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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망설임으로 박보검보다 한 발 늦은 류준열, 그리고 농담으로 얼버무린 혜리에 대한 고백의 슬픔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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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망설임으로 박보검보다 한 발 늦은 류준열, 그리고 농담으로 얼버무린 혜리에 대한 고백의 슬픔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1.10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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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고 사랑을 완성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 혜리를 두고 오랜 시간 짝사랑의 감정을 품어온 류준열과 박보검의 마음이 신호등 두 번에 서로 극적으로 다른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9일 방송된 '응답하라 1988' 18회에서는 5년의 세월이 흘러 이제 10대 고등학생이 아닌 20대 중반의 사회인이 된 덕선(혜리 분)과 최택(박보검 분), 그리고 정환(류준열 분)의 삼각관계가 운명과 타이밍으로 인해 서로 극적으로 엇갈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스튜어디스가 된 혜리는 한국기원 유대리(배유람 분)에게 스튜어디스 여자친구(손은서 분)를 소개시켜주고, 손은서에게 남자친구를 소개받아 연애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원래 사귀던 여자친구가 있었지만 싸운 후 홧김에 혜리와 소개팅을 했던 것으로 원래 여자친구와 화해하자 다시 혜리를 버리고 원래 여자친구에게 돌아갔다.

▲ tvN '응답하라 1988' [사진 = tvN '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

그런 사실을 모르는 혜리는 소개팅남과 콘서트 약속이 취소됐음에도 불구하고 동룡(이동휘 분)에게 "이번엔 차인 거 아니라고. 지금 콘서트 가려는 길이라고"라고 센 척을 하다가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 외투도 걸치지 못하고 콘서트장에 혼자 가게 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리고 이 사건은 혜리를 좋아해온 두 친구 박보검과 류준열의 운명을 극적으로 갈라놓는 사건이 되어 버렸다.

박보검은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던 중 배유람과 손은서의 대화를 듣고 혜리가 혼자 콘서트장에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류준열 역시 이동휘와 둘이서 '포레스트 검프'를 보러 극장에 갔다가 혜리의 소개팅남이 다른 여자와 있는 것을 보게 되고 혜리가 차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혜리에 대한 걱정으로 영화가 눈에 들어오지 않던 류준열은 결국 극장에서 뛰쳐나가 급히 차를 몰고 콘서트장으로 달려가지만, 류준열보다 박보검이 단 몇 걸음 더 빨리 혜리에게 도착하고 말았다.

신호등 몇 번에 걸린 것으로 혜리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박보검에게 뺏긴 류준열은 "만일 오늘 그 망할 신호등에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면, 난 지금 운명처럼 그녀 앞에 서 있을지도 모른다. 내 첫사랑은 늘 그 거지같은 타이밍에 발목을 잡혔다"고 화를 낸다.

하지만 류준열은 차에서 라디오로 박보검이 바둑대회까지 포기하고 혜리에게 달려간 사실을 알게 된 후 "주저없는 포기와 망설임없는 결정들이 타이밍을 만든다. 그 녀석이 더 간절했고, 난 더 용기를 냈어야 했다. 나빴던 건 신호등이 아니라, 타이밍이 아니라 내 수많은 망설임들이었다"고 자책을 한다. 만일 류준열이 극장에서 처음 혜리의 소개팅남을 보자마자 달려갔다면 그 순간 혜리의 옆에 있던 것은 박보검이 아닌 류준열 자신이었을테니 말이다.

▲ tvN '응답하라 1988' [사진 = tvN '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

망설인 시간들로 인해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 못했던 류준열은 결국 친구들 앞에서 용기를 내어 혜리에게 과감하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게 된다. 류준열은 공군사관학교 졸업기념으로 받은 '피앙세 반지'를 혜리에게 건네주며 "나 너 좋아해. 내가 너 때문에 무슨 짓까지 했는지 아냐? 너랑 같이 학교 가려고 매일 대문 앞에서 기다리고, 너 독서실에서 집에 올 때까지 걱정돼서 한숨도 못 잤어.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 버스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같이 콘서트 갔을 때, 내 생일날 셔츠선물 받았을 때, 나 정말 좋아서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 하루에도 열두번도 더 보고 싶고, 만나면 그냥 좋았어. 옛날부터 얘기하고 싶었는데 나 너 진짜 좋아. 사랑해."라고 장문의 고백을 던진다.

하지만 이런 류준열의 용기는 결국 이동휘를 향해 "됐냐 븅신아?"라는 농담으로 희석되고 만다. 애써 용기를 냈지만 결국 류준열은 끝까지 혜리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그 마지막 용기를 낼 수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 더욱 류준열을 슬프게 한 것은 고백을 듣는 순간 혜리의 모습이었다. 혜리는 류준열의 고백에 눈시울이 촉촉해지며 감격하는 듯 보였지만, 문소리가 들리자 택(박보검 분)이 오는지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고 류준열은 혜리가 자신이 아닌 박보검을 택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류준열의 사랑은 과연 이렇게 끝나고 마는 것일까?

물론 아직 '응답하라 1988'의 이야기는 다음주 두 번의 방송이 더 남아 있고, 지금 단계에서는 혜리가 류준열과 박보검 둘 중 누구를 선택하는지 확실하게 드러난 것은 전혀 없다. 하지만 혜리가 류준열과 박보검 둘 중 누구를 선택하든간에 이날 방송에서 확실하게 보여진 것은 혜리를 향한 두 사람의 마음, 그리고 과감한 결단이었다. 1988년 수학여행에서부터 혜리를 좋아하기 시작한 류준열의 오랜 짝사랑은 항상 결정적인 순간마다 망설임을 동반했고, 그것이 6년의 세월이 흘러 한 발 늦는 결과까지 이어지게 됐다. 그리고 항상 그리워하면서도 말하지 못했기에 류준열의 외로운 짝사랑이 더욱 슬프게 다가오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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