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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형 사이드암 부산 북구 노운현, '리틀야구 한현희' 나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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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형 사이드암 부산 북구 노운현, '리틀야구 한현희' 나가신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1.09 2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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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빛낼 리틀야구 히어로] ② 17개월 구력 무색, 특급 투수 반열... 유연성-위기관리능력 일품

[스포츠Q(큐) 글 민기홍·사진 최대성 기자] 지난 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리틀야구 대표팀과 소프트볼 대표팀간의 친선 이벤트전. 리틀 올스타 측의 사이드암 투수 노운현(13·부산 북구)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꽂는 명품 패스트볼로 누나들을 척척 돌려세웠다.

키는 170㎝를 넘어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데 몸무게는 아직 50㎏대 초반이다. 살이 없고 빼빼 말라서 주변 사람들은 노운현을 ‘노빼’라고 부른다. 세기가 부족하다고 그를 무시했다가는 큰코 다친다. 노운현은 힘을 이용하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안다.

▲ 야구에 입문한 지 17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노운현은 리틀야구 정상급 투수로 성장했다.

◆ 야구 입문 17개월, 천재형 사이드암 

부산 북구 리틀야구단 진병국 감독은 “운현이같은 선수는 쉽게 보기 힘든 케이스다. 타고났다고 봐야 한다”며 “구력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타고난 센스로 커버하는 것 같다. 야구에 필요한 감각들을 두루 갖춘 선수”라고 극찬했다.

리틀야구에서 1년은 매우 큰 차이다. 공을 얼마나 먼저 쥐느냐는 기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노운현은 2014년 8월 진병국 감독과 처음 연을 맺었다. 구력이 1년 8개월에 불과한데 소속팀의 에이스는 물론이고 국가대표 마운드의 중추적인 역할을 꿰찼다.

야구공을 처음 잡고 공을 던질 땐 좀처럼 힘을 싣지 못했다. 진병국 감독은 “오버스로로 잘 못 던지는 친구들이 종종 있는데 운현이가 그랬다”며 “사이드암 전향을 권유했더니 그제서야 공을 때리더라. 본인도 그게 더 편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한 “왜소하다고 얕잡아봐선 안 된다. 순간적으로 힘을 모아 폭발시키는 능력이 일품”이라며 “큰 키에 유연함까지 더했다. 나이를 먹고 몸무게가 불어나면 정말 큰 선수가 될 것이다. 지금 나이에선 키가 큰 것이 더 낫다”고 밝은 미래를 전망했다.

▲ 타격에서도 재능을 보이고 있지만 노운현은 "한현희가 롤모델"이라며 "투수에 더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 롤모델은 한현희, “소속팀-국가대표 이끌 것” 

리틀야구에는 변수가 많다. 어린 선수들은 쉽게 흔들리고 쉽게 흐름을 가져온다. 언터처블의 에이스라 하더라도 갑작스레 영점이 흔들리며 볼넷을 남발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노운현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위기를 즐긴다. 진 감독은 “짧은 구력이 티가 나지 않는다”고 표현한다.

넥센 히어로즈의 필승조 한현희가 노운현의 롤모델이다. 중간에 나와 주자들을 틀어막는 것이 멋져 보인다고. 당당함이 부족한 건 보완해야 할 요소다. 노운현은 “아직 부끄러움이 많고 자신감도 떨어질 때도 있다”고 수줍어했다. 인터뷰 요청에도 매우 어색해 했다.

새해 목표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 노운현은 “2015년엔 부산 북구가 많이 부진해 많이 아쉬웠다. 투타에서 모두 모범을 보여 팀을 강하게 만들겠다”며 “국가대표로서는 형들이 이룬 월드시리즈 우승 기세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소속팀에서 유격수를 병행하는 노운현이다. 타격 실력도 나쁘지 않다. 그렇지만 노운현은 “투수 쪽에 더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진병국 감독의 생각도 같다. 야구장 규격이 커지는 엘리트 야구로 진출하면 사이드암 투수의 특성을 살리는 게 낫다는 이유다.

2022년께, 한국 야구는 대형 사이드암 투수를 만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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