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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육룡이 나르샤' 척사광 한예리, 신묘한 검술과 함께 가슴에 맺힌 슬픔 드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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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육룡이 나르샤' 척사광 한예리, 신묘한 검술과 함께 가슴에 맺힌 슬픔 드러내다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1.1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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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육룡이 나르샤'에서 중반부 최대의 떡밥이던 '척사광'의 정체가 '윤랑' 한예리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선사한 가운데, 광기(狂氣)에 찬 무인이 아닌 가슴에 슬픔이 맺힌 여성의 슬픔을 선보여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11일 방송된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 29회에서는 극 초반부터 꾸준히 언급되어온 '척사광'의 정체가 드디어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척사광의 이름은 '육룡이 나르샤' 4회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중국 무당파의 창시자인 장삼봉(서현철 분)이 고려를 찾아 삼한제일검 길태미(박혁권 분)와 은거무사 길선미(박혁권 분) 형제와 검을 겨루게 된 이유가 바로 척사광이 장삼봉의 제자를 대결에서 이겼기 때문. 

▲ SBS '육룡이 나르샤'에서 윤랑(한예리 분)은 정창군(이도엽 분)의 해독제가 자객들의 습격으로 허공으로 날아가자 어쩔 수 없이 검을 다시 들게 된다 [사진 = 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장삼봉은 이에 직접 고려를 찾아 당대 고려 최고의 검객으로 소문난 길태미와 길선미를 의심해 직접 검을 겨루게 되고, 길선미는 장삼봉의 제자를 해한 사람은 고려 중기의 전설적인 무신 척준경의 후손이자 곡산검법의 전승자인 척사광일 것이라고 말하며 처음으로 이름이 등장했다.

이후 척사광은 '육룡이 나르샤'가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고려의 비밀결사 조직인 '무명'이 실체를 드러내면서 척사광은 '무명'의 일원으로 거론되기도 했고, '뿌리깊은 나무'의 개파이처럼 '육룡이 나르샤'에서 이방지(변요한 분)와 무휼(윤균상 분)이 넘어야 할 궁극의 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척사광이 화제에 오르며 척사광의 정체 또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무휼의 스승인 동시에 이전 삼한제일검이던 홍륜(정두홍 분)과 길태미의 스승이던 홍대홍(이준혁 분)이 척사광의 유력후보로 거론되기도 했고, 28회에서 갑자기 등장한 '척가'(박훈 분)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척씨'라는 이유로 척사광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29회에서도 척사광이 여자라는 언급이 등장하며 이방지와 분이(신세경 분)의 어머니로 무명에 몸담고 있는 연향(전미선 분)이 척사광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척사광의 진짜 정체는 훗날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양왕이 되는 정창군(이도엽 분)의 연인이자 고려 궁궐의 무희였던 연랑(한예리 분)이었다. 한예리는 정창군이 무명의 독침에 중독되고, 마침 조영규(민성욱 분)의 사주를 받은 자객들이 쳐들어와 해독제가 담긴 그릇이 날아가자 검은 집어서 해독제가 담긴 잔을 검 끝으로 받아내는 신기에 가까운 묘기를 선보인다.

이어 한예리는 자객들이 덤비자 다시 검에 있던 해독제가 담긴 잔을 허공으로 띄우고, 잔이 떨어지기 전에 자객들을 베어 넘긴 후 다시 검 끝으로 잔을 받아서 정창군에게 권한다.

한예리가 무술의 고수일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던 정창군은 겁에 질려 떨며 "너도 날 속인 것이냐?"고 묻지만, 한예리는 "속인 것이 아니옵니다. 그저 칼을 잡고 사는 게 사람을 죽이는 게 싫어서 그래서 말씀 못 드렸습니다"라며 뜻밖의 이야기를 꺼낸다.

▲ SBS '육룡이 나르샤'에서 윤랑(한예리 분)은 신묘한 검술로 허공에 날아간 해독제가 든 잔을 검끝으로 받아내고, 자객들이 습격하자 다시 잔을 띄운 후 잔이 떨어지기 전에 자객들을 베어넘기며 정체가 척사광이었음이 밝혀진다. [사진 = 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그동안 '육룡이 나르샤'에서 묘사된 척사광에 대한 묘사는 고려 중기 무인정권을 이끌었던 전설의 무인 척준경의 후손이라는 핏줄이 보여주듯 무시무시한 검술실력을 지닌 광기에 찬 무인에 가까웠다. 하지만 실제 척사광으로 정체가 밝혀진 한예리는 검을 잡고 사람을 죽이고 피를 보는 것이 두려워 오히려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려던 가련한 한 여인에 불과했다.

역사상의 실존인물은 물론 아니지만 앞으로 척사광(한예리 분)이 보여줄 행보 역시 흥미롭다. 정창군은 이후 떠밀리듯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양왕으로 즉위하게 되며, 이성계(천호진 분)에 의해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되면 일국의 왕이었다는 신분이 무색하게 유배를 가 교살을 당해 한 많은 생을 마감하게 된다. 

척사광으로 정체가 밝혀진 윤랑이 진심으로 정창군을 사랑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정창군과 함께 무너져가는 고려를 지키려고 한다는 점에서 척사광은 비극적인 시대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칼을 다시 드는 비운의 검객으로 '육룡이 나르샤'에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척사광의 정체가 무희였던 윤랑이라는 것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척사광이 긴 역사를 지닌 고려가 무너지고 조선이 건국되는 극심한 혼란의 시대에 앞장서서 검을 드는 광기에 찬 무인이 아니라, 비극적 운명에 떠밀려 다시 검을 드는 한(恨)과 슬픔을 간직한 무인이라는 점이 너무나도 드라마틱하고 놀라운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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