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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월드컵에서 전통 공격수가 사라졌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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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월드컵에서 전통 공격수가 사라졌다, 왜?
  • 홍현석 기자
  • 승인 2014.07.07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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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클로제, 이과인 등 팀의 주축 공격수 부진

[스포츠Q 홍현석 기자]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에서 하메스 로드리게스(21·AS모나코)나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 같은 새로운 월드컵 스타들이 탄생했다.

그동안 월드컵에서 잠잠했던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 카림 벤제마(27·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스타들도 이번 월드컵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면서 월드컵의 재미를 한껏 높여주었다.

그러나 클래식한 축구에 재미를 느끼는 팬들에게 이번 월드컵은 아쉬움이 많은 대회일 것 같다. 바로 중요할 때마다 마무리를 도맡았던 전통 공격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 중앙 공격수에 대한 인식 변화

이런 현상에 대해 잉글랜드 최고의 공격수라고 평가되고 있는 앨런 시어러(44)가 7일(한국시간) 영국 언론 BBC에 브라질 월드컵에서 나타난 공격수 트렌드 변화에 대한 견을 게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2선 공격수 또는 측면 공격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이다. 7일 현재 골랭킹만 봐도 그같은 경향을 알 수 있다.

득점 1위에 올라 있는 콜롬비아 미드필더 로드리게스는 6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네이마르와 메시,토마스 뮐러(25·바이에른 뮌헨)가 4골로 각각 득점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벤제마와 아리언 로번(30·바이에른 뮌헨)이 3골로 각각 5.6위다.

1~6위에서 전통 공격수를 찾아볼 수 없다. 모두 측면 공격수나 공격형 미드필더들이다. 벤제마가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중앙 공격수를 맡고 있지만 프랑스대표팀에서 전술에 따라 중앙과 측면을 번갈아 맡았다.

시어러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공격수에 대한 달라진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뛸 때는 나와 같은 전통 공격수를 위해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많은 움직임을 통해 공간을 만들었다. 그때는 테디 셰링엄과 같은 공격형 미드필더 선수들은 나를 보조하는 역할에 그쳤다. 그리고 전통 공격수는 이런 공간을 잘 파고들어 골을 넣는 역할을 했다”고 예전 공격수의 역할을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많은 움직임과 패스로 찬스를 만드는 역할뿐만 아니라 득점할 수 있는 능력까지 요구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전통 공격수는 골을 넣는 역할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나 측면 공격수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수비수와 경합하고 수비수를 유인하는 한정된 역할로 줄어들게 됐다”고 현재 공격수의 위치를 평가했다.

시어러의 말처럼 현재 많은 전통 공격수의 역할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득점 순위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전통 공격수 중 네덜란드의 로빈 판페르시(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3골로 명백을 유지할 뿐 기대했던 곤살로 이과인(27·레알 마드리드)나 올리비에 지루(28·아스널)과 같은 최전방 공격수는 단 1골밖에 넣지 못했다.

공격수에 대한 인식 변화로 이번 월드컵에서 ‘축구의 신’ 호나우두(38)나 ‘독일산 폭격기’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 같은 공격수의 활약은 보기 힘들어졌다.

◆ 전술의 변화 , 공격수가 설 자리는 없다

시어러는 이같은 변화에 대한 또 다른 이유로 “바로 최근까지 이어져 온 전술의 변화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유럽축구선수권 무대에서 유로2008부터 유로2012까지 스페인은 ‘폴스나인’ 즉 전통 공격수 없이 미드필더의 끊임없는 움직임을 가져가는 전술로 연속 패권을 안았다. 이 현상은 최근 5.6년 동안 세계 축구를 지배했고 더 이상 전통 공격수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또한 많은 팀들이 압박하고 공간을 내주지 않으려는 움직임 때문에 최전방에서 전통 공격수들이 고립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그래서 팀들은 그런 단점을 줄이기 위해 공격수를 배치하기 보다는 여러 선수들과 위치를 바꿀 수 있는 미드필더를 투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 결과 공격수들이 설 자리가 사라졌고 많은 팀들도 이번 월드컵에 전통 공격수 없이 대회를 준비했다. 그리고 전통 공격수에 큰 비중을 두지 않은 아르헨티나, 독일, 네덜란드, 브라질이 모두 4강에 진출하며 이런 변화를 잘 보여줬다.

◆ 실력 있는 중앙 공격수의 부재

현재 브라질에서 활약하고 있는 중앙 공격수인 프레드(31·플루미넨세)나 이과인, 클로제는 소속팀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그 결과 브라질에서도 부진한 결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부상과 월드컵 탈락으로 ‘실력 있는 공격수’를 월드컵에서 볼 수 없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남미 예선에서 9골을 터뜨리며 바로 16년 만에 콜롬비아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던 ‘에이스’ 라다멜 팔카오(28·AS모나코)는 왼쪽 무릎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합류하지 못했다. 또 스웨덴을 이끄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3·파리생제르맹)는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포르투갈에 패해 월드컵에서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이 두 선수는 예선에서 각 팀의 최다 득점자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리그에서는 오랫동안 최정상급 선수로 활약했기 때문에 전통 공격수의 플레이를 보기 원하는 팬들에게 이들의 부재는 분명 큰 아쉬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toptorre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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