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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남미 4강 '황금분할', 세번의 결승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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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남미 4강 '황금분할', 세번의 결승을 본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06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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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네덜란드, 브라질·아르헨티나 맞아 월드컵 결승 패배 설욕 다짐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이제 네 팀만 남았다.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는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4강전은 역대 최고의 황금 매치업이 됐다.

독일과 브라질이 5일(한국시간) 나란히 프랑스와 콜롬비아를 꺾고 4강에 오른 가운데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 역시 6일 벌어진 8강전에서 코스타리카와 벨기에를 물리치고 4강에 합류했다.

이로써 만들어진 매치업이 독일과 브라질의 경기와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의 맞대결이다. 세계 축구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양대산맥인 유럽과 남미의 황금 매치업이다.

무엇보다도 유럽과 남미가 4강에서 두 팀씩 '황금분할'된 것이 오래간만이다. 유럽 두 팀과 남미 두 팀이 나란히 월드컵 4강에 오른 것은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 이후 무려 36년만이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지금과 같은 토너먼트 시스템이 아니었다. 1차 라운드를 치른 뒤에 나머지 여덟 팀이 다시 2라운드에서 조별리그를 치러 조 1위는 결승전, 2위는 3~4위전을 치르는 방식이었다.

4강전이 치러진 1982년 스페인 대회는 물론이고 지금처럼 조별리그를 치른 뒤 16강전부터 토너먼트를 치르는 방식이 처음 채택된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단 한차례도 유럽과 남미가 사이좋게 두 팀씩 4강에 든 적이 없었다.

게다가 4강전이 모두 유럽과 남미의 매치업인데다가 모두 한차례씩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적이 있다. 2개의 결승전이 4강전에 벌어지는 셈이어서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모두 세번의 결승전을 보는 재미도 있다.

◆ A매치 전적 압도하는 브라질, 12년전 설욕하려는 독일

역대 월드컵에서 모두 5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브라질과 3개의 별을 휘장에 달고 있는 독일의 맞대결은 역대 최고의 4강전이라고 할만 하다. 이미 12년 전인 2002년 한일 월드컵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당시에도 독일 전차군단과 브라질 삼바축구의 맞대결이 큰 이슈가 됐었다.

유럽과 남미 축구의 큰 줄기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과 브라질의 맞대결이지만 역대 A매치 전적에서는 브라질이 압도한다. 모두 21차례 맞붙어 12승 5무 4패다. 이름값에 비하면 조금 의외의 결과다.

그러나 이들은 언제나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일방적인 경기가 거의 없었다. 1981년 몬테비데오에서 열렸던 경기에서 브라질의 4-1 승리와 1999년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브라질의 4-0 승리를 제외하면 두 골차가 넘는 결과가 나온 적이 없다.

FIFA가 주최하는 공식 대회에서는 브라질이 모두 이겼다.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브라질은 1999년 조별리그와 2005년 4강전에서 모두 독일을 꺾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2-0 승리까지 포함해 3전 3승이다.

그렇기에 독일은 이번 기회를 브라질을 물리칠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일단 브라질의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이 독일의 자신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가 척추골절로 아웃된데다 헐크(28·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프레드(31·플루미넨세), 조(27·아틀레티코 미네이루)는 제 컨디션이 아니다. 베르나르드(22·샤흐타르 도네츠크)는 검증되지 않았다.

그나마 오스카르(23·첼시)가 비교적 제몫을 해주고 있긴 하지만 네이마르가 빠진 브라질 공격진은 분명 크게 약화됐다.

중앙 수비도 문제다. 다비드 루이스(27·첼시)가 건재하지만 치아구 시우바(30·파리 생제르맹)는 콜롬비아전 경고 누적으로 준결승전에 나설 수 없다. 물론 단테(31·바이에른 뮌헨)이 있긴 하다. 그러나 루이스는 체력이 후반 중반이 지나면 뚝 떨어져 집중력이 저하되는 약점이 있다.

이런 브라질의 모습을 보는 독일은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속으로 웃고 있다.

알제리와 16강전에서는 선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마츠 후멜스(26·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제롬 보아텡(26·바이에른 뮌헨) 중앙 수비진의 탄탄함을 보여준 프랑스와 8강전부터 톱니바퀴처럼 맞아들어가기 시작했다.

