멸종 위기의 인류와 진화한 유인원 간의 피할 수 없는 생존 전쟁을 그린다. 20세기폭스는 ‘평화와 공존에 대한 깊이 있는 주제 의식’을 적극 홍보했다. ‘평화와 공존’을 내세운 영화가 국내 극장가에 '생존 전쟁'을 야기한 상황이 아이러니하다.

goolis@sps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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