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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웃게했던 월드컵 해프닝 장면 1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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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웃게했던 월드컵 해프닝 장면 10선
  • 홍현석 기자
  • 승인 2014.07.0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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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베야 감독의 넘어지는 장면, 뮐러의 프리킥 실수 등 재미있는 10번의 장면

[스포츠Q 홍현석 기자]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가족도 친구도 경기장에서 만난다면 90분 동안은 자신이 이겨야 할 적일 뿐이다. 특히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월드컵이 항상 진지하고 심각하기만 해도 재미가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월드컵에서 선수들이나 감독이 펼치는 재미있는 장면에 더욱 더 열광하는데 이런 팬들을 위해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이 8일(한국시간) ‘브라질에서 웃음을 선사한 장면 10선’을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독일의 토마스 뮐러(오른쪽 아래)가 1일 알제리와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에서 후반 42분 프리킥을 차려고 하던 중에 넘어지고 있다.[사진=데일리메일 캡처]

 프리킥에서 넘어진 뮐러, 혹시 작전?

최근 프리킥을 찰 때도 많은 전술이 생겨났다. 상대방의 벽을 조금이라도 흔들기 위해서 선수들이 많은 움직임을 펼치는데 이 때문에 재미있는 장면이 발생하기도 한다.

독일은 지난 1일 알제리와 브라질월드컵 16강전 후반 42분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이 날 최고의 선방을 보여준 알제리의 라이스 엠볼히(28·CSKA 소피아)를 흔들기 위해서 바이에른 뮌헨 삼총사가 '작전'을 짰다.

그리고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30)가 비켜주고 토마스 뮐러(25)가 해결하려는 그 순간 그는 넘어졌지만 당황하지 않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토니 크로스(26)가 방어벽을 뚫고 문전 쇄도하는 뮐러를 향해 킥을 살짝 올려줬지만 수비수에 막고 나오면서 작전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독일 수비수 베네딕트 회베데스(26·샬케04)는 “우리는 프리킥 훈련을 많이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장면을 보여주려고 훈련한 것은 아니었다”고 실수임을 밝혔다. 반면에 뮐러는 독일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건 우리의 작전이었고 거의 성공할 뻔 했다”고 자신의 실수를 웃어넘겼다.

 실수인척 감독에게 물을 뿌린 라베시

감독에게 불만이 있어도 많은 선수들이 이를 표현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에세키엘 라베시(29·파리 생제르맹)은 이런 불만을 센스있게 표출했다.

라베시​는 지난달 26일 나이지리아와 F조리그 3차전에서 사베야 감독과 얘기를 하던 중 잔소리 때문 인지 물을 먹는 척하면서 감독에게 물을 뿌렸다. 이에 많은 사람들은 감독과 라베시간의 불화를 걱정했지만 라베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냥 장난이었다. 감독에 대한 나쁜 감정은 없다”고 불화설을 일축했다.

③ 아르헨티나 사베야 감독의 졸도 세리머니

아르헨티나와 벨기에의 8강전 후반 17분 아르헨티나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27·나폴리)의 강력한 오른발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추가골 기회를 놓쳐 아쉬웠던 알레한드로 사베야(60) 감독은 눈을 감고 곧바로 중심을 잃으며 뒤로 넘어질 뻔 했다. 하지만 벤치에 있던 한 코치가 그를 잡았고 그는 멋쩍은듯 다시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조용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사베야 감독은 이 장면으로 인해서 인터넷 상에서 최고의 인기 스타가 됐다. 이 장면을 보고 재미있어 했던 팬들이 매트릭스, 번지점프 등을 이용한 패러디 장면을 만드는 등 이번 대회를 통해 어떠한 감독도 가지지 못한 자신의 색깔을 만들었다.

▲ 아르헨티나 미드필더 에세키엘 라베시(가운데)가 지난달 26일 나이지리아와 F조리그 3차전에서 아르헨티나 사베야 감독과 얘기를 하던 중 물을 먹는 척하면서 감독 머리로 물을 뿌리고 있다.[사진=데일리메일 캡처]

 골 뒤풀이 중 넘어진 네이마르

브라질 에이스 네이마르(22 바르셀로나)가 척추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입어 월드컵을 떠나게 되자 팬들은 큰 상실감에 빠져있다. 하지만 부상을 당하기 직전 네이마르는 큰 웃음을 선사했다.

브라질은 지난 5일 콜롬비아와 8강전에서 전반 7분만에 치아구 시우바(30·파리 생제르맹)가 골을 터뜨렸고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좋아했다. 그 순간 네이마르도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 달려가던 중 넘어졌다. 당시는 웃을 수 있었지만 이 때 넘어진 것이 네이마르의 어두운 미래를 예견한 것은 아닐까?