독일의 공격 카드는 크게 두 가지다. 마리오 괴체(22·바이에른 뮌헨)를 '가짜 9번'으로 내세우는 제로톱과 루카스 포돌스키(29·아스널) 또는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 등 정통 스트라이커가 나서는 원톱 시스템이다.

클로제는 프랑스전에서 단 한 개의 슛도 기록하진 못했지만 언제든지 한 방을 터뜨려줄 수 있는 선수다. 브라질전에서 한 골만 추가할 경우 호나우두를 넘어서 역대 월드컵 개인 최다골인 16골을 기록할 수 있기에 동기 부여도 충분하다.

독일에게 하나의 변수는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을 브라질이다. 특히 네이마르의 부상으로 브라질의 정신력은 더욱 배가될 것이다. 전력으로는 분명 독일이 위지만 브라질의 정신력과 홈팬 응원은 그 전력을 뛰어넘을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역대 브라질·독일 월드컵 전적

4강/출전 우승 준우승 3위 4위
브라질 11/20

5

(58, 62, 70, 94, 02)

2

(50, 98)

2

(38, 78)

1

(74)

독일 13/18

3

(54, 74, 90)

4

(66, 82, 86, 02)

4

(34, 70, 06, 10)

1

(58)

※ 4강/ 출전은 2014년 월드컵 포함

■ 브라질-독일 월드컵 맞대결 전적

대회 경기 결과 득점선수
2002 결승전 브라질 2-0 승 호나우두2(67, 79)

 

◆ 네덜란드의 유일한 아르헨전 패배, 78년 결승전 설욕할까

역대 월드컵에서 거둔 성적은 아르헨티나가 앞서지만 A매치 상대 전적과 월드컵 상대 전적은 오히려 네덜란드가 우위다.

아르헨티나는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와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네덜란드는 결승에 세차례 올라 모두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아르헨티나와 8차례 맞붙어 4승 3무 1패로 앞서있다. 월드컵 전적에서도 2승 1무 1패로 근소한 우위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1패가 아르헨티나 월드컵 결승전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그렇기에 네덜란드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36년만에 설욕을 벼른다.

두 팀의 상황은 팽팽하다. 아르헨티나는 앙헬 디마리아(26·레알 마드리드)가 벨기에전 부상으로 4강전 출전이 힘들어졌지만 곤살로 이과인(27·나폴리)가 득점을 기록한 것이 반갑다.

그동안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의 원맨팀이라는 평가를 들었고 사실 벨기에전 역시 '메시 원맨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그 원맨이 너무 강한데다 이과인의 막혔던 골 감각이 풀렸다는 것은 아르헨티나에게 고무적이다.

반면 네덜란드는 속사포처럼 터지던 로빈 판페르시(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리언 로번(30·바이에른 뮌헨)의 득점포 혈이 막혔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무려 10골을 터뜨렸던 네덜란드의 공격력은 16강전과 8강전 2경기를 통해 2골에 그쳤다. 코스타리카와 경기에서는 상대 골키퍼의 선방 속에 무득점에 그쳤다.

네덜란드에게 다행인 것은 아르헨티나의 수비력이 생각만큼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메시의 개인기에 기대는 경향이 많다보니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았다. 네덜란드의 공격력이라면 아르헨티나의 포백 수비를 뚫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아르헨티나가 일단 4강에 올라가면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네차례 4강에 들어 우승과 준우승을 두차례씩 차지했다. 물론 네덜란드도 결승까지 가는 확률이 높지만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차례 결승 진출에 실패한 적이 있다.

■ 역대 네덜란드·아르헨티나 월드컵 전적

4강/출전 우승 준우승 3위 4위
네덜란드 5/10

0

3

(74, 78, 10)

0

1

(98)

아르헨티나 5/16

2

(78, 86)

2

(30, 90)

0

0

※ 4강/ 출전은 2014년 월드컵 포함

■ 네덜란드-아르헨티나 월드컵 맞대결 전적

대회 경기 결과 득점선수
1974 2라운드 네덜란드 4-0 승 크루이프2(11, 90) 크롤(25) 렙(73)
1978 결승전 아르헨티나 3-1 승 켐페스2(37, 104) 베르토니(115) / 난닝가(82)
1998 8강전 네덜란드 2-1 승 클루이베르트(12) 베르캄프(89) / 로페스(18)
2006 조별리그 0-0 무 -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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