⑤ 로드리게스의 탈락을 위로했던 이름 모를 메뚜기

이번 월드컵 최고의 스타가 된 콜롬비아 미드필더 하메스 로드리게스(23·AS모나코)는 아쉽게도 8강을 끝으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이런 그를 위로하기 위해 큰 곤충이 날아왔던 것일까. 5일 브라질과 8강전에서 후반 34분 0-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 그는 카를로스 박사(28·세비야)가 얻은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켜 6골로 득점 선두에 나섰다. 그리고 그 순간에 그의 오른쪽 팔에 큰 메뚜기가 앉았다.

이후 그의 팔에 앉은 메뚜기는 격렬한 경기를 했음에도 전혀 떨어지지 않았고 탈락할 운명을 가진 그를 위로하는 듯했다.

 거인 속에 있었던 ‘꼬마’ 마티외 발뷔에나

프랑스 미드필더 마티외 발뷔에나(30·마르세유)는 실력은 뛰어나지만 167cm로 축구선수치고 키가 작아 ‘중원의 나폴레옹’ 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런 그가 독일과 8강전에서 키로 인해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해 화제를 모았다.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가 시작되고 그는 경건하게 국가를 불렀다. 하지만 그의 옆에는 187cm의 카림 벤제마, 188cm의 폴 포그바(21·유벤투스), 191cm의 라파엘 바란(21·레알 마드리드)가 나란히 있었고 그의 작은 키는 더욱 더 부각돼 많은 웃음을 줬다.

⑦ 수아레스의 ‘핵이빨’ 사건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이번 대회에서 가장 생각나는 장면을 꼽으라고 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이 장면을 생각할 것이다. 바로 지난달 25일 이탈리아-우루과이전에서 나온 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27·리버풀)의 ‘핵이빨 사건’이다.

후반 34분 문전에서 조르조 키엘리니(31·유벤투스)와 다툼을 벌이던 수아레스는 그를 어깨를 물었고 이에 당황한 키엘리니는 심판에게 다가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 경기에서 수아레스는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았지만 FIFA는 이후 그에게 ‘A매치 9경기 출장정지와 4개월간 축구 활동 금지’라는 역대 월드컵 최고의 징계를 줬다.

 악수를 거절당한 부심을 위로한 카시야스

스페인 주장 이케르 카시야스(33·레알 마드리드)가 칠레와 2차전을 앞두고 악수를 거절당한 부심을 위로해 관심을 모았다.

카시야스는 경기를 앞두고 입구에서 대기하다 부심과 얘기를 하면서 긴장을 풀고 있었다. 그 순간 월드컵 관계자가 들어와 카시야스와 악수를 나눴고 옆에 있던 부심은 관계자와 악수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관계자가 곧바로 칠레 골키퍼 클라우디오 브라보(31·바르셀로나)에게 악수를 청했고 민망한 표정을 짓던 부심에게 카시야스는 농담을 던지며 위로했다.

 아르센 벵거에게서 느껴진 다니엘 크레이그의 향기

아스널을 이끄는 아르센 벵거(65) 감독은 월드컵을 맞아 해설위원 자격으로 브라질로 떠났고 그 곳에서 그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었다.

수영을 하기 위해 코바카바나 해변을 찾은 뱅거 감독이 파파라치에 잡혔는데 이 장면이 마치 영국 액션배우 다니엘 크레이그(46)를 연상케했다. 그리고 해변에서 족구를 하던 중 했던 헤딩 장면은 스페인과 B조리그 1차전에서 한 때 제자였던 로빈 판페르시(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헤딩골 장면과 비슷해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 아르헨티나 알레한드로 사베야(가운데) 감독의 졸도 세레모니를 한 컴퓨터게임을 통해 패러디했다.[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잉글랜드 축구협회장의 가슴아픈 책 선택

잉글랜드가 58년만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조별리그에 탈락했다. 그 순간 잉글랜드축구협회장 그렉 다이크(67)가 읽은 책이 잉글랜드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다이크 회장은 탈락하고 난 후 벤치 옆에 앉아 호주 작가 피터 롭의 ‘브라질에서 죽음(A Death in Brazil)’이라는 책을 읽었다. 마치 잉글랜드 대표팀의 상황을 대변하는 듯한 제목이어서 이 사진을 본 잉글랜드 팬들은 더욱 더 이번 월드컵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toptorre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